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 2026년 5월 19일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Google I/O 2026 기조연설은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진 인공지능 발표회였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버전이나 픽셀 신제품 같은 전통적 소재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고, 그 자리를 거대언어모델·에이전트·에이전트형 상거래·스마트 안경이 채웠다. 키노트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하나로 모인다. "AI가 답을 주는 단계에서, AI가 일을 대신 하는 단계로 넘어간다"는 선언이다.
이 글은 발표 내용을 인프라·모델·코딩 도구·소비자 에이전트·검색·상거래·앱·창작·하드웨어·과학 응용 순으로 정리하고, 각 항목이 왜 의미 있는지를 일반 독자도 따라올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쓴다.
먼저 규모 감각을 잡고 시작해야 한다. 구글이 발표한 토큰 처리량 추이는 다음과 같다.
"quadrillion"은 1,000조를 가리킨다. 월간 3.2 quadrillion이면 1초당 약 12억 개의 토큰이 모델을 통과한다는 뜻이다. Sundar Pichai 본인도 "토큰 맥싱(token-maxing)이라 부를 만하다"고 농담을 던졌다.
토큰은 모델이 글자나 단어를 잘게 쪼개서 다루는 가장 작은 처리 단위이다. 한국어 한 문장은 보통 30~60개 토큰으로 쪼개진다. "월간 3.2 quadrillion 토큰"은 대략 지구상 모든 사람이 매일 하루 종일 한 사람씩 챗GPT 같은 도구와 대화해도 채우기 어려운 양이며, 사실상 산업 규모의 자동화 작업이 백그라운드에서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이다.
제품 단위로 보면 월간 사용자가 10억 명을 넘는 구글 제품이 13개에 이르고, 그중 5개는 30억 명을 넘어선 상태다. 검색에 붙어 있는 AI Overviews는 월 25억 명, 작년에 도입된 AI Mode는 1년 만에 월 10억 명을 돌파했다. AI Mode 쿼리는 출시 이후 매 분기 두 배씩 늘었고, 이번 발표로 Gemini 3.5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이 모든 활동을 지탱하기 위한 자본 지출 규모도 함께 공개되었다. 2022년 310억 달러였던 연간 CapEx(Capital Expenditure, 설비투자)가 2026년에는 1,800억~1,900억 달러 수준으로 예고됐다. 4년 만에 6배다.
이 모든 토큰을 굴리는 하드웨어가 TPU(Tensor Processing Unit, 텐서 처리 장치)다. 구글이 2016년 I/O에서 처음 공개한 자체 AI 가속기인데, 이번에 8세대가 발표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학습용 칩과 추론용 칩을 별도 아키텍처로 분리했다는 점이다.
| 구분 | TPU 8t | TPU 8i |
|---|---|---|
| 용도 | 대규모 사전학습(pre-training) | 추론(inference) 서빙 |
| 핵심 특징 | 이전 세대 대비 약 3배의 원시 컴퓨팅 파워 | 토큰 출력 속도 최적화. 데모에서 약 1,500 토큰/초 |
| 공통 | 이전 세대 대비 와트당 성능 최대 2배 | |
모델을 만드는 일은 "거대한 공장에서 수십만 명이 함께 책 한 권을 새로 쓰는 작업"에 가깝고, 만들어진 모델로 서비스를 하는 일은 "잘 쓰여진 책의 특정 페이지를 손님에게 빠르게 펴서 보여주는 일"에 가깝다. 두 작업은 요구 조건이 완전히 다르다. 학습용 칩은 메모리 대역폭과 칩간 연결이 중요하고, 추론용 칩은 한 번의 호출에 대한 지연 시간(latency)이 중요하다. 8t와 8i의 분리는 이 두 작업을 한 칩으로 무리하게 처리하던 시기의 비효율을 인정한 결정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학습 분산 방식이다. JAX(구글 자체 수치연산 라이브러리)와 Pathways(분산학습 시스템)를 통해 단일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벗어나 100만 개 이상의 TPU를 여러 사이트에 걸쳐 동시에 묶는 구조를 공개했다. 단일 클러스터가 데이터센터 단위가 아니라 지역 단위로 묶이는 시대로 넘어간 것이다. 모델 빌더 입장에서 의미는 단순하다. 같은 크기의 모델을 몇 달이 아니라 몇 주에 학습할 수 있게 된다.
Demis Hassabis(구글 딥마인드 CEO)가 직접 발표한 Gemini Omni는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를 모두 받아 모두를 만들어내는 멀티모달 모델이다. 작년 키노트에서 예고했던 "world model(세계 모델)" 개념의 첫 실물이다.
핵심 특징은 세 가지다. 첫째, 생성된 영상에서 운동에너지·중력 같은 직관적 물리가 이전 세대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묘사된다. 둘째, 만든 영상을 자연어로 다시 편집할 수 있다. "이 셀카 영상의 배경을 우주 정거장으로 바꿔줘", "내가 걸어가는 동작은 그대로 두고 주변 환경만 사막에서 도시 야경으로 바꿔줘" 같은 지시가 작동한다. 셋째, 이 자연어 편집이 영상의 일관성을 깨지 않는다.
오늘 출시된 것은 첫 모델인 Gemini Omni Flash이며, Gemini 앱의 유료 구독자(Google AI Plus, Pro, Ultra)에게 바로 풀린다. 더 큰 Omni Pro는 곧 나온다고 예고했다.
일반적인 영상 생성 모델은 "이런 픽셀 다음에는 이런 픽셀이 올 확률이 높다"는 통계적 패턴을 익혀 영상을 만든다. world model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물체가 떨어지면 가속이 붙는다", "유리가 깨지면 파편이 흩어진다" 같은 세계의 규칙성까지 내부적으로 모사하려 한다. 게임 엔진이 물리 엔진을 내장하는 것과 비슷한 발상으로, 영상 생성뿐 아니라 로봇 시뮬레이션·자율주행·과학 시뮬레이션에도 같은 모델이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몇 달 전 출시된 Gemini 3 시리즈에 이어, 이번에 발표된 Gemini 3.5 Flash는 "빠른 일상 모델" 자리를 차지한다. 발표된 벤치마크 슬라이드에 따르면 이전 세대인 3.1 Pro와 비교해 거의 전 항목에서 더 높은 점수가 나오며, 특히 실제 경제적 가치를 가진 업무를 측정하는 GDPval(경제 가치 환산형 벤치마크)에서 큰 폭의 점프가 보고됐다.
속도 측면에서는 동급 프론티어 모델 대비 출력 속도가 4배가량 빠르다. 가격은 비교 대상 프론티어 모델의 절반 이하다. 구글이 직접 제시한 시나리오로는, 다른 프론티어 모델로 처리하던 작업의 80%를 Gemini 3.5 Flash로 옮긴 가정의 대형 클라우드 고객이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 이 숫자는 마케팅 메시지로 봐야 하지만, Flash 계열이 어디까지 비용 압박을 가하려 하는지는 분명하다.
오늘부터 모든 구글 제품과 API에서 이용 가능하며, Pro 버전은 다음 달 공개 예정이다.
생성형 AI가 강해질수록 위변조 식별이 더 중요해진다. 구글은 3년 전에 도입한 SynthID(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 기술)가 지금까지 이미지·영상 1,000억 개, 오디오 6만 년 분량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OpenAI·카카오·Eleven Labs가 SynthID를 채택한다고 발표한 점이 의미 있다. 작년부터 협력 중인 NVIDIA에 더해 경쟁사인 OpenAI까지 합류했다는 점에서, 워터마크 표준이 한 회사 단위가 아닌 산업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생겼다.
이와 함께 Content Credentials Verification이 검색과 Chrome으로 확장된다. 이미지를 우클릭해 "이거 AI가 만든 거야?"라고 물으면 출처(카메라로 찍은 것인지, AI가 만든 것인지, 편집됐는지)를 알려준다.
Antigravity는 구글이 작년 11월에 공개한 에이전트 기반 개발 환경이다. IDE(Inte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 통합개발환경) 안에 단순한 자동완성 코드가 아니라, 사람이 시킨 일을 스스로 쪼개서 처리하는 에이전트가 들어가 있다. 이번에 발표된 2.0은 데스크톱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분리되었고, 에이전트가 화면 중심에 자리잡는 방식으로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재설계됐다.
가장 인상적인 데모는 운영체제 자체를 처음부터 짜는 시연이었다. 구글 측 발표를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빈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12시간 동안 93개의 서브에이전트가 병렬로 작동, 총 15,000회의 모델 호출과 26억 토큰을 소모하여 동작하는 운영체제의 핵심을 완성했다. API 비용은 1,000달러 미만이었다."
스케줄러·메모리 관리·파일 시스템을 모두 에이전트들이 직접 짰고, 무대 위에서 그 운영체제 위에 클래식 게임 Doom을 띄워 보이는 데까지 성공했다. 같은 작업이 직전 세대인 Gemini 3.1 Pro로는 불가능했고, 3.5 Flash의 속도와 단가가 합쳐졌기 때문에 가능한 시연이었다는 점을 발표자(Varun Mohan)는 강조했다.
한 명의 에이전트에게 큰 작업을 통째로 맡기는 대신, 작업을 잘게 쪼개 각각의 작은 에이전트(subagent)에게 분배한 뒤 결과를 다시 모으는 구조다. 영화 제작에 비유하면 한 명의 감독이 시나리오·촬영·편집·음향을 모두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각 파트 전문가에게 분업을 맡기고 감독은 전체 통제를 하는 방식이다. 93개의 서브에이전트가 동시에 돈다는 말은, 영화 한 편을 93명이 동시에 분담해서 12시간 안에 만들었다는 뜻이다.
Antigravity 2.0은 CLI(Command Line Interface, 명령행 인터페이스)·SDK(Software Development Kit,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음성 입력을 함께 지원하며, 안드로이드·Firebase·Google AI Studio와의 통합도 함께 발표됐다. 사내에서는 Gemini 3.5 Flash와 Antigravity 조합이 일 3조 토큰 처리 규모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2개월 전 5,000억 토큰에서 6배 증가).
전 세계 모든 사용자에게 오늘부터 무료로 공개된다.
지금까지 발표한 에이전트가 대부분 개발자·기업용이었다면, 이번 키노트의 가장 큰 소비자 향 발표는 Gemini Spark다. 한 줄로 정리하면 "구글 클라우드 위에 사용자 전용 가상머신을 띄우고, 그 안에서 Gemini 3.5와 Antigravity 엔진이 24시간 사용자의 일을 대신 처리하는 개인 비서"다.
기존 챗봇과의 본질적 차이는 두 가지다.
안내된 워크플로우는 다음과 같다. 사용자가 음성이나 텍스트로 "이번 주에 동네 블록 파티를 여는데 RSVP를 추적하고, 답변 없는 이웃에게 후속 메일을 보내고, 음식 배정 계획서를 만들어 줘"라고 던지면, Spark가 작업을 쪼개서 백그라운드에서 수행한다. 결과물로 Google 시트(RSVP 추적기), Gmail 초안(미답변자에게 보낼 메일), Google 슬라이드(파티 안내 자료)가 동시에 생성되어 사용자의 검수를 기다린다.
이번 주 신뢰 테스터, 다음 주 미국 Google AI Ultra 구독자 베타. Workspace·Enterprise 버전도 별도 제공 예정. 곧 Chrome에서 동작하는 에이전트형 브라우저 형태로도 확장된다. 안드로이드에는 에이전트 전용 홈 베이스 "Halo"가 연말 도입 예정.
요금제도 함께 바뀌었다. Spark 사용을 위한 새 Ultra 등급이 월 100달러에 도입되고, 기존 최상위 등급은 월 250달러에서 200달러로 인하됐다.
구글의 본진은 결국 검색이다. 이번 키노트의 검색 파트는 Liz Reid(검색 총괄)가 진행했고, 발표 핵심은 "검색창이 더 똑똑해진다"가 아니라 "검색이 더 이상 결과 페이지를 보여주는 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였다.
25년 만의 검색창 개편이다. 입력하는 동안 AI가 질문을 다듬어 주는 제안을 띄우고,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파일·영상을 한 검색창에 같이 던질 수 있다. 오늘부터 전 세계 데스크톱·모바일에 순차 배포된다.
예전에는 일반 검색 결과 페이지에 AI Overviews가 얹혀 있고, 더 깊이 들어가려면 별도의 AI Mode 탭으로 옮겨야 했다. 이번에 두 흐름이 하나의 자연스러운 대화 체험으로 합쳐졌다. 첫 질문은 일반 결과 페이지에서 답을 받고, 추가 질문을 하면 그대로 AI Mode로 이어진다. 컨텍스트(앞에서 무엇을 물었는지)가 끊기지 않는다.
가장 새로운 항목이 검색 안에 상주하는 에이전트다. 일회성 답변이 아니라 사용자가 "이것을 계속 지켜봐 줘"라고 시킨 항목을 백그라운드에서 24시간 추적하는 정보 에이전트가 들어온다. 예시로 든 것은 다음과 같다.
여름 중 출시 예정이다.
여기서부터 이상해진다. 검색 결과 페이지를 미리 정해둔 템플릿에 끼우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맞춰 화면 자체를 매번 새로 짜낸다. 예를 들어 "블랙홀이 시공간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고 물으면, 그 자리에서 인터랙티브한 시각화 위젯이 코드 생성되어 떠오른다. 슬라이더로 두 천체의 질량비를 바꿔보면서 중력파 패턴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현 메커니즘이 흥미롭다. Gemini 3.5 Flash가 처음부터 응답 형식을 설계한 뒤, Antigravity 엔진(앞에서 Doom을 띄운 그 환경)을 보안 컨테이너 위에서 호출해 파일을 만들고 코드를 실행한다. 한 번에 거대한 운영체제를 짜내는 시연이 인상적이지만, 실제 의미는 같은 인프라가 매일 수십억 건의 검색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한 발 더 나아간 것이 맞춤 미니 앱이다. 일회성 답변이 아니라 "주말 가족 외출 계획기"·"이사 정리 대시보드" 같은 상태 유지형 도구를 검색이 즉석에서 짜준다. Gmail·캘린더·구글 포토와 안전하게 연결돼 개인화되며, 만든 미니 앱을 가족에게 링크로 공유하면 그 사람이 받은 곳에서도 동일하게 동작한다. 여름에 구독자부터 풀린다.
구글이 검색의 다음 단계로 잡은 영역이 상거래다. 하루 검색의 약 10억 건이 쇼핑 관련이고, 쇼핑 그래프에는 600억 개의 상품 정보가 분 단위로 갱신되며 들어와 있다. 이번 키노트에서 Vidhya Srinivasan이 발표한 세 가지 빌딩 블록이 합쳐지면 그림이 분명해진다.
UCP는 상거래판 HTTP를 표방하는 오픈소스 표준이다. 1990년대 HTTP(HyperText Transfer Protocol)가 웹의 기반을 깔았듯, 서로 다른 에이전트·플랫폼·결제 시스템이 같은 언어로 쇼핑 과정(상품 탐색→체크아웃→배송 추적)을 다룰 수 있도록 규격을 통일한다.
주목할 부분은 이 표준에 합류한 회사들의 면면이다. 구글이 공동 출시한 창립 파트너 그룹 외에 Amazon, Meta, Microsoft, Salesforce, Stripe가 최근 가입했다고 발표됐다. 평소 직접 경쟁 관계인 회사들이 한 표준 위에 모이는 일은 드물다. Vidhya 본인도 무대에서 "우리 모두가 동의한 첫 번째 사례일지도 모른다"고 농담했다.
에이전트형 상거래에서 사람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이 결제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오토바이를 사버리면 어떡하느냐" 같은 우려에 대응하는 것이 AP2다. 두 가지 원칙이 있다.
물건을 살 때 부모님 카드를 빌리는 상황에 가깝다. 그냥 빌려서 쓰면 나중에 "내가 산 거 아니야"라고 우길 수 있지만, 부모님이 "이 가게에서 5만원 이하면 허용"이라는 종이를 미리 써주고 그 종이에 서명을 해두면, 그 범위 안의 거래만 합법이 되고 그 이상이면 자동으로 막힌다. AP2는 이 종이를 암호학적으로 변조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AP2는 Gemini Spark부터 적용을 시작한다.
다른 판매자에서 본 상품도 같은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검색·Gemini·YouTube·Gmail 어디에서 상품을 봤든 한 장바구니로 모인다. 담아 두면 백그라운드에서 가격 인하, 재입고, 결제 카드별 혜택까지 자동으로 비교해 알려 준다.
한 가지 흥미로운 시연은 추론형 카트였다. 처음 PC를 자작하려는 사용자가 메인보드를 담아 두었다고 하자. 이미 담아 둔 CPU(Central Processing Unit, 중앙처리장치)와 소켓 규격이 안 맞으면, 결제 직전에 카트가 "이 조합 호환되지 않습니다, 대안은 다음과 같습니다"라고 막아준다. 단순 추천이 아니라 도메인 지식 기반의 검증이다.
미국에서 검색·Gemini 앱을 시작으로 여름에 도입되고, 이후 YouTube·Gmail로 확장된다.
Gemini 앱은 230개국·70개 언어에서 9억 명이 매월 쓴다. 이번에 앱이 전면 재설계됐다. 디자인 언어 이름이 Neural Expressive이며, 핵심은 응답 화면이 글자 벽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응답이 들어오는 동안 인터랙티브 이미지·타임라인·임베디드 비디오·표가 실시간으로 구성된다. 검색의 generative UI와 같은 사상이 앱에도 들어왔다.
주목할 신규 기능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음성 대화 모드인 Gemini Live가 지역 방언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데모에서는 리버풀 영어가 흘러나왔다. 한국어의 경상도·전라도 사투리가 들어올지는 미정이다.
Gmail·캘린더·작업 목록을 합성해 그날 우선순위가 높은 항목을 아침에 묶어 주는 에이전트다. 오늘부터 미국 구독자에게 풀린다.
음성으로 자유롭게 떠들면 Gemini가 받아 적은 뒤 알아서 구조화한 Google Docs를 만들어 준다. 무대 시연에서는 "고등학교 진로의 날에 발표할 자료가 필요해, 드라이브에 있는 이력서 가져오고, 학교에서 보낸 메일의 일정 정보도 끼워 넣어 줘"라는 한 번의 음성 입력으로 발표 자료가 정리되는 모습이 나왔다. Pro·Ultra 구독자에게 여름에 적용된다.
지난달 출시된 Gemini Mac 앱에 흥미로운 기능이 들어간다. 파인더에서 파일을 선택한 채 펑션 키를 길게 누르고 음성으로 지시를 내리면, 선택된 파일들의 내용을 읽어 정리한 결과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 준다. 강아지 호텔 예약 이메일 작성 시연이 인상적이었다. 사용자가 "이번 주 목요일… 아 아니, 금요일부터로 해 줘"라고 말한 것을, Gemini가 음성 입력을 후처리해 깔끔한 이메일로 정리해냈다.
Nano Banana(작년부터 인기 있던 구글의 이미지 모델, 누적 500억 장 생성)의 후속 위치다. 워크스페이스에 통합된 이미지 생성·편집 도구로, 화면 위 요소를 호버해서 지우거나 크기를 조절하거나 텍스트를 번역할 수 있다. 모든 결과물은 SynthID로 자동 표시된다. 여름 출시 예정.
구글 사내에서 시작된 UI 디자인 도구로, 출시 1년 만에 1억 개의 UI 화면이 생성됐다. 이번에 음성 프롬프트와 실시간 협업 편집이 더해졌다.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이 한 줄 프롬프트로 화면 시안을 만들고, 코드로 내보내거나 바로 웹사이트로 띄울 수 있다. 오늘부터 전 세계 사용자에게 공개된다.
Flow는 구글의 영상 창작 환경이다. 이번에 세 가지가 업데이트됐다.
Flow Music도 함께 공개됐다. 작곡가가 피아노로 짧은 리프를 녹음하면, Flow Music이 "R&B 스타일에 여성 보컬을 얹어달라"는 프롬프트에 맞춰 데모 트랙으로 확장해 준다. 최종 음원이 아니라 밴드와 소통하기 위한 데모를 빠르게 만드는 용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키노트의 후반부는 다시 하드웨어 쪽으로 향했다. Shahram Izadi(안드로이드 XR 총괄)가 발표한 Android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기반 Intelligent Eyewear가 이번 가을 첫 제품으로 출시된다. 두 종류로 갈린다.
| 구분 | 오디오 안경 | 디스플레이 안경 |
|---|---|---|
| 출시 시기 | 2026년 가을 | 이후 (별도 공개 예정) |
| 방식 | 귀에 들리는 음성으로 Gemini가 응답 | 렌즈 안쪽 작은 디스플레이로 정보 표시 |
| 활용 예 | 네비게이션, 통화, 사진, 음악, 앱 조작 | Uber 픽업 위치, 실시간 번역, 위젯 |
오디오 안경의 협력 구도가 특이하다. 삼성이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맡았고, 디자인은 패션 안경 브랜드 두 곳이 담당했다. 미국의 Warby Parker와 한국의 Gentle Monster가 각자의 컬렉션 일부로 출시한다. 안경테 자체가 패션 아이템이어야 사람들이 일상에서 종일 쓰고 다닐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대 데모에서는 다음과 같은 동작이 시연됐다. ① "지난주에 친구와 만났던 곳으로 길 안내" — 위치 기록을 바탕으로 자동 인식. ② 도중 "가는 길에 늘 마시는 콜드브루 주문" — 음성만으로 DoorDash 앱을 열고 옵션을 자동 선택. ③ "음소거된 문자 중요한 거 있어?" — 가족 그룹챗의 저녁 약속을 요약하고 캘린더에 자동 추가. ④ 시계 디스플레이와 연동된 청중 사진을 Nano Banana로 카툰화하여 시계 화면에 즉시 미리보기.
이전 세대 스마트 안경에서 가장 큰 약점은 "쓰기 부담스러운 외양"이었다. 이번 발표가 그 한계에 답을 내놓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가격과 정확한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Hassabis는 키노트 말미에서 "AI는 결국 과학을 위한 도구"라는 그의 오랜 신념을 다시 꺼냈다. 발표된 항목은 다음과 같다.
매일 쏟아지는 논문을 따라잡고, 연구 목표를 코드로 옮기고, 새 가설을 만들어내는 데 쓰이는 Labs 프로토타입 묶음이다. 연구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작업을 자동화한다는 방향이다.
지구 자체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겠다는 시도다. 산림 파괴·식량 안보 같은 거대 시스템을 직접 모델링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므로, 시뮬레이션 가능한 형태로 압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WeatherNext가 2025년 10월 자메이카를 강타한 허리케인 Melissa의 카테고리 5 강도와 자메이카 상륙 경로를 5일 전에 80% 신뢰도로, 3일 전에는 거의 100% 신뢰도로 예측했다. 약한 열대 저기압에서 시작해 카테고리 5까지 도달할 것을 이렇게 일찍 정확히 짚어낸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이 예측이 실제로 어떻게 쓰였는지가 의미 있다. NHC(National Hurricane Center,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WeatherNext와 물리 기반 모델(HAFS)·위성·허리케인 헌터 항공기 데이터를 종합해 자메이카 기상청에 전례 없는 사전 경보 시간을 제공했고, 그 덕분에 대피와 자원 동원이 가능했다. 2025년 허리케인 시즌 NHC 자체 검증 보고서에서 WeatherNext는 경로와 강도 양쪽에서 최고 성능을 낸 개별 모델로 평가됐다.
※ 무대에서는 "3일 전 예측"으로 언급됐고, 딥마인드 측 자료에는 "5일 전 80% 신뢰도, 3일 전 거의 100% 신뢰도"로 더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이미 표준 연구 도구가 된 단백질 구조 예측(AlphaFold)과 유전체 분석(AlphaGenome)에 더해, 의약품 개발 자회사 Isomorphic Labs의 진행 상황이 새로 공개됐다. 면역 질환과 암을 포함한 복수의 프로젝트가 전임상(pre-clinical) 단계에 진입했다는 발표다. 신약 후보의 분자 상호작용을 모사하여 임상 진입 전 단계를 압축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사이버보안 항목이 짧게 소개됐다. CodeMender는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자동으로 찾아 패치하는 코드 보안 에이전트로, 일부 전문가에게 API 테스트를 개방하고 곧 더 넓게 공개한다.
발표 항목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너무 많아 흐름을 잃기 쉽다. 다섯 가지 흐름으로 묶어 보면 윤곽이 분명해진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이번 발표 항목의 상당수가 "올여름"·"가을"·"트러스트 테스터" 같은 단서를 달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연은 화려했고 가능성은 분명했지만, 실제 제품으로 안정화되어 일반 사용자가 매일 쓰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Spark가 노트북을 닫아도 백그라운드에서 동작하는 모습을 무대에서 보여줬지만, 그것이 모든 사용자의 메일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준의 안전성·정확성에 도달했는지는 별개 문제다. 키노트는 의도의 선언에 가깝고, 검증은 앞으로 몇 분기에 걸쳐 진행될 것이다.
그래도 큰 그림은 분명하다. 작년 키노트의 메시지가 "Gemini가 더 똑똑해졌다"였다면, 이번 키노트는 "Gemini가 사용자의 일을 대신 한다"는 선언이었다. AI 회사들이 모델 자랑에서 시스템 자랑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점이, 어쩌면 이번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일지도 모른다.
참고 — 발표에서 인용된 수치는 구글이 키노트에서 공개한 자체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외부 사실관계(허리케인 Melissa 카테고리 5 자메이카 상륙, NHC의 WeatherNext 평가, Samsung·Warby Parker·Gentle Monster 협력 구도)는 발표 시점에 공개된 보도와 NHC 보고서, 구글 딥마인드 블로그를 통해 교차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