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PI Energies 특별호 단행본 Power System Dynamic and Stability Issues in Modern Power Systems Facing Energy Transition(2022)에 수록된 10편 논문 정밀 해설
이 단행본은 이탈리아 송전계통운영자 TSO(Transmission System Operator, 송전계통운영자) Terna 소속의 두 편집자가 엮은 Energies 특별호를 묶은 것이다. 표제가 가리키는 문제의식은 하나로 모인다. 화석연료 기반 동기발전기 SG(Synchronous Generator, 동기발전기)가 빠르게 퇴장하고 그 자리를 풍력·태양광 같은 컨버터 연계 발전 CIG(Converter-Interfaced Generation, 컨버터 연계 발전, 인버터 기반 자원 IBR(Inverter-Based Resource, 인버터 기반 자원)이라고도 부른다)이 채우면서, 지난 한 세기 동안 통용되던 계통 안정도의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10편의 논문은 이 문제를 서로 다른 각도에서 다룬다. 한 편은 전체 지형을 조망하는 리뷰 논문이고, 나머지 아홉 편은 모델링 정확도, 확률론적 제어, 실시간 시뮬레이터, 저비용 합성관성, 계통 복구, 대규모 실계통 시나리오 분석, 강제진동 완화, 100% 비동기 섬 계통, 관성 추정 등 구체적 주제를 파고든다. 무대가 된 실계통도 한국·이탈리아 시칠리아·미국 텍사스·지중해 판텔레리아 섬으로 다양하다. 아래에서는 먼저 모든 논문이 공유하는 기본 개념을 정리한 뒤, 논문을 한 편씩 해설한다.
전력계통 안정도는 1994년 Kundur의 고전적 정의를 따라 "주어진 초기 운전 조건에서 물리적 외란을 받은 뒤 계통이 다시 평형 상태로 돌아오되, 대부분의 변수가 제약 범위 안에 머물러 계통 전체가 온전히 유지되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부하 변동 같은 작은 외란부터 발전기 탈락이나 선로 단락 같은 큰 외란까지 견뎌내는 능력을 뜻한다.
오랫동안 안정도는 회전자각 안정도, 주파수 안정도, 전압 안정도의 세 갈래로 분류돼 왔다(IEEE/CIGRE 공동 태스크포스, 2004). 그러나 컨버터의 비중이 커지면서 IEEE 전력계통 동특성 위원회와 CIGRE Study Committee 38은 2020년대 초(IEEE Transactions on Power Systems, 2021년 게재)에 분류를 개정해 두 범주를 새로 추가했다. 바로 공진 안정도와 컨버터 구동 안정도다. 동기발전기는 수십 ms 단위의 비교적 느린 전기기계적 현상이 지배하는 데 비해, 컨버터는 수 µs에서 수 ms에 이르는 훨씬 빠른 동특성으로 복잡한 전자기 현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다섯 범주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다섯 갈래의 안정도 문제 대부분은 결국 하나의 물리량으로 수렴한다. 바로 관성이다. 동기발전기는 거대한 회전자가 계통과 기계적으로 묶여 돌아간다. 발전과 부하가 순간적으로 어긋나면, 이 회전자에 저장된 운동에너지가 즉시 방출되거나 흡수되면서 주파수의 급변을 자연스럽게 완충한다. 반면 풍력·태양광 인버터는 컨버터가 주파수를 계통에서 분리(decouple)하므로, 회전 운동에너지에 기반한 전통적 주파수 응답을 제공하지 못한다.
동기발전기의 관성은 무거운 자전거의 묵직한 바퀴와 같다. 길이 잠깐 울퉁불퉁해도(부하 변동) 바퀴의 회전 관성이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준다. 인버터 기반 발전은 바퀴가 거의 없는 외발 전동휠에 가깝다. 평소엔 더 민첩하지만, 노면이 갑자기 꺼지면(발전기 탈락) 속도가 순식간에 곤두박질친다. 관성이 줄어든 계통에서 주파수변화율 ROCOF(Rate of Change of Frequency, 주파수변화율)이 커지고 최저점(nadir)이 깊어지는 것이 바로 이 현상이다.
리뷰 논문은 CIG가 SG와 다른 핵심 특성을 네 가지로 짚는다. 정격 출력이 훨씬 작고, 정적 발전기의 관성은 0이며, 재생에너지 발전기의 유효전력 조정 능력이 제한적이고, 동적 응답이 극도로 빠르다는 점이다. 이 차이가 계통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동적 외란에 더 취약하게 만들며 운영 복잡도를 끌어올린다.
또 하나 결정적인 변화는 동특성의 시간 규모다. 종래의 전력계통 동특성은 10⁻²초에서 10³초 범위에 머물렀지만, CIG 기반 계통은 전기기계적 영역에서 전자기적 영역으로 넘어가며 10⁻⁴초, 심지어 10⁻⁶초까지 내려간다. R/X 비가 큰 중·저압 배전망에서 원치 않는 동적 결합이 일어나기 쉬운 이유다.
마지막으로 인버터 기반 계통은 주파수·전압 허용 폭이 좁고 단락 전류가 작다. 리뷰 논문이 든 예에 따르면 풍력 발전기의 허용 한계는 주파수 50.2 Hz, 전압 1.1 p.u.로, 종래 발전기의 51.5 Hz, 1.3 p.u.보다 훨씬 빡빡하다. 이는 잦은 계통 분리와 동적 외란을 부를 수 있다. 또 단락 전류가 작아 단락 시 종래와 같은 차과도 구간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보호·제어 장치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상이 10편 논문을 관통하는 공통 배경이다. 이제 각 논문을 차례로 살펴본다.
이 논문은 단행본 전체의 지도 역할을 한다. 앞 절에서 정리한 안정도 분류와 CIG의 충격을 출발점으로 삼아, 다섯 안정도 범주별로 가장 유망한 완화 기술과 연구 방향을 훑는다.
CIG는 유·무효전력 흐름을 바꿔 전기기계 진동 특성에 영향을 준다. 효과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침투율·종류·위치·세기·운전·제어전략 같은 요인에 달려 있다. HVDC(High-Voltage Direct Current, 고압직류송전) 컨버터는 종래 송전선의 0.2 Hz 부근 진동 대신 1 Hz 부근의 새로운 지역간 진동 모드를 유발하므로, 전력동요 감쇠 POD(Power Oscillation Damping, 전력동요 감쇠) 제어기 설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시간 감시를 위해서는 위상측정장치 PMU(Phasor Measurement Unit, 위상측정장치)와 광역측정시스템 WAMS(Wide-Area Measurement System, 광역측정시스템) 기반의 모드 해석·감쇠 추정이 유망하며, 광역 감쇠 제어기 WADC(Wide-Area Damping Controller, 광역 감쇠 제어기)는 여러 원격 신호를 활용해 종래 전력계통안정화장치보다 강건한 제어를 제공한다.
SG를 CIG로 대체하면 관성이 급감해 ROCOF가 커지고 최저·최고 주파수가 악화된다. 대응책으로 초고속 제어, 가상관성, 계통형성형 컨버터 제어가 검토된다. 동적 안전성 평가 DSA(Dynamic Security Assessment, 동적 안전성 평가)는 정확하지만 방대한 사건을 다뤄야 해 종래에는 오프라인 몬테카를로로 수행됐다. 이를 온라인 의사결정 지원으로 끌어올리는 열쇠가 고성능 컴퓨팅 HPC(High-Performance Computing, 고성능 컴퓨팅)다. 논문이 인용한 사례를 보면 PJM 관제센터는 13,500 모선 계통에서 15분마다 최대 3,000건의 상정사고를 처리하고, EPRI는 20,000 모선 계통의 1,000건 상정사고를 약 27분에 모의한다.
컨버터의 빠른 응답이 과·저전압 같은 과도 전압 외란을 유발할 수 있어, 동기조상기·STATCOM·부하시 탭절환기 OLTC(On-Load Tap Changer, 부하시 탭절환기) 등으로 무효전력 예비력을 보강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공진·컨버터 구동 안정도 해석에는 시간영역 전자기 과도 EMT(Electromagnetic Transient, 전자기 과도) 시뮬레이션, 상태공간 해석, 주파수영역 임피던스 기반 기법이 동원된다.
모델링 관행이 안정도 결론을 어떻게 뒤집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논문이다. 종래에는 부하를 정전력 모델로, 선로를 정적(대수적) 모델로 단순화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정전력 부하는 안정도 측면에서 가장 보수적(최악)인 동시에 계산이 간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버터 기반 자원이 지배하는 계통에서는 이 보수적 가정이 오히려 위험하다. IBR은 어떤 운전 조건에서 실질적으로 정전력 부하처럼 거동하지만, 계통이 바라보는 등가 임피던스는 훨씬 복잡하다. 정전력·정임피던스 부하의 소신호 모델은 조류해석 해(解)가 같아도 근본적으로 다르며, 결과적으로 소신호 해석과 과도 모의의 결론이 달라진다.
저자들은 IEEE 14 모선 계통에서 선로 하나를 두 대의 모듈형 멀티레벨 컨버터 MMC(Modular Multilevel Converter, 모듈형 멀티레벨 컨버터)로 연결된 직류 선로로 교체해 실험했다. MMC는 고전압·대용량으로의 확장성, 낮은 스위칭, 높은 전압 파형 품질 덕분에 HVDC와 다단자 직류 MTDC(Multi-Terminal Direct Current, 다단자 직류) 송전의 표준 기술이 됐다.
핵심 발견은 두 가지다. 첫째, 정전력 부하와 대수적 수동소자 모델은 최악 경계는 보수적으로 잡아내지만 더 복잡한 동특성을 충분히 기술하지 못한다. 둘째, MMC 임피던스와 운전 주파수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아 혼합 계통의 안정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MMC(그리고 일반적인 IBR)가 다뤄야 할 주파수 대역은 종래 순수 전기기계 모델의 수십 Hz가 아니라 수 kHz까지 넓어진다. 이 넓어진 대역에서, 부정확한 수동소자 모델은 차동기 진동 같은 불안정 모드를 놓치거나 거꾸로 만들어낼 수 있다. 실제로 그 자체로는 안정한 IEEE 14 계통과 DCS 1 HVDC 벤치마크를 연결하자 전체 계통이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관찰됐다.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 BESS(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가 1차 주파수 조정 PFR(Primary Frequency Regulation, 1차 주파수 조정)에 참여할 때 가장 까다로운 문제는, 배터리 수명을 보존하면서도 조정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도록 충전상태 SOC(State of Charge, 충전상태)의 동적 변화를 적절히 특성화하는 것이다.
저자들의 통찰은 입력 신호인 계통 주파수 자체가 본질적으로 확률적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따라서 이 문제를 다루는 가장 적절한 도구는 확률 과정 이론이다.
Ornstein-Uhlenbeck(OU) 과정은 "용수철에 매달린 채 흔들리는 추"의 수학적 표현이다. 추는 무작위로 떨리지만 항상 중심으로 끌려간다. 계통 주파수도 끊임없이 흔들리되 50 Hz라는 중심으로 복원되므로, OU 과정으로 잘 근사된다. 여기에 사역대(死域帶, dead-band)가 있으면 배터리는 작은 주파수 변동에는 반응하지 않다가 임계를 넘는 순간 불연속적으로 출동하는데, 이 "튀는" 거동은 푸아송 과정이 일으키는 점프로 모형화된다.
분석 결과, 사역대가 없으면 조정 전력은 OU 과정으로, 사역대가 있으면 복합 푸아송 과정으로 기술된다. 두 경우 모두 SOC는 OU 과정에 의해 구동되는 OU 과정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저자들은 이득 계수(gain parameter) μ₀를 정의하고, 이 값을 최적으로 고르면 조정 서비스 제공과 수명 열화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음을 보였다. μ₀가 너무 작으면 배터리를 과도하게 써 SOC가 허용 범위를 벗어나고, 너무 크면 배터리가 거의 움직이지 않아 0.5 p.u. 근처에 머문다. 사역대를 ±10 mHz, ±20 mHz로 넓힐수록 SOC 변동은 줄지만 배터리가 과대 설계되는 셈이 된다.
국내 연구진이 한국 전력계통 전체를 대상으로 구축한 실시간 사이버 물리 시스템 CPS(Cyber-Physical System, 사이버 물리 시스템) 시뮬레이터 "A1GridSim"을 소개하는 논문이다. 이 시뮬레이터는 본토 계통 97 GW와 제주 계통 0.8 GW를 4개 HVDC 선로로 연결하고, 177개 중앙급전 발전소 CPP(Centralised Power Plant, 중앙급전 발전소)와 154·345·765 kV 송변전 설비를 포함한다. 발전 구성은 총 98.12 GW 가운데 원자력 23.7%, 화력 38.68%(석탄 35.74%, 중유 2.95%), 복합 32.48%, 양수 3.7%다.
시뮬레이터는 발전·송전·변전·부하를 담은 계통 모델, 배터리·전력변환장치·주파수조정제어기 FRC(Frequency Regulation Controller, 주파수조정제어기)를 담은 BESS 모델, DNP3.0·Modbus 프로토콜을 담은 통신 모델로 구성된다. 검증은 두 방식으로 이뤄진다. 소프트웨어 인 더 루프 SILS(Software-in-the-Loop Simulation)는 제어 알고리즘을 평가하고, 하드웨어 인 더 루프 HILS(Hardware-in-the-Loop Simulation)는 실제 현장에 설치된 하드웨어 제어기를 연동해 응답 성능을 평가한다.
결과는 구체적이다. SILS에서는 과거 주파수 이력 데이터 대비 최대 강하 주파수 오차율 0.9%, 최저점 도달 시간 오차율 3.5%로 높은 신뢰성을 확인했다. BESS를 1차 주파수 제어에 투입하자, BESS가 없을 때에 비해 최대 주파수 강하가 34.40~34.58%, 평균 ROCOF가 28.70~30.03% 줄었다. 다만 물리적 응답지연시간 PRDT(Physical Response Delay Time, 물리적 응답지연시간)가 180 ms보다 빨라야 BESS의 성능을 온전히 끌어낼 수 있었다. 200 ms를 넘으면 BESS가 CPP의 거버너 프리 응답을 오히려 깎아내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HILS에서는 비공(非工) 변전소의 36 MW 전력변환장치·9 MWh 배터리를 가상 물리 모델로 구성해 시험했고, 실제 FRC의 PRDT가 162.3 ms로 요구치를 만족함을 확인했다.
합성관성 SI(Synthetic Inertia, 합성관성)을 값싸게 보급하는 방법을 다룬 논문이다. 분산에너지자원 DER(Distributed Energy Resource, 분산에너지자원)이 SI나 고속 주파수 응답을 제공하려면 ROCOF를 빠르게 측정해 수백 ms 안에 반응해야 한다. 문제는 지능형 전자장치나 PMU 같은 정밀 측정 장치가 수용가 단(端)에 쓰기엔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약 100달러짜리 기성품 단일보드컴퓨터(라즈베리파이 4 Model B)를 제어기로 삼았다. 이 제어기는 전압 신호를 받아 자체적으로 주파수와 ROCOF를 계산하고, ROCOF 변동에 비례하는 추가 제어 신호로 배터리 출력 설정점을 바꿔 SI를 구현한다. 핵심은 자율성(외부 주파수 신호가 불필요)과 저비용, 그리고 기존 장치의 펌웨어를 다시 짤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독자적 코드로 잠긴 레거시 장치도 원격 제어 신호만 받을 수 있으면 SI 응답을 부여할 수 있다.
검증은 바리 공과대학 LabZERO 실험실의 마이크로그리드 설비에서 전력 하드웨어 인 더 루프 PHIL(Power Hardware-in-the-Loop)로 수행됐다. 실제 5 kVA LiFePO4 배터리를 실시간 계통 모델과 상호작용시켜, 잡음 섞인 실제 전압 파형과 실제 통신 지연 속에서 제어 거동을 시험했다.
측정·필터링·통신 지연 때문에 초기 ROCOF는 거의 줄이지 못하며, 유효한 SI 기여는 수백 ms 뒤에야 나타난다. 가상 동기기 방식만큼 빠르지는 않다. 그러나 이 논문의 목적은 펌웨어를 고칠 수 없는 레거시·분산 장치에 저비용으로 SI를 입히는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부수 발견은 주파수 보고 주기를 100 ms로 늦춰도 (적절한 평활 계수와 함께) 성능이 유지되며, 그 결과 제어기에 40 ms 이상의 유휴 시간이 생긴다는 점이다. 이 유휴 시간을 활용하면 제어기 하나로 BESS 한 대를 넘어 여러 DER을 협조 제어할 수 있다. 제어기는 50~60 ms 안에 지역 전압 표본으로부터 주파수·ROCOF를 산출하고 SI 제어 법칙을 생성한다.
대정전 이후 계통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바텀업 복구 과정을 모델링하며 얻은 실무적 교훈을 정리한 논문이다. 동기발전기가 대거 퇴장하면서 복구 경로 같은 저관성 계통이 외란에 더 민감해졌고, 주파수 편차가 점점 두드러지면서 과도 거동을 정확히 추정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저자들은 두 가지 실무적 질문을 던진다. 첫째, 복구 과정의 동적 모의에서 전압과 주파수 거동을 완전히 분리(decouple)해도 되는가? 둘째, 규제 시스템에 공통정보모델 CIM(Common Information Model, 공통정보모델)을 1차 근사로 써도 되는가? 답을 얻기 위해 실제 복구 시험의 계측 기록과 모델 결과를 비교했다.
첫 질문의 답은 "그렇다"에 가깝다. HV(High Voltage, 고압) 송전망의 유도성 성향 덕분에 전압-주파수 분리 가정이 주파수 거동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는 스윙 방정식만으로 복구 동특성을 다루는 단순 모델이 주파수 편차 추정에 유효한 도구임을 확인해 준다.
두 번째 질문의 답은 조건부다. CIM 모델에 IEC가 제안하는 표준 매개변수를 그대로 넣으면 주파수 최저점 추정이 어긋날 수 있다. 고도로 연계된 대규모 계통에는 표준 CIM이 충분하지만, 섬으로 분리된 송전 계통에서는 실제 매개변수를 넣어야만 옳게 작동한다. 즉 복구 같은 저관성·고립 상황에서는 규제 장치의 실제 설정값을 아는 것이 결정적이다.
또한 지역 적분 제어 LIC(Local Integrator Control)의 영향이 두드러지는데, 그 작용은 평상시 자동발전제어 AGC(Automatic Generation Control, 자동발전제어)와 달리 1차 주파수 제어 PFC(Primary Frequency Control, 1차 주파수 제어)의 응답과 겹쳐 일어나며 주파수 회복과 최저점 억제에 크게 기여한다.
유럽 9개국·3개 TSO가 참여한 Horizon 2020 OSMOSE 프로젝트의 일부로, 재생에너지가 극도로 많이 보급될 2050년 시나리오에서 실제 계통의 안정도를 점검한 논문이다. 무대는 이탈리아 본토에 동기로 연결된 시칠리아 섬으로, Terna가 제공한 모델은 400·230·150·132 kV의 600개 이상 모선, 441개 선로, 516개 변전소, 30개 대형 정적 발전기, 379개 부하, 72개 동기기를 담은 상세 모델이다.
고려한 유연성 자원은 풍력 발전기의 합성관성, BESS의 고속 주파수 응답 FFR(Fast Frequency Response, 고속 주파수 응답), 수요반응 DSR(Demand-Side Response, 수요반응)이 제공하는 SI와 FFR, 그리고 재생에너지원 RES(Renewable Energy Source, 재생에너지원)의 전압 조정 지원이다. 분석 대상은 대외란 각 안정도(전기기계 안정도), 소외란 각 안정도, 전압 보안이다.
결과의 골자는 이렇다. 대외란 각 안정도는 대부분의 운전점과 사건에서 보장되지만, 수입 전력이 크게 손실되는 극히 드문 조건에서는 BESS나 DSR의 주파수 조정 기여가 필수가 된다. 소외란 각 안정도의 경우, RES의 주파수 제어 지원이 없으면 일부 조건에서 감쇠가 약한 전기기계 모드가 나타나는데, 풍력의 SI 기여와 전력계통안정화장치의 적절한 정정으로 지역간 모드를 안정화할 수 있다. 전압 안정도는 2050년의 높은 RES 비중 때문에, RES의 무효전력 기여를 활용하지 않으면 심각한 불안정이 관찰됐다.
강제진동(forced oscillation)은 외부의 주기적 가진(加振)이 계통에 주입되어 발생한다. 그 주파수가 감쇠가 약한 고유 진동 모드에 가까워지면 공진이 일어나 진폭이 크게 증폭되고 계통 전체로 전파될 수 있다. IBR 비중 증가와 전력계통안정화장치를 갖춘 동기발전기 퇴장으로 이 위험이 커지고 있다.
그네를 미는 상황과 같다. 그네의 고유 진동수에 맞춰 작은 힘으로 규칙적으로 밀면(강제 주파수 ≈ 고유 모드) 진폭이 점점 커진다. 계통에서도 강제 가진 주파수가 감쇠 약한 고유 모드와 맞아떨어지면, 작은 교란이 계통 전체를 크게 흔든다.
강제진동을 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진원(source)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지만, 정확한 진원 식별에는 시간이 걸린다. 저자들은 진원을 제거하기 전에 IBR을 이용해 진동 에너지를 안전 수준으로 억제하는 일반적 방법을 제안한다. 먼저 2차원 주사 기법으로 가장 심한 강제진동을 일으키는 임계 주파수와 임계 지역을 찾는다. 주파수 차원에서는 가진 주파수를 일정 범위(예: 0.1~1.5 Hz)에서 바꾸고, 위치 차원에서는 진원 위치를 바꾸며, 각 지역의 고압 모선 주파수 편차를 진동 에너지의 지표로 삼는다. 이렇게 찾은 임계 지역이 곧 강제진동 감쇠 제어기를 둘 효과적 위치가 된다.
2000 모선 합성 텍사스 계통에서 검증한 결과, 가진 주파수가 고유 진동에 가깝고 진원이 고유 진동의 참여도가 높은 지역에 있을 때 진동이 계통 전체로 크게 증폭됐다. IBR을 통한 유효전력 변조 제어(지역 측정만으로)는 강제진동에 의한 주파수 편차를 효과적으로 줄였다. 가장 큰 모선 주파수 편차(피크-피크)는 50% 이상 줄어 66.6 mHz가 됐는데, 이는 거버너 사역대(±36 mHz) 범위에 근접한 안전 수준이다.
발전이 100% 컨버터로 연계된 자율 계통을 설계하는 문제를 다룬 논문이다. 마이크로그리드나 섬 계통은 재생에너지 가용성과 저장장치 통합으로 동기발전기가 전혀 없는 상태로 빠르게 옮겨갈 수 있다. 이때 컨버터는 종래 동기기가 맡던 모든 서비스를 떠안아야 한다.
여기서 계통추종형 GFL(Grid-Following, 계통추종형)과 계통형성형 GFM(Grid-Forming, 계통형성형) 컨버터의 구분이 중요해진다. 계통추종형은 이미 "형성된" 계통의 전압을 따라간다. 그러나 발전이 100% 컨버터인 계통에서는 추종형만으로 안정적·자족적 운전이 불가능하다. 누군가는 스스로 전압의 크기와 위상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 역할이 바로 계통형성형 컨버터다.
저자들은 소신호 모델을 세워 형성형 컨버터의 수와 정격, 위치와 상호 전기적 거리, 관성 시상수와 가상 임피던스 같은 제어 매개변수가 주파수 동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식별한 뒤, 이를 지중해 판텔레리아 섬의 실제 계통에 적용했다. 핵심 결론은 직관과 다소 어긋난다. 형성형 능력은 비교적 큰 정격의 신뢰성 있는 소수 대형 유닛(저장장치나 대형 풍력)에 부여하는 편이 일반적으로 낫다는 것이다. 작은 형성형 유닛을 계통 곳곳에 많이 흩어 놓으면 서로 동기를 잡으려 경쟁하다 지속 진동을 일으키고, 최악의 경우 계통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관성이 줄어드는 계통에서 "지금 이 순간 관성이 얼마인가"를 아는 일은 운영의 핵심이 된다. 그러나 모든 발전기를 개별 감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부분의 PMU는 여전히 비싸고, 설치 대수가 제한적이며, 간헐적 재생에너지 때문에 동조(coherent) 그룹이 계속 바뀐다.
저자들은 발상을 뒤집는다. 동조성이라는 종래 기준으로 지역을 정의하는 대신, 가용한 PMU의 위치로 지역을 정의하자는 것이다. 어떤 지역을 정의하는 데 필요한 요건은 둘뿐이다. 그 지역이 계통에 주입하는 총 전력을 감시할 것, 그리고 그 지역 관성중심 COI(Center of Inertia, 관성중심)의 동특성을 감시할 것. 두 요건만 충족되면 지역을 정의하고 동적 등가를 얻을 수 있다.
관성중심은 회전체의 무게중심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여러 발전기가 제각기 흔들려도, 마치 하나의 평균적 회전자가 도는 것처럼 거동하는 가상의 중심이 COI다. 개별 발전기를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고도 이 "평균 회전자"의 움직임만 잡아내면 지역 전체의 관성을 가늠할 수 있다.
방법론은 세 단계다. 측정 지점 주변으로 계통을 축약해 주파수 응답을 추정하고, 지역의 총 부하·총 손실·총 기계 출력을 경계 모선에서 바라본 "이동 전력(moving power)"으로 추정한 뒤, 스윙 방정식을 최소자승법 LSM(Least-Squares Method, 최소자승법)으로 풀어 관성을 추정한다. Kundur 11모선과 PST 16 벤치마크(66모선·16발전기, 발전 17.9 GW·부하 15.6 GW)에서 검증했고, 동기발전기를 풍력으로 교체하는 사건을 모의해 그에 따른 관성 감소를 정확히 추정해냈다.
10편의 논문은 서로 다른 주제와 무대를 다루지만, 몇 가지 흐름으로 묶인다.
2번 논문(수동소자 모델)과 6번 논문(복구)은 같은 경고를 다른 맥락에서 반복한다. 종래의 단순화된 보수적 모델이 컨버터 지배·저관성 계통에서는 오히려 잘못된 결론을 낳는다는 것이다. 2번 논문은 위상-EMT 하이브리드 해석을, 6번 논문은 실제 매개변수를 반영한 상세 모델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4번·10번 논문은 측정 데이터를 직접 모델링에 끌어들이는 접근(실시간 시뮬레이터, PMU 기반 추정)으로 같은 문제에 답한다.
사라진 관성을 어떻게 보충할 것인가가 여러 논문의 공통 주제다. 3번·4번 논문은 BESS로 주파수를 떠받치고, 5번 논문은 저비용 합성관성을, 9번 논문은 계통형성형 컨버터를 다룬다. 한편 7번 논문은 풍력·DSR·BESS의 유연성 자원을 조합하고, 10번 논문은 그렇게 변하는 관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만들고(SI·GFM), 빌리고(BESS·DSR), 측정하는(PMU 추정) 세 갈래가 맞물린다.
이 단행본의 강점은 추상적 벤치마크를 넘어 실제 계통과 실제 하드웨어로 검증한다는 데 있다. 한국 국가 계통(4번), 시칠리아 600+ 모선(7번), 텍사스 2000 모선(8번), 판텔레리아 섬(9번)이 무대가 됐고, 4번·5번 논문은 HILS·PHIL로 실제 제어기를 연동했다. 시뮬레이터의 정확도 자체가 연구 대상이 된 셈이다.
| 논문 | 안정도 초점 | 방법·무대 |
|---|---|---|
| 1 리뷰 | 5종 전반 | 완화 기술 종합 조망 |
| 2 수동소자 | 소신호·과도·공진 | IEEE 14 + MMC-HVDC |
| 3 BESS 충전상태 | 주파수(1차 조정) | 확률 과정 · RTE 데이터 |
| 4 CPS 시뮬레이터 | 주파수 | 한국 국가 계통 · SILS/HILS |
| 5 합성관성 제어기 | 주파수(관성) | 라즈베리파이 · PHIL |
| 6 계통 복구 | 주파수(저관성) | 실제 복구 시험 기록 |
| 7 시칠리아 2050 | 각·전압 | 600+ 모선 · PowerFactory |
| 8 강제진동 | 공진·강제진동 | 텍사스 2000 모선 |
| 9 비동기 섬 | 주파수(동기화) | 판텔레리아 섬 · GFM |
| 10 관성 추정 | 주파수(관성) | PMU · 스윙 방정식 |
4번 논문(영남대·전력연구원)은 국내 연구진이 국가 계통 규모의 실시간 CPS 시뮬레이터를 구축하고 현장 하드웨어까지 연동한 사례로, 이 단행본에서 한국의 위치를 보여준다. 동시에 전체 흐름은 국내 계통에도 직결되는 질문을 던진다. 재생에너지·HVDC·BESS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한국 계통에서, 종래의 위상해석 기반 안정도 평가가 어디까지 유효한가? 저관성 상황에서 주파수 최저점과 ROCOF를 어떤 모델로 추정할 것인가? 합성관성과 계통형성형 자원을 어디에, 얼마나 배치할 것인가? 이 단행본은 그 답을 직접 주지는 않지만, 답을 찾기 위한 방법론의 지도를 제공한다.
한 가지 일관된 결론이 있다면, 컨버터가 지배하는 계통에서는 더 빠른 시간 규모의 동특성을 포착할 수 있는 모델과 시뮬레이션이 필수가 된다는 점이다. 여러 논문이 후속 과제로 스위칭 수준의 고속 동특성 분석을 꼽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안정도의 무게중심이 초 단위의 전기기계 영역에서 µs~ms 단위의 전자기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다.
본 해설은 MDPI Energies 특별호 단행본 Power System Dynamic and Stability Issues in Modern Power Systems Facing Energy Transition(편집 C. Pisani, G. M. Giannuzzi, MDPI, 2022, ISBN 978-3-0365-6036-6)에 수록된 10편 논문(Energies 2021–2022)을 정리한 것이다. 수치·결과는 각 원논문이 보고한 값을 따랐으며, 안정도 분류 체계의 개정 시점은 IEEE/CIGRE 공동 태스크포스의 2004년 정의(Kundur 외)와 2021년 개정·확장판(Hatziargyriou 외, IEEE Transactions on Power Systems)을 기준으로 표기했다. 모든 원논문은 Creative Commons CC BY 라이선스로 공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