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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Report

테슬라 — 한 자동차 회사의 23년

로드스터에서 옵티머스까지, 그리고 부도 직전에서 1조 달러 보상까지

2026년 5월 18일 · 기업 기록

테슬라(Tesla, Inc.)는 2003년 캘리포니아의 두 엔지니어가 설립한 작은 전기차 회사로 시작했습니다. 23년 뒤인 지금, 이 회사는 자동차를 만들고, 위성 시대 가정용 전력을 저장하며,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을 준비합니다. 시가총액은 한때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의 합을 넘었고, 2025년에는 한 사람의 보상으로 약 1조 달러를 책정해 인류 자본주의 역사에 새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 회사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중국의 비야디(BYD)에 넘겨주었습니다. 이 글은 그 23년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 봅니다.

0장

한 장의 스냅샷 — 2026년 5월의 테슬라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회사의 현재 좌표부터 짚어둡니다. 23년의 곡선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시작하면, 각 장의 의미가 더 또렷해집니다.

9.2백만 대 2026년 3월 말 기준 누적 차량 인도(2003년 창립 이래)
1.64백만 대 2025년 한 해 전 세계 차량 인도(2024년 대비 약 9% 감소)
358,023대 2026년 1분기 인도(전년 동기 대비 +6%, 전 분기 대비 -14%)
약 224억 달러 2026년 1분기 총 매출(전년 동기 대비 +16%)
21.1% 2026년 1분기 GAAP(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 미국 일반회계기준) 매출총이익률
약 110만 명 2025년 말 기준 FSD(Full Self-Driving, 완전자율주행) 활성 구독자 수

같은 시점에 테슬라는 두 번째 정체성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사람이 동승하지 않는 무인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Robotaxi) 서비스가 영업 중이고, 4월에는 댈러스·휴스턴까지 확대됐습니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Fremont) 공장에서는 14년간 만들어 온 모델 S/X 라인을 끝내고 그 자리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양산 라인을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 라인을 멈추고 로봇 라인을 까는 광경은, 산업 역사에서 흔치 않은 장면입니다.

1장

창립 — 머스크가 만든 회사가 아니다 (2003–2004)

흔히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테슬라를 창업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 Inc.)는 2003년 7월 1일, 마틴 에버하드(Martin Eberhard)와 마크 타페닝(Marc Tarpenning)이 캘리포니아주 산 카를로스에서 설립한 회사입니다. 두 사람은 모두 전자책 시대 초기 회사를 매각한 경험이 있는 시리얼 창업자였고, 다음 도전으로 '환경 친화적이면서 동시에 빠른 자동차'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회사 이름은 19세기 전자기학의 거인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에서 따왔습니다. 회사의 첫 번째 모터가 그가 발명한 유도 전동기(induction motor)의 직계 후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언 라이트(Ian Wright)가 2003년 합류했고, 2004년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머스크가 약 650만 달러를 투자하며 회장(Chairman)으로 참여했습니다. 같은 라운드에 J.B. 스트로벨(J.B. Straubel)이 합류했고, 그는 이후 약 15년 동안 회사의 핵심 기술 책임자(CTO, Chief Technology Officer)로 일하며 사실상 테슬라의 배터리·파워트레인 전체를 설계했습니다.

이 다섯 사람 — 에버하드, 타페닝, 라이트, 머스크, 스트로벨 — 이 훗날 2009년의 법적 합의에 따라 '공동 창업자'로 인정됩니다. 그러나 회사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에버하드와 타페닝이며, 회사를 살리고 키운 사람은 머스크와 스트로벨이라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입니다.

비유

테슬라의 초기 설계 사상은 단순했습니다. 노트북에 들어가는 18650 규격의 작은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수천 개 묶어 자동차 배터리로 쓰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마치 큰 댐을 짓는 대신, 작은 양동이 수천 개를 정밀하게 묶어 댐을 대체하자는 발상과 같았습니다. 한 통이 망가져도 나머지가 흐름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높았고, 무엇보다 노트북 시장이 이미 셀 가격을 충분히 떨어뜨려 놓은 상태였습니다. 다른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 전용 배터리를 처음부터 설계하느라 시간을 보낼 때, 테슬라는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부품을 쓰고 그 부품을 묶는 기술에 집중했습니다.

2장

비밀 마스터 플랜 — 첫 번째 약속 (2006)

2006년 8월 2일, 머스크는 회사 블로그에 '테슬라 모터스의 비밀 마스터 플랜(Secret Master Plan)'이라는 짧은 글을 올립니다. 골자는 세 단계였습니다. 첫째, 비싼 스포츠카를 소량 만들어 회사를 굴리는 자금을 마련한다. 둘째, 그 돈으로 더 저렴한 중급 세단을 만든다. 셋째, 그 다음 세대에서 진짜 대중차를 만들어 전기차를 보편화한다. 이 글은 훗날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 임원들이 '저렇게는 안 될 것'이라 봤지만 실제로는 거의 그대로 실행된 약속으로 인용됩니다.

같은 글에서 머스크가 더 중요하게 다룬 메시지는 '왜 전기차인가'였습니다. 그는 화석 연료에서 직접 자동차를 굴리는 것보다, 화석 연료를 발전소에서 한 번 태워 전기로 바꾸고 그 전기를 자동차에서 쓰는 것이 — 발전소의 효율과 배출가스 처리 기술이 자동차의 그것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 단순 계산만으로도 더 깨끗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 태양광이 결합되면 비교는 더 결정적이 된다는 논리였습니다. 이 논거는 이후 20년 동안 거의 모든 전기차 옹호 논쟁의 기본형이 됩니다.

3장

로드스터 — 첫 번째 차, 그리고 첫 번째 위기 (2006–2008)

마스터 플랜의 1단계 차종은 로드스터(Roadster)였습니다. 영국의 스포츠카 회사 로터스(Lotus)가 만든 '엘리스(Elise)'의 차체를 빌려와 그 안에 6,831개의 리튬이온 배터리 셀과 자체 모터, 전력 제어 장치를 넣은 형태였습니다. 2008년 첫 양산차가 고객에게 인도됐고, 2.5세대 변속기 문제, 부품 단가 산정 실패 등 산업 데뷔 단계의 험한 일을 모두 겪었습니다.

2008년은 회사가 두 번 죽을 뻔한 해였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직격탄을 날렸고, 부품 공급망이 무너졌으며, 회사 잔고는 한 달치 운영비도 남지 않았습니다. 같은 해 8월 에버하드가 회사에서 밀려나고 머스크가 CEO(Chief Executive Officer, 최고경영자)에 취임했습니다. 머스크는 자신의 페이팔 매각 자금을 거의 모두 테슬라와 SpaceX에 부었고, 본인은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생활비를 댔다고 후일 증언합니다.

2008년 12월 24일, 회사가 사실상 부도에 들어가기 직전 마지막 투자 라운드가 마감되며 가까스로 살아남았습니다. 이듬해 2009년 미국 에너지부(DOE, Department of Energy)의 '첨단 기술 차량 제조 대출 프로그램'에서 4억 6,500만 달러의 저리 융자를 받았고, 같은 해 다임러(Daimler)가 약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약 10% 지분을 가져갔습니다. 이 두 자금이 회사가 다음 단계로 갈 활주로가 되었습니다.

2010년 6월, 테슬라는 나스닥(NASDAQ)에 상장했습니다. 공모가는 17달러, 첫날 종가 23.89달러. 1956년 포드(Ford) 이후 미국에서 새로 상장한 첫 자동차 회사였습니다.

4장

모델 S — 전기차의 통념을 깬 한 대 (2012–2016)

2012년 6월, 마스터 플랜의 2단계 차종인 모델 S(Model S)가 첫 인도를 시작했습니다. 이 차는 자동차 평론가들 사이에서 거의 모든 종류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2013년 모터트렌드(Motor Trend)지가 '올해의 차'로 선정했고, 같은 해 컨슈머 리포츠(Consumer Reports)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매겨진 모든 자동차 점수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매겼습니다. 같은 매체가 후일 같은 차의 신뢰성에 대해 비판적인 보고서를 내기도 했지만, 처음의 충격은 이미 시장에 박혔습니다.

모델 S가 한 일은 단순히 좋은 차 한 대를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시점까지 '전기차 = 작고 느리고 짧게 가는 차'라는 통념이 시장에 뿌리 깊었는데, 모델 S는 한 번 충전으로 300km 이상을 가고, 시속 100km까지 가속이 4초대이며, 차체 크기는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와 같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통념이 사실에 부딪혀 깨졌습니다.

2015년에는 모델 X(Model X)가 출시됐습니다. 위로 열리는 '팰컨 윙(Falcon Wing)' 뒷문이라는 화려한 차별점을 가졌지만, 그 복잡한 메커니즘이 양산 일정과 품질을 동시에 짓눌렀습니다. 모델 X는 회사에 '복잡한 디자인의 비용'을 가르친 차량으로 기억됩니다. 2014년 머스크는 테슬라가 보유한 모든 특허를 '선의로(in good faith)' 사용한다면 공개한다고 선언했고, 이는 산업 자체에 전기차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효과를 의도적으로 받아들이는 행보였습니다.

이 시기에 머스크가 동시에 시도한 또 다른 일은 충전 인프라였습니다. 슈퍼차저(Supercharger) 네트워크가 2012년부터 깔리기 시작했고, 2026년 3월 말 기준 전 세계 약 8,182개 슈퍼차저 스테이션, 약 7만 7,000개 충전 커넥터가 운영됩니다. 자동차 회사가 자기 차의 충전 인프라까지 직접 짓는 모델은 그 자체로 산업 표준을 바꿨고, 2023년 이후 포드(Ford)·제너럴 모터스(GM)·현대·BMW 등 거의 모든 주요 자동차 회사가 테슬라 충전 규격(NACS, 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으로 전환을 결정했습니다.

5장

모델 3와 '생산 지옥' (2016–2019)

2016년 3월, 마스터 플랜의 3단계 차종인 모델 3(Model 3)가 공개됐습니다. 가격은 약 3만 5,000달러부터 시작한다고 약속됐고, 첫 24시간 동안 약 18만 대의 예약금이 들어왔습니다. 며칠 사이 예약자 수는 30만 명을 넘었습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약속을 지키는 일은 약속 자체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2017년부터 시작된 모델 3의 양산은 머스크 본인이 '생산 지옥(production hell)'이라고 부른 시기를 회사에 안겼습니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자동화 라인이 설계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라인의 일부는 다시 사람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일주일에 5,000대 생산이라는 목표를 맞추기 위해 머스크는 공장 바닥에서 잠을 잤다고 후일 언론에 말했고, 텐트로 임시 가설한 추가 조립 라인이 주차장 위에 세워졌습니다.

비유

모델 3의 생산 지옥은 '레시피는 완벽한데 부엌이 새 부엌이라 손이 안 익은 상황'에 가까웠습니다. 식재료(부품)도 좋고 요리법(설계)도 검증됐지만, 그것들을 한 곳에서 정해진 속도로 조립해내는 '조리 동선'을 새로 짜야 했습니다. 자동화에 너무 일찍 베팅한 것이 한 가지 원인이었고, 머스크는 후일 "지나친 자동화는 내 실수였다. 인간을 과소평가했다"고 트위터에서 인정했습니다.

2018년이 지나며 위기는 가라앉았습니다. 모델 3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고급 세단이 되었고, 2019년에는 모델 Y(Model Y) — 모델 3 플랫폼을 공유한 콤팩트 SUV(Sports Utility Vehicle) — 가 발표됐습니다. 모델 Y는 2020년 출시 이후 빠르게 회사의 주력 차종이 되었고, 2023년부터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일 차량 모델로 올라섰습니다.

2018년 8월에는 회사 외부에 또 다른 종류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머스크가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공개 회사로 전환하는 자금을 확보했다(funding secured)'고 트윗했고, 이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의 시장 조작 조사로 이어졌습니다. 결과는 머스크의 회장직 박탈과 4,000만 달러의 벌금(이 가운데 2,000만 달러는 테슬라가 부담)이었습니다. 그가 CEO 자리는 유지했지만, 한 사람의 트윗 한 줄이 회사 가치를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이 그때부터 공식적인 위험으로 시장에 등록됐습니다.

6장

차종 라인업의 확장 — 사이버트럭, 세미, 그리고 끝나는 모델 S/X

2019년 11월, 머스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이버트럭(Cybertruck)을 공개했습니다. 무대 위에서 강철 차체가 작은 망치로는 안 부서진다는 시연 직후, '방탄 유리'를 시연하던 차창이 두 번 연달아 깨진 그 장면은 인터넷 밈(meme)이 됐습니다. 그러나 그 직후 24시간 동안 약 14만 6,000건의 예약이 들어왔고, 결국 사이버트럭은 2023년 말부터 인도되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4분기 한 분기 동안 SpaceX 한 곳이 사이버트럭을 1,279대 구매했는데, 이는 같은 분기 미국 내 사이버트럭 전체 등록의 약 18%에 해당합니다. 머스크 본인이 통제하는 회사들끼리의 거래 비중이 작지 않다는 점이 함께 드러난 숫자였습니다.

대형 전기 트럭 세미(Semi)는 2017년 발표됐고, 2022년 말부터 펩시콜라(PepsiCo)에 첫 인도가 시작됐습니다. 2026년 4월 미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 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 규제 자료에 따라 세미의 배터리 용량 사양이 공식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2026년 4월 Q1 실적 발표에서 머스크는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5월 초 종료한다고 공식화했습니다. 1·2세대 모델 S는 14년, 모델 X는 11년의 양산 수명을 마감했고, 누적 약 61만 대가 만들어졌습니다. 비워진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 S/X 라인 자리는 옵티머스 로봇 양산 라인으로 개조됩니다. 머스크는 이 전환이 "라인 한 줄을 4개월 만에 통째로 뜯고 다시 깐다"는 점에서 "미친 듯이 빠른 속도"라고 표현했습니다.

7장

FSD와 로보택시 — 자율주행이라는 두 번째 약속

테슬라의 자율주행 이야기는 거의 자동차 이야기 자체만큼 오래 됐습니다. 2014년 처음 도입된 운전 보조 기능 오토파일럿(Autopilot)이 그 시작이었고, 2016년부터는 한 단계 위의 유료 옵션 FSD(Full Self-Driving, 완전자율주행)가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과 달리, 2026년 5월 현재까지 FSD는 운전자의 감독이 필수인 'FSD (Supervised)' 단계입니다. 이 부조화가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과의 반복되는 조사·리콜의 원인이 되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그 기술 곡선의 가파름은 객관적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테슬라는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를 쓰지 않고 카메라 8대만으로 자율주행을 한다는 '카메라 온리(camera-only)' 노선을 고수해 왔고, 이는 업계에서 가장 큰 베팅 가운데 하나로 평가됩니다. 전 세계 테슬라 차량에서 매일 누적되는 주행 데이터는 자율주행 경쟁사 웨이모(Waymo) 대비 매일 약 40배 많은 FSD 주행 마일리지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025년 6월 22일,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Austin)에서 로보택시(Robotaxi)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출발 단계에서는 조수석에 안전 모니터(safety monitor) 직원이 동승했고, 2025년 12월부터 안전 모니터를 제외한 무인 시승(unsupervised ride)이 일부 차량에서 시작됐으며, 2026년 1월에는 누적 유료 주행 70만 마일을 넘었습니다. 같은 해 4월부터는 댈러스(Dallas)·휴스턴(Houston)에서도 무인 시승이 시작됐고, 캘리포니아 베이 에어리어(Bay Area)에서는 아직 안전 운전자가 동승하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한 가지 짚어 둘 사실은, 로보택시 서비스 출범 직후 언론은 차량이 차선을 잘못 인식하거나 교차로에서 부적절하게 정차하는 등의 사건을 다수 보도했고, NHTSA가 조사에 착수했다는 점입니다. 같은 시기 경쟁사 웨이모는 이미 같은 도시(오스틴)에서 라이다 기반 무인 서비스를 운영 중이었고, 두 회사 사이의 '서비스 영역 확장 경쟁'이 거의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4년 10월 발표된 사이버캡(Cybercab) — 운전대와 페달이 아예 없는 2인승 전용 로보택시 — 은 2026년 4분기 양산 라인 설치, 2027년 중 인도 시작이 목표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머스크의 일정 약속이 늘 그렇듯, 실제 일정과의 간격은 더 두고 봐야 합니다.

비유

테슬라의 자율주행 베팅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눈(라이다)·귀(레이더)·머리(연산장치)' 세 가지를 모두 갖춘 비싼 시스템을 만드는 동안, 테슬라는 '눈은 흔한 디지털 카메라 8대로 충분하고, 그 대신 머리(인공지능)를 충분히 키우면 사람만큼 운전한다'고 베팅했습니다. 카메라가 사람의 망막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이 베팅이 성공하면 압도적인 단가 우위를 가지고, 실패하면 같은 카메라로 보고서도 정확히 못 봤다는 비용을 회사가 지게 됩니다. 그 결과는 2026년 현재에도 진행 중입니다.

8장

옵티머스 —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로봇 회사?

옵티머스(Optimus)는 2021년 8월 AI Day 행사에서 처음 발표됐습니다. 당시 무대에는 사람이 흰 옷을 입은 채 춤추는 것이 전부였고, 자동차 회사가 갑자기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겠다는 발표는 산업 전체에서 의심을 받았습니다. 2022년 9월 처음 공개된 1세대 시제품 '범블비(Bumblebee)'는 무대 위를 천천히 걸어 손을 흔들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이후 진전은 빨랐습니다. 2023년 말 공개된 2세대(Gen 2)는 보행 속도가 30% 빨라졌고, 손가락에 촉각 센서가 들어가 11자유도(11 degrees of freedom)의 정밀 조작이 가능해졌습니다. 시연 영상에서 옵티머스 2세대는 깨지지 않게 계란을 잡았습니다.

2025년부터 머스크는 옵티머스를 자동차보다 더 중요한 회사 자산으로 묘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여러 차례 "장기적으로 테슬라 가치의 약 80%가 옵티머스에서 올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고, 2025년 11월 통과된 1조 달러 보상 패키지의 마일스톤 가운데 하나는 '옵티머스 100만 대 인도'였습니다.

2026년 1월 28일, Q4 2025 실적 발표에서 결정적인 전환이 공식화되었습니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의 모델 S/X 라인을 5월 초 종료하고, 그 자리에 옵티머스 3세대(V3) 양산 라인을 설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4월 22일 Q1 2026 실적 발표에서는 V3 본격 양산이 2026년 7월 말~8월부터, 연간 100만 대 생산 능력의 1번 라인이 프리몬트에서, 그리고 연간 1,000만 대 생산 능력의 2번 라인이 텍사스 기가팩토리에 건설 중이라고 확인됐습니다. 텍사스 라인의 양산 개시는 2027년 여름 목표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머스크는 이례적으로 신중한 표현을 썼습니다. "올해 옵티머스 생산량이 얼마가 될지는 솔직히 예측이 불가능하다. 부품이 1만 종, 라인은 완전히 새로 짠다." 2025년 1월 그가 같은 자리에서 "올해 옵티머스 1만 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1월 2026년 시점에 '실제 작업을 하는 옵티머스는 0대'였다는 점을 시장이 기억하고 있는 한, 보수적인 톤은 의도된 것이었습니다.

경쟁자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는 전기 구동 아틀라스(Atlas)를 현대자동차 공장에 투입했고, 피규어 AI(Figure AI)는 BMW 공장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중국의 유니트리(Unitree)는 R1·G1 등 보급형 휴머노이드 라인업을 이미 출하 중입니다. 테슬라가 양산 규모로 압도하려는 베팅과, 경쟁사가 먼저 실전 투입을 늘리는 베팅이 같은 시점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9장

에너지 사업 — 보이지 않는 두 번째 회사

테슬라가 만드는 것이 자동차만은 아닙니다. 회사 매출의 한 축은 '에너지 발전 및 저장(Energy Generation and Storage)' 부문이며, 여기에는 대형 산업용 배터리 시스템 메가팩(Megapack)과 가정용 배터리 파워월(Powerwall)이 포함됩니다. 2026년 1분기 이 부문 매출은 약 24억 달러로 회사 전체 매출의 약 11%를 차지했고, 전 분기 대비로는 38% 감소한 8.8GWh(기가와트시)의 에너지 저장 장치가 배치되었습니다. 전 분기의 14.2GWh가 역대 최대치였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메가팩의 가장 큰 고객 가운데 하나가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회사 xAI라는 점입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테슬라는 xAI에 약 4억 3,010만 달러어치의 메가팩을 판매했고, 2026년 들어서도 2월까지 7,810만 달러어치가 추가로 팔렸습니다. xAI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전력 안정화 장치로 메가팩이 쓰이는 구조입니다. 같은 인물이 통제하는 두 회사 사이의 거래라는 점에서 외부 거버넌스 평가는 이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2014년 머스크는 모델 S 출시 직후, 솔라시티(SolarCity) — 사촌 형제 라이브 형제가 창립한 태양광 패널 설치 회사 — 와 결합한 '수직 통합 에너지 회사'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2016년 테슬라는 솔라시티를 약 26억 달러에 인수했고, 이는 머스크가 자기 가족 회사의 부실을 자기가 CEO인 다른 회사에 떠넘겼다는 주주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2022년 법정 판결에서 머스크는 사실상 승소했지만, 인수 이후 태양광 사업은 메가팩만큼 자리를 잡지 못한 채 회사 안에서 비중이 줄었습니다.

10장

기가팩토리 — 전 세계로 흩어진 같은 공장

테슬라의 제조 전략을 한 단어로 요약하는 표현은 '기가팩토리(Gigafactory)'입니다. '기가'는 10억을 뜻하는 접두사로, 연간 기가와트시 단위의 배터리를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첫 번째 기가팩토리는 2014년 미 네바다주 리노 인근에서 착공해 2016년 가동을 시작했고, 일본 파나소닉(Panasonic)과 공동 운영 형태입니다.

2019년 1월 가동을 시작한 상하이 기가팩토리(Gigafactory Shanghai)는 외국 자동차 회사가 중국 내에서 합작이 아닌 단독 출자 형태로 공장을 운영하는 첫 사례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 공장은 모델 3·모델 Y의 글로벌 주력 생산 거점이 되었고, 2026년 시점에도 회사 전체 차량 생산의 핵심 비중을 차지합니다.

2022년 두 곳이 새로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독일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데(Grünheide)의 유럽 기가팩토리, 그리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인근의 기가 텍사스(Giga Texas). 기가 텍사스는 2024년 회사의 본사가 이전된 곳이기도 합니다. 2025년 말부터 이 공장의 북쪽 캠퍼스 확장 부지에서는 옵티머스 전용 양산 라인 — 면적 약 5.2백만 평방피트 — 의 건설 인허가가 진행 중입니다.

2024년 머스크가 발표한 멕시코 누에보레온(Nuevo León)의 기가팩토리는 미국의 정치 환경 변동과 회사의 자본 우선순위 변동을 이유로 사실상 보류된 상태이며, 인도 시장 진출 또한 수년간 협상이 이어지다 결정적 진전이 나오지 않은 상태로 2026년에 진입했습니다.

11장

BYD의 추격 — 1등 자리가 바뀐 해 (2025)

2025년은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글로벌 1위 자리를 처음으로 잃은 해로 기록됩니다. 중국 회사 비야디(BYD, 比亞迪)가 2025년 한 해 동안 약 225만 4,714대의 순수 전기차(BEV, Battery Electric Vehicle)를 인도했고, 이는 전년 대비 약 28% 성장입니다. 같은 해 테슬라의 인도량은 약 163만 6,129대로 전년 대비 약 9% 감소했습니다. 두 회사의 격차는 60만 대 이상으로 벌어졌습니다.

글로벌 BEV 시장 점유율은 BYD 약 12.1%, 테슬라 약 8.8%로 추정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까지 포함한 신에너지차(NEV, New Energy Vehicle) 시장 전체로 보면 BYD의 우위는 더 큽니다. BYD가 같은 해 수출한 차량만 약 105만 대로, 전년 대비 200% 증가했습니다. 유럽·중남미·중동 시장에서 BYD가 만든 '저가 + 합리적 품질' 차량들이 테슬라가 비워둔 가격대를 빠르게 메웠습니다.

물론 BYD와 테슬라를 같은 비교 선상에 두기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BYD는 BEV와 PHEV를 모두 만드는 종합 자동차 회사이고, 테슬라는 BEV만 만드는 데다 자율주행·로봇·에너지 저장이라는 별도 사업을 동시에 운영합니다. 그러나 '몇 대를 팔았는가'라는 가장 단순한 척도로 본다면, 2025년의 결과는 한 시대가 끝나는 분기점이었습니다.

비유

BYD의 추격은 1980년대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빅3를 추격하던 장면과 자주 비교됩니다. 다른 점도 있습니다. 1980년대의 도요타(Toyota)·혼다(Honda)는 '동일한 기술의 더 싸고 더 신뢰성 있는 버전'으로 추격했지만, BYD는 '동일한 기술 + 자체 배터리 공급망 + 정부의 산업 정책'이라는 세 가지 무기를 동시에 듭니다. 이 세 가지를 같은 정도로 보유한 다른 자동차 회사가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12장

2024–2026 — 정치 헤드윈드와 1조 달러 보상

2024년부터 2026년 사이 테슬라는 또 다른 종류의 시험에 들었습니다. 머스크 본인의 정치 활동이 회사 브랜드와 매출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그는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후보에 약 2억 9,0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고,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사실상 책임자로 활동했습니다.

그 결과는 시장에서 측정 가능했습니다. 2025년 한 해 테슬라의 자동차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고, 분기별 차량 인도도 2025년 1분기 33만 대로 직전년 동기 대비 약 13% 줄어든 채로 회사 분기 데이터에 남았습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가 2025년 발표한 분석은 2022년 10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없었다면 같은 기간 미국 내 테슬라 판매가 67%에서 83% 더 높았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정치적 양극화가 자동차 구매 결정에 직접 들어왔다는 사례 연구로 자주 인용됩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2025년 한 해는 두 사건으로 요약됩니다. 첫째, 2022년 델라웨어 형평법원이 무효라고 판결한 머스크의 2018년 보상안에 대한 후속 법적 대응 끝에, 테슬라 이사회는 새 보상 패키지를 마련했습니다. 둘째, 2025년 11월 6일 텍사스 오스틴 주주총회에서 약 1조 달러 규모의 새 10년 보상 계획이 75%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되었습니다. 단일 인물에게 부여된 기업 보상으로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며, 모든 마일스톤이 달성되려면 회사가 시가총액 8.5조 달러, 휴머노이드 로봇 100만 대 인도, 로보택시 100만 대 상업 운영 등을 동시에 성취해야 합니다.

2026년 봄 공개된 회사의 10-K(연간 보고서)는 또 다른 종류의 정보를 시장에 던졌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테슬라는 머스크의 다른 회사들 — SpaceX·xAI·X·보링 컴퍼니, 그리고 머스크의 개인 경호 회사 — 과 합쳐 약 5억 7,340만 달러의 매출과 약 2,480만 달러의 비용을 주고받았습니다. 추가로 테슬라가 xAI 시리즈 E(Series E) 투자 라운드에 약속했던 20억 달러는, 2026년 2월 SpaceX의 xAI 인수로 인해 결과적으로 SpaceX 주식으로 전환되었습니다. AI(인공지능) 회사에 투자한 줄 알았던 테슬라 주주들은 결과적으로 로켓 회사의 소수 주주가 되어 있었습니다.

13장

평가 — 자동차 회사인가, AI 회사인가

2026년 5월 시점에서 테슬라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두 축으로 갈립니다. 첫 번째 축은 '자동차 회사로서의 테슬라'입니다. 이 축에서 회사는 분명히 정점을 지났습니다. 글로벌 1위 자리는 BYD에 넘어갔고, 미국·유럽·중국 세 주요 시장 모두에서 점유율 둔화가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2026년 1분기 생산-판매 격차 5만 대라는 데이터는, 현재의 가격대에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두 번째 축은 'AI·로봇 회사로서의 테슬라'입니다. 여기서 회사는 아직 답을 받지 않은 시점에 있습니다. 로보택시는 시작했지만 아직 한 도시 중심이고, 옵티머스 양산은 7~8월에 첫 라인 가동 예정이며, FSD 무감독(Unsupervised) 버전은 일부 차량에 한해 점진적으로만 풀립니다. 머스크의 표현을 빌리면, 약속한 미래는 이미 출발했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이 회사에 매기는 평가배수(주가수익비율, P/E ratio)는 약 370 수준으로, 전통적 자동차 회사의 5~15 대비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이 차이는 곧 시장이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AI·로봇 회사로 가격이 매겨져 있다'고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베팅이 맞다면 위 1조 달러 보상의 마일스톤은 달성될 것이고, 틀린다면 회사 가치는 자동차 회사 평균 쪽으로 크게 조정될 것입니다.

이 두 축 사이의 단절은, 한 회사를 평가하는 두 개의 자(尺)가 동시에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비롯합니다. 자동차 회사로 보면 비싼 회사, AI 회사로 보면 아직 싸거나 합리적인 회사. 어느 자가 맞는지는 옵티머스의 첫 양산 라인이 돌아간 뒤 몇 분기 동안의 데이터가 결정합니다.

비유

2026년의 테슬라는 '두 번째 마스터 플랜'을 실행 중인 회사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마스터 플랜(2006)이 '비싼 스포츠카 → 중급 세단 → 보급형 차'였다면, 두 번째 플랜은 '자동차 → 자율주행 운송 → 휴머노이드 로봇'입니다. 첫 번째 플랜은 거의 그대로 실행되었습니다. 두 번째 플랜은 같은 사람의 같은 회사가 같은 방법론으로 실행 중이지만, 이번에는 회사 안에 그 약속을 뒷받침할 시간과 자본이 있는지가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부록

연표로 보는 테슬라
2003
에버하드·타페닝, 캘리포니아 산 카를로스에서 테슬라 모터스 설립
2004
머스크 시리즈 A 약 650만 달러 투자, 회장 취임
2006
'비밀 마스터 플랜' 공개
2008
로드스터 첫 인도, 부도 직전 위기, 머스크 CEO 취임
2010
나스닥 상장(공모가 17달러)
2012
모델 S 첫 인도, 슈퍼차저 네트워크 개통
2015
모델 X 출시
2016
기가팩토리 네바다 가동, 솔라시티 인수, 모델 3 공개
2017
모델 3 양산 개시, '생산 지옥' 시작
2018
'funding secured' 트윗 사건, SEC 합의로 회장직 사임
2019
기가팩토리 상하이 착공, 사이버트럭 공개, 모델 Y 발표
2020
모델 Y 출시, 누적 인도 100만 대 돌파
2021
AI Day에서 옵티머스 콘셉트 공개
2022
기가 베를린·기가 텍사스 가동, 델라웨어 법원 2018년 보상 무효 판결, 세미 첫 인도
2023
모델 Y 전 세계 단일 차종 1위, 사이버트럭 첫 인도
2024
사이버캡(Cybercab) 발표, 누적 인도 700만 대 돌파
2025.6
오스틴 로보택시 서비스 시작
2025
BYD에 글로벌 BEV 판매 1위 자리 내줌(164만 대 vs 225만 대)
2025.11
주주총회에서 약 1조 달러 머스크 보상 계획 통과
2026.1
오스틴 로보택시 무인 시승 확장(누적 70만 마일)
2026.4
댈러스·휴스턴 무인 로보택시 시작, FSD v14.3 출시
2026.5
모델 S·모델 X 생산 종료, 프리몬트 라인 옵티머스 V3 양산용 개조
2026.7~8
옵티머스 V3 양산 개시 예정(연 100만 대 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