요즘 가장 흔한 걱정 하나는 “인공지능이 내 직업을 대체할까”이다. 프로그래머조차 예외가 아니다. 코드를 짜는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개발자가 머지않아 필요 없어질 거라는 전망이 떠돈다.
흥미로운 반론이 있다. 웹 개발 교육자 조시 코모는 최근 글에서, 같은 인공지능 도구를 줘도 사람마다 결과가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어떤 숙련 개발자는 인공지능을 등에 업고 평소의 몇 배를 해내는 반면, 경험이 적은 사람은 그럴듯한 시제품까지는 만들어도 그다음 단계에서 벽에 부딪힌다. 실제로 코드를 한 줄도 들여다보지 않고 인공지능에게 지시만 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이 유행하는데, 그렇게 만든 사람들은 어느 순간 막혀 몇 시간을 헤매다가 결국 파일을 직접 열어 30초 만에 한 줄을 고치곤 한다. 눈에 보이는 도구는 같지만, 그것을 다루는 솜씨가 결과를 가른다는 것이다. 마이클 조던의 농구화를 신는다고 누구나 덩크를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과 같다.
코모는 우리가 인공지능을 과대평가하는 이유도 짚는다.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말을 걸어오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망치나 계산기 같은 도구가 아니라 똑똑한 동료처럼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가 인공지능을 잘 부려 좋은 결과를 내면 그 공을 전문가가 아니라 인공지능에게 돌린다. 그가 보기에 인공지능은 전문가의 실력을 곱하는 도구이지, 실력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다.
설득력 있는 관찰이다. 다만 이 주장은 서로 다른 두 질문을 섞고 있다. 하나는 “그 일을 할 사람이 여전히 필요한가”이고, 다른 하나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필요한가”이다. 전문가의 생산성이 두세 배로 뛴다는 사실은 첫 번째 질문에만 답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정작 두려워하는 건 두 번째다.
게다가 생산성이 오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일자리가 늘지 줄지조차 정해지지 않는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좋은 예다. 1990년대에 ATM이 빠르게 보급되면 은행 창구 직원이 사라질 거라고들 했지만, 지점 운영 비용이 싸지자 은행들은 지점을 크게 늘렸고 창구 직원 수는 오히려 한동안 늘었다. 경제학자 제임스 베슨(James Bessen)의 분석에 따르면 지점당 창구 직원은 약 21명에서 13명으로 줄었지만 지점 수가 불어나 전체 창구 직원 수는 계속 증가했다. 그러다 2010년대에 모바일 뱅킹이 퍼지면서 비로소 그 수가 줄기 시작했다. 같은 기술이 한동안은 일자리를 늘리고 나중엔 줄인 셈이다.
전문가가 인공지능을 더 잘 다룬다는 말 자체도 영원한 법칙은 아니다. 지금은 인공지능이 혼자 처리하지 못하는 판단의 영역이 넓어서, 그 빈틈을 메울 줄 아는 사람이 빛난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그 빈틈마저 좁혀 가면 솜씨의 격차도 줄어, 누구나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있게 된다. 실력이 곧 무기라는 말은 불변의 진리라기보다 아직은 그렇다에 가까운 셈이다.
그러니 “인공지능이 직업을 없앨까”라는 질문은 둘로 나뉜다. 그 일이 통째로 사라지느냐, 아니면 그 일을 하는 자리의 수가 변하느냐. 코모의 답은 앞쪽 질문에 대한 것이고, 뒤쪽 질문은 아직 열려 있다. 같은 생산성 향상이 어느 쪽으로도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