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주목할 만한 브랜드를 만드는 법
세스 고딘(Seth Godin)이 말하는 마케팅의 본질과 인공지능 시대의 생존 전략
세스 고딘(Seth Godin)은 40년 가까이 마케팅의 본질을 묻는 작업을 해 온 사상가다. 1998년 야후(Yahoo!)에 3천만 달러에 매각된 요요다인(Yoyodyne)의 공동 창업자이자, 퍼미션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퍼플 카우(Purple Cow)·의미 있는 일의 노래(The Song of Significance) 등 20여 권의 베스트셀러를 펴낸 저자이며, 2018년 마케팅 명예의 전당(Marketing Hall of Fame)에 헌액된 인물이다. 최근 Entrepreneur Studio Podcast의 호스트 크리스 알렌(Chris Allen)과 진행한 가상 인터뷰에서, 고딘은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가 모든 것을 뒤흔드는 지금 이 시점에 마케팅이 무엇이어야 하고 무엇이 되어선 안 되는지를 압축적으로 풀어냈다. 이 글은 그 대화의 핵심을 14개 절로 재구성한 정리본이다.
1.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 광고도, 외침도 아니다
고딘은 대화의 처음을 정의에서 시작한다. 40년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여전히 마케팅을 오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가 보기에 마케팅은 떠들썩함(hustle)도, 과대 포장(hype)도, 광고 구매도 아니다. 이 모든 것은 1973년에는 잘 작동했다. 미국 시트콤 매시(M*A*S*H)에 광고 한 편을 사면 7천만 명에게 동시에 도달할 수 있었던 시대였다. 그래서 평균적인 사람을 위한 평균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은 이 구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광고 한 편이 전 국민에게 도달하던 시대는 끝났고, 사람들은 광고를 회피하는 도구로 무장한 채 살아간다. 고딘이 정의하는 마케팅은 명료하다.
"마케팅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퍼뜨리도록 조건을 만드는 일이다. 성공적인 브랜드는 당신이 당신에 대해 말해서가 아니라, 고객이 당신에 대해 말하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 세스 고딘
2. 퍼미션 마케팅 — 사라지면 그리워지는 존재가 되라
고딘이 1999년 처음 제시한 개념인 퍼미션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 허락 기반 마케팅)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그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퍼미션 마케팅이란 사람들이 받고 싶어 하는 메시지, 즉 "기대되고(anticipated), 개인적이며(personal), 관련 있는(relevant)"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다. 스팸이 아니다. 더 중요한 기준은 이것이다 — 당신이 사라지면 그리워질 만한가? 메일함에서 당신의 뉴스레터가 사라졌을 때 고객이 "어, 그 메일 왜 안 오지?"라고 물어볼 만한 관계인가, 아니면 차단 버튼 한 번으로 잊혀질 관계인가. 이 질문이 마케팅의 자질을 가른다.
3. AI가 구매자가 되는 순간, 당신은 진다
호스트가 AI 시대에도 결국 구매자는 사람이라는 점이 변하지 않는 본질이라고 묻자, 고딘은 단호하게 답한다. "AI가 구매자가 되는 순간, 당신은 진다." 무슨 뜻인가.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 요청서)에 응답해 최저가로 낙찰받는 사업이라면, 마케팅 부서는 필요 없다. 월마트(Walmart)가 그렇게 성장했다. 평균적인 물건을 가장 싸게 파는 모델은 단순하다. 그러나 그건 마케팅 부서가 필요한 종류의 사업이 아니다.
마케팅 부서가 필요한 사업은, 가격으로 측정되지 않는 가치를 파는 사업이다. 가장 싸지 않은데도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믿게 만드는 사업이다. 그런데 AI 에이전트(agent)에게 그 가치를 학습시키기는 어렵다. 결국 AI는 가장 싼 옵션을 골라 클릭하게 되고, 시장은 바닥을 향한 경주(race to the bottom)로 내몰린다.
4. 신뢰는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고딘이 즐겨 드는 비교가 있다. 만약 하얏트(Hyatt) 호텔이 운동화를 출시한다고 발표하면, 우리는 그것이 어떤 운동화일지 전혀 짐작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이키(Nike)가 호텔을 연다고 하면, 우리는 그것이 어떤 호텔일지 정확히 안다. 그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이키에는 브랜드가 있고, 하얏트에는 로고가 있을 뿐이다. 브랜드는 로고가 아니다. 브랜드는 약속(promise)이고 기대(expectation)다. 신뢰란 단순하다. "당신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내가 믿는가? 그리고 실제로 당신은 약속을 지켰는가?" 그것이 전부다.
거창한 약속을 늘 내걸면서 지키지 못하면, 당신은 오즈의 마법사(Wizard of Oz)가 된다. 화려한 무대 뒤의 작은 사기꾼이다. 반대로, 작더라도 진짜 약속을 하고 그것을 지키되 특히 지키기 어려울 때 지키면, 신뢰가 쌓인다.
고객 서비스가 슈퍼볼 광고보다 강력한 이유
고딘은 자신이 최근 안경을 새로 주문한 경험을 들려준다. 처방이 바뀌어서 다른 회사에서 주문했는데, 도수가 미세하게 맞지 않았다. 온라인 거래라 별 기대 없이 메일을 보냈는데, 20분 만에 답장이 왔다. 안경사 두 명과 상담을 거쳐 다시 맞춰 보내겠다는 답이었다.
이 한 번의 대응이 슈퍼볼(Super Bowl) 광고 한 편보다 훨씬 큰 가치를 만든다. 왜인가. 고객이 손을 들고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그 순간이, 신뢰가 시험대에 오르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으로 많은 통화량 때문에 안내가 변경되었습니다. 메시지를 남겨 주시면 AI가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 한 문장은 회사의 마케팅 우선순위에 대한 매우 분명한 선언이다. 고객의 신뢰 여부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5. 마케팅 주도 기업이 아니라 시장 주도 기업이 되라
1981년, 갓 졸업한 고딘에게 한 교수가 던진 질문이 그의 커리어 전체를 규정했다. "자네는 마케팅 주도(marketing-driven)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가, 시장 주도(market-driven)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가?"
- 마케팅 주도 기업은 마케팅 부서가 운영하는 회사다.
- 시장 주도 기업은 시장을 섬기기 위해 존재하는 회사다.
고딘은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시험을 통과하도록 코드를 조작해 10억 달러 규모의 벌금을 부과받은 어느 독일 자동차 회사를 예로 든다(폭스바겐 디젤게이트, 2015년). 엔지니어 다섯 명과 회계사 몇 명이 모여 결정한 그 사기 코드는 마케팅 부서가 회의실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마케팅 결정이었다. 시장에 닿는 모든 결정이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제품 설계, 전화 응대 방식, 가격 책정, 강에 버리는 폐수 — 시장에 닿는 모든 회사의 행위가 마케팅 결정이다. 당신이 그것을 만지지 않는다면, 당신은 사실 마케팅을 책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세스 고딘
6. 측정의 함정 — 거짓 지표(false proxy)를 경계하라
조직 안에서는 모두가 무언가를 추적하고 있다. 투자은행이라면 자신의 보너스를 추적한다. 다른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이걸 하면 상사에게 뭐라고 말할까", "이게 문제가 될까", "이게 번거로운 일이 될까", "내가 무엇으로 평가받나"를 추적한다.
여기서 거짓 지표가 문제가 된다. 측정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숫자다. 이 숫자를 계속 추적하면 회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
이메일 마케팅 시대의 두 숫자 규칙
고딘이 2000년대 초 기업들에게 권유한 방법이 있다. 사옥 입구 벽에 큰 숫자 두 개를 적어 두라는 것이다. 첫째, 구독자 수(우리가 보내는 메일을 받기를 원하는 사람의 수). 둘째, 최근 메일의 오픈율. 출근하는 모든 직원이 매일 이 두 숫자를 본다면, 사람들의 행동은 그 숫자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바뀐다.
반대 사례도 있다. 고딘이 야후에 재직하던 시절, 회사를 망친 것은 사옥 곳곳에 걸린 주가 표시기였다고 그는 회상한다. 3천 명이 하루 종일 주가를 쳐다봤다. 어떤 행동이 하루 주가를 올리면 다음 날에도 같은 행동을 했다. 하루 주가는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1년 주가를 망치는 행동이라면, 회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
7. 진정성보다 일관성 — Authenticity is overrated
인터뷰에서 가장 도발적인 주장이 여기서 나온다. 호스트가 "진정성(authenticity)"이라는 단어를 꺼내자 고딘은 곧장 받아친다.
"진정성은 과대 평가되어 있다. 진정성은 절친을 위한 것이고, 가족을 위한 것이지,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니다. 외과의가 진심으로 기분이 나쁜 상태로 무릎 수술을 하길 원하는 환자는 없다. IHOP(International House of Pancakes, 미국 팬케이크 체인) 종업원이 진심으로 기분이 나빠서 시럽을 손님 옷에 쏟길 바라는 사람도 없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진정성이 아니라 일관성(consistency)이다."
— 세스 고딘
일관성은 전문가가 하는 일이다. 우리가 어떤 브랜드에 돈을 지불할 때, 어떤 회사에 전화를 걸 때, 어떤 직원이 월급을 받을 때 — 모두가 원하는 것은 일관성이다. 월급이 어떤 수요일에도 오고 어떤 금요일에도 오고 금액이 매번 조금씩 다르다면 어떤 직원이 만족하겠는가.
그래서 고딘은 "가짜 진정성(fake authenticity)"이라는 표현을 쓴다. 배우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는 자기 캐릭터의 대사를 "조지 클루니라면 이런 말을 안 한다"며 거부하지 않는다. 그는 배우이고, 역할을 연기한다. 마찬가지로, 60대 백인 남성이 발레 슈즈를 만들면서 발레를 직접 추진 않는다. 그는 다른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만든다. 그것이 공감(empathy)이다.
| 진정성(Authenticity) | 일관성(Consistency) |
|---|---|
| 그날의 기분에 충실 | 약속한 기준에 충실 |
| 친구와 가족에게 적합 | 고객과 시장에 적합 |
| 예측 불가능 | 예측 가능 |
| "있는 그대로의 나" | "내가 하기로 한 역할" |
8. 퍼플 카우 — 입소문이 시작되는 지점
2003년 출간된 고딘의 대표작 퍼플 카우(Purple Cow)는 "주목할 만한(remarkable) 제품을 만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평범한 소를 보면 누구도 사진을 찍지 않지만, 보라색 소를 보면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보낸다. 그 차이가 입소문의 시작점이다.
그는 뉴욕시의 사례를 든다. 뉴욕에는 5만 개의 식당이 있다. 그중 한 곳이 문을 닫아도 그리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약 30년 전(1990년) 브로드웨이와 90번가 코너에 문을 연 카민스(Carmine's)라는 이탈리안 식당은 달랐다.
- 비상식적으로 많은 마늘 — 다 먹기 어려울 만큼 넣어 준다.
- 다른 식당의 두 배 분량 — 나눠 먹도록 설계된 가족 단위 서빙.
- 6인 이상만 예약 가능 — 혼자 가거나 둘이서 갈 수 없다.
이 세 가지 장치 덕분에 카민스에 다녀온 사람은 다음 날 출근해서 어디 갔는지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파티였기 때문이다. 둘째, 마늘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셋째,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을 본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 "다시 가자"고 하면, 네 명을 더 모아야 예약이 된다. 입소문 엔진이 식당의 운영 방식 자체에 내장되어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누구나 우리를 선택할 수 있고, 우리는 누구든지 환영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면서 구글(Google) 검색 결과 상위에 뜨기를 기다리는 사업은 오래 숨을 참아야 한다.
9. 개인 브랜드와 기업 브랜드 — 사람을 얼굴로 세울 때의 양면
소셜 미디어 시대에 개인 브랜딩이 보편화되면서, 기업이 한두 명의 인물을 브랜드의 얼굴로 내세우는 일이 흔해졌다. 고딘은 이 흐름에 대해 양면적으로 본다.
사람이 브랜드의 아바타(avatar)로 기능할 때의 장점은 명확하다. 사람은 복잡하고, 표면적이 넓고, 무미건조한 브랜드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적절히 주목할 만한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사람은 소유할 수 없고, 그 사람이 당신을 실망시킬 수도 있다.
고딘 본인의 야후 시절 일화가 흥미롭다. 입사 초기에는 야후가 그가 외부에서 "야후의 얼굴"로 활동하는 것을 환영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고 회사가 보수적으로 변하자 "어떤 한 사람이 야후의 얼굴이 되어선 안 된다"는 방침이 내려왔다. 고딘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책임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의 결론은 이렇다. 상장 대기업의 경우, 주식 대부분을 보유한 창업자급 인물이 아니라면 한 개인을 브랜드의 얼굴로 세우는 일은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작은 조직이라면 사람을 얼굴로 세우는 일이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그 사람이 "이건 진짜 나 자신이 아니라 나처럼 보이는 어떤 역할"임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브랜드가 사람에게 마이크를 빌려준 꼴이 된다.
10. 소셜 미디어 — 마크 저커버그가 원하는 숫자는 당신의 숫자가 아니다
고딘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4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그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인다. 새 책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거기서 사겠다고 클릭하는 사람은 약 12명이다.
"내가 인스타그램에 보유한 팔로워 수는 내가 세상에 만들고 싶은 변화와 완전히 무관하다. 그것은 산만함(distraction)이다. 거기에 집중하지 말라. 그것은 당신이 여기 있는 이유가 아니다."
— 세스 고딘
그가 강조하는 핵심은 이것이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당신이 특정 숫자에 집중하길 원한다. 그러나 그 숫자가 올라가는 것은 그에게 중요한 일이지 당신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를 위해 무급으로 일하는 푸들(unpaid doobie)이 되지 말라.
그리고 두 번째 원칙 — 관심을 끄는 소동(commotion)과 신뢰를 쌓는 작업, 그리고 행동을 일으키는 작업 사이에 간극이 없어야 한다.
웬디스는 소셜 미디어 계정 운영에 15~20명을 투입하고 있고, 트위터에서 경쟁사를 농담조로 공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프로스티(Frosty) 한 잔이라도, 햄버거 하나라도 팔았는가? 그들은 자신을 즐겁게 하는 일에 회사 돈을 쓰고 있다. 그것이 웬디스의 존재 목적인가? 그렇다면 차라리 토크쇼를 시작하는 게 낫다.
고딘의 질문은 명확하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인지도(awareness)인가, 행동(action)인가. 행동을 원한다면, 답은 "어떻게 더 유명해질까"가 아니라 "어떻게 덜 유명해지고 더 신뢰받을까"이다. 그리고 어떻게 긴장(tension)을 만들 것인가다. 사람들은 긴장을 행동으로 해소하기 때문이다.
11. 크기보다 깊이 — 가라지스트(Garagiste)의 역설
"더 시끄러워질 것인가, 더 나아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고딘은 한 비즈니스 사례로 답한다. 가라지스트(Garagiste)라는 와인 회사다. 시애틀에 본거지를 둔 존 리머만(Jon Rimmerman)이 1996년 창업한 이 회사는 광고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매장도 거의 운영하지 않는다.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하다.
- 이메일 구독자에게 일주일에 몇 번, 특별한 와인을 발견했다는 메일을 보낸다.
- 구독자가 버튼을 누르면 그 와인이 박스에 추가된다.
- 1년에 세 번, 모아 둔 와인을 한꺼번에 배송한다.
이 회사는 한 사람과 소수의 보조 인력만으로 연 매출 3천만 달러를 올린다. 약 13만 6천 명의 이메일 구독자가 매출의 전부를 만든다. 광고비가 들지 않으니 마진이 매우 높다. 어려움을 겪는 와이너리에 들어가 와인 전량을 사들이는 협상력도 가졌다.
이 회사가 화제가 된 결정이 있다. "더 이상 신규 가입을 받지 않습니다. 충분합니다."라는 공지문을 보낸 일이다. 구독자가 13만 명을 넘어선 시점에서 더 늘리면 모두를 만족시킬 만큼 훌륭한 와인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끝없는 관심의 구덩이가 있고, '한 번 더 클릭'에 매달리는 욕구가 있고, '얼마나 많이 입소문을 냈는가'로 측정되는 사람들이 있다면, 평균적인 사람들에게 도달하기 시작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평균적인 사람들은 당신의 소프트웨어를 사지 않는다. 책도 사지 않는다. 평균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균이기를 선택했다."
— 세스 고딘
고딘의 결론이 무겁다. "당신이 고객을 선택할 때, 당신은 당신의 미래를 선택한다."
12. AI를 어떻게 부릴 것인가 — 비용 절감인가, 가치 증폭인가
현재 AI 도입의 주된 동기는 비용 절감이다. 어떻게 하면 더 적은 사람으로, 더 적은 돈으로 같은 일을 할까. 그러나 고딘은 "비용을 줄여서 위대해질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머지않아 두 번째 단계가 올 것이다. AI를 활용해 일의 결과를 더 좋게 만들고,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고딘은 즉석에서 한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인다.
한 사람이 자신의 공구함 사진과 어수선한 지하실 사진을 신뢰하는 공구 회사에 업로드한다. 그가 어떤 작업을 진행하던 중 "Techlas(가상의 회사명), 지금 이 작업 중인데 X라는 부품을 못 찾겠어"라고 묻는다. 그 회사의 AI는 사용자의 모든 공구를 알고 있다. 그래서 "그건 위젯 옆에 있습니다"라고 답하거나, "당신은 그 공구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내일 도착하도록 보내 드릴까요?"라고 답한다.
여기서 고딘이 강조하는 통찰은 두 가지다.
- "내가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그 브랜드의 가치는 나에게 커진다." 학습된 맥락은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이다. 아마존(Amazon)에서 더 싼 같은 물건을 사고 싶지 않아진다.
- 이것은 새로운 차원의 퍼미션(permission)이다. 브랜드가 내 옆에 서서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일이다. 이베이(eBay)나 퀴큰(Quicken)에게는 이런 종류의 허락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뒤에서 몰래 엿보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13. 업스킬링인가, 디스킬링인가
고딘은 AI를 두 부류의 질문으로 나눈다. 사람들이 흥미를 보이는 단순한 즉시 적용 가능한 팁(예: 책장 사진을 다 찍어 두면 AI가 어디에 무슨 책이 있는지 알게 된다)에 대해서는 모두가 귀를 기울인다. 반면 진화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주제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눈이 흐려진다. AI는 두 영역 모두에 걸쳐 있다.
장기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미래에 업스킬링(upskilling)될 것인가, 디스킬링(deskilling)될 것인가? 당신은 AI를 위해 일할 것인가, AI가 당신을 위해 일하게 할 것인가? AI를 부려서 일하게 하려면, 지금부터 그들을 채용해야 하고, AI의 좋은 상사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세스 고딘
고딘 본인은 지난 몇 달간 AI로 여러 흥미로운 도구를 직접 만들어 봤다고 말한다. 다만 글쓰기(writing)는 본인이 직접 한다. 그가 놀라워하는 점은, 그의 동료들과 그가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달에 20달러로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거기에는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일하는 여름방학 인턴 무리가 있다. 그들이 그리 똑똑하지는 않지만 매우 열성적이다. 이 힘을 어떻게 부릴지 배우면, 우리는 피해자가 되지 않는다.
14. 정리 — 우리의 일은 일이 아니라 문제 해결이다
호스트가 마지막으로 다음 세대 기업가들이 무엇을 다르게 했으면 좋겠냐고 묻자, 고딘은 자신의 책 의미 있는 일의 노래(The Song of Significance, 2023)의 핵심을 꺼낸다.
"당신이 이 영상을 듣거나 볼 수 있을 만큼의 기술을 가졌다면, 당신은 복권에 당첨된 것이다. 당신은 프랑스의 마지막 왕보다 부유하다. 게다가 당신은 하루의 일부를 이런 일에 쓸 만큼 자유롭다. 그런 사람이 왜 그 자유를 단지 몇 푼 더 벌려는 떠들썩함과 맞바꾸는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데 말이다."
— 세스 고딘, The Song of Significance
AI가 모든 사람에게 지렛점을 제공할 때, 우리는 그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기존의 강아지 산책 서비스보다 1% 더 나은 강아지 산책 서비스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세상을 통째로 바꾸는 일은 아니더라도 누군가 한 사람의 삶은 바꾸는 일을 할 것인가. 200년 전, 사람의 일은 자기 자신을 먹여 살리는 일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죽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굶어 죽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예술과 아름다움과 연결과 가능성을 만들면서 가족도 먹여 살릴 수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던지는 한 문장이 인터뷰 전체를 압축한다.
"우리의 일은 우리의 일(job)을 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일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물건을 만들어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이다."
— 세스 고딘
이 인터뷰가 우리에게 남기는 시사점
세스 고딘이 40년에 걸쳐 다듬어 온 마케팅 철학은, 역설적으로 AI 시대에 더 분명해진다. 기계가 잘 하는 일은 점점 더 기계가 차지하고, 사람이 잘 해야 하는 일은 점점 더 본질로 좁혀지기 때문이다. 그 본질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과 신뢰다.
이 인터뷰에서 우리가 챙겨야 할 행동 원칙을 추리면 다음과 같다.
① 입소문이 시작될 만한 무언가를 제품 자체에 새겨 넣어라
광고비를 늘리기 전에, 카민스의 마늘처럼, 가라지스트의 "신규 가입 중단"처럼, 고객이 다른 사람에게 옮길 만한 이야기를 제품과 운영 방식에 심어라.
② 측정 대상을 의도적으로 설계하라
측정하기 쉬운 숫자는 대개 잘못된 숫자다. 모든 직원이 매일 보는 두세 개의 숫자가 회사의 운명을 결정한다. 그 숫자가 거짓 지표라면, 회사의 방향도 거짓이다.
③ 진정성 대신 일관성을 약속하라
고객은 당신의 기분 변동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약속한 것을 약속한 방식으로 매번 같게 제공하라. 그것이 전문성이다.
④ 신뢰 시험대(문제 발생 순간)에 가장 큰 자원을 투입하라
고객이 손을 들고 문제를 호소하는 순간이 슈퍼볼 광고보다 큰 마케팅 기회다. AI 콜센터로 이 순간을 회피한다면, 마케팅 자체를 포기한 것과 같다.
⑤ AI는 비용 절감보다 가치 증폭에 써라
AI가 고객의 맥락을 학습할수록 전환 비용이 커진다. 학습된 AI 어시스턴트는 새로운 차원의 퍼미션이며, 가격 경쟁에서 빠져나오는 거의 유일한 출구다.
⑥ "당신이 그리워질 만한가"라는 질문으로 콘텐츠를 점검하라
스팸은 더 보내지면 차단된다. 그러나 사라지면 그리워지는 메시지는 더 보내지길 요청받는다. 이 둘 사이의 차이가 마케팅의 본질이다.
출처 및 참고
- 원본 영상: "Seth Godin on Building Remarkable Brands in the Age of AI", Entrepreneur Studio Podcast(호스트 Chris Allen). 약 37분 분량.
- 세스 고딘 약력: 1960년생. 터프츠 대학(컴퓨터과학·철학), 스탠퍼드 경영대학원(MBA, 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요요다인(Yoyodyne) 공동 창업 후 1998년 야후에 3천만 달러에 매각. 야후 다이렉트 마케팅 부문 부사장 역임. 2013년 다이렉트 마케팅 명예의 전당, 2018년 마케팅 명예의 전당 헌액.
- 가라지스트(Garagiste) 관련 데이터: 시애틀 기반, 1996년 창업, 존 리머만(Jon Rimmerman) 단독 운영. 약 13만 6천 명의 이메일 구독자 기준 연 매출 3천만 달러(Farm Progress, Seattle Times 보도 기준).
- 본문에서 "독일 자동차 회사 디젤 배출가스 시험 조작" 사례는 2015년 폭스바겐(Volkswagen) 디젤게이트 사건을 가리킨다.
- 퍼플 카우(Purple Cow, 2003), 퍼미션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 1999), 의미 있는 일의 노래(The Song of Significance, 2023)는 모두 세스 고딘의 저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