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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ERT Member's Day · 기조강연 해설

ERT 멤버스데이 3주년, 연결과 협력의 플랫폼으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기조강연 — 'AI시대, 연결과 협력'을 읽다

2026년 5월 24일 작성 행사일 2026년 5월 20일(수) 장소 대한상의회관

대한상공회의소는 ERT(Entrepreneurship Round Table, 신기업가정신협의회) 멤버스데이를 통해 기업과 정부, 지방자치단체, 비영리재단, 사회적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사회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이 자리에서, 갈수록 복잡해지고 구조화되는 사회문제는 한 기업이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풀기 어려우며 이제는 '연결과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가 여러 주체의 역량과 자원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잇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동시에 인간의 감성과 공감, 따뜻한 관계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며, 앞으로의 성공은 사회문제를 풀고 사람의 행복에 기여하는 방향에서 만들어진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01무엇이 열렸나 — 3회째를 맞은 멤버스데이

ERT 멤버스데이는 우리 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이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는 자리다. 2024년 1월 처음 열려 올해로 세 번째다. 2026년 행사는 'AI시대, 연결과 협력'을 주제로 5월 20일 대한상의회관에서 개최됐고, 리더스클럽 소속 주요 기업 대표와 비영리재단·사회적기업·공공기관·학계 등 약 500명이 참석했다.

ERT는 대한상의가 2022년 발족한 기업 협의체로, 현재 약 1,75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신기업가정신이란 기존의 경제적 가치 창출에 더해, 기업이 쌓아온 기술과 문화를 바탕으로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 발전을 이끈다는 비전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대한상의와 행정안전부가 '지역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업무협약(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을 체결했고, 회원사들은 그동안의 사회문제 해결 사례를 공유했다.

행사
2026 ERT Member's Day (3회째)
주제
AI시대, 연결과 협력
일시·장소
2026년 5월 20일(수) · 대한상의회관
주최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참석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축사),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MOU 체결), 회원사·이해관계자 약 500명
규모
ERT 참여 기업 약 1,750개사 (2022년 발족)

02강연의 큰 줄기

최 회장의 기조강연은 하나의 논리로 이어진다. 먼저 사회문제가 과거보다 복잡하고 구조화되어 한 주체의 노력으로는 풀기 어렵다는 진단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연결과 협력'이 필요한데, 문제는 연결과 협력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여기서 AI가 등장한다. 그는 AI가 연결 비용을 낮추고, 사람 사이의 능력 격차를 줄이며, 그동안 측정하기 어려웠던 사회적 가치를 잴 수 있게 한다고 보았다. 그 결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종국에는 인간의 감성에 기여하는 일이 곧 성공이 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 강연의 결론이다. 아래에서 각 단계를 차례로 살펴본다.

03왜 '연결과 협력'인가

그동안 기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확산해 왔다. 기부를 하고, 봉사에 나서고,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기업의 역량과 영향력을 활용해 여러 시도를 했다. 그러나 늘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최 회장은 그 이유를 문제의 성격에서 찾는다. 오늘의 사회문제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구조화되어 있어, 단순한 노력만으로 풀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연결과 협력은 느슨한 정도의 파트너십이 아니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비영리재단, 사회적기업, 그리고 소비자까지 각자가 가진 역량과 자원을 더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구조화된 문제가 실제로 풀리고, 국민도 사회가 지속 가능하다는 희망을 읽을 수 있다고 보았다. 예컨대 지역이나 청년 같은 시급한 과제를 공통의 관심사로 설정하고, 여러 주체가 역할을 분담하는 지속 가능한 실행 구조를 함께 설계하자는 제안이다.

이 절의 핵심 복잡해진 사회문제는 한 기업이나 정부의 노력만으로 풀 수 없다. 여러 주체의 역량을 느슨하게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묶는 '연결과 협력'이 해법이다.
연결과 협력 —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주체들AIAIAIAIAIAI기업정부·지자체비영리재단사회적기업소비자공공기관사회문제 해결공동의 목표느슨한 파트너십이 아니라 각자의 역량·자원이 AI로 유기적으로 결합된다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중심으로, 여러 주체가 AI를 매개로 결합되는 구조.

04AI가 바꾸는 것 ① 연결 비용을 낮춘다

최 회장은 연결과 협력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을 솔직하게 짚었다. 연결 하나, 협력 하나를 성사시키는 데 너무 많은 힘이 든다는 것이다. 작은 성과 하나를 만드는 데에도 상당한 자원과 시간이 들어가고, 결국 많은 참여자에게 더 큰 희생을 요구하게 된다. 그동안 협력이 더디게 진행된 데에는 이런 '연결 비용'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AI가 바로 이 비용을 낮춰 줄 것으로 보았다. 비용이 많이 들던 연결과 조율을 AI로 더 효과적으로 엮으면, 협력을 더 쉽고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비유로 이해하기 — 동창회 총무

흩어진 동창 50명의 모임을 여는 일을 떠올려 보자. 한 사람이 전화를 일일이 돌려 날짜를 맞추고, 장소를 잡고, 회비를 걷는다. 모임 한 번에 드는 품이 엄청나다. 이 '조율의 품'이 곧 연결 비용이다. AI는 일정·연락·정산을 대신 처리하는 똑똑한 총무에 가깝다. 같은 모임도 훨씬 적은 수고로 성사시킬 수 있게 된다.

05AI가 바꾸는 것 ② 능력 격차를 줄인다

강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AI가 사람 사이의 능력 격차를 줄인다는 주장이다. 그는 좋은 교육, 풍부한 지식, 오랜 경륜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유능하다고 여겨져 왔다고 전제한다. 그러나 AI가, 그리고 머지않아 도래할 것으로 그가 전망한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인공지능)가 보급되면 이 차이가 희미해진다고 보았다.

그의 설명을 정리하면 이렇다. 능력이 100인 사람과 10인 사람은 원래 10배 차이가 난다. 그런데 양쪽에 똑같이 AI라는 큰 역량(가령 1,000 수준)을 더하면, 한쪽은 1,100, 다른 쪽은 1,010이 된다. 절대값은 모두 커졌지만 둘 사이의 상대적 격차는 약 1.1배로 좁혀진다. AI가 모두의 바닥을 크게 끌어올리기 때문에, 출발선의 능력 차이가 결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진다는 논리다. 따라서 조금만 노력하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사회문제 해결에 뛰어들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보았다.

AI가 능력의 상대 격차를 좁힌다두 사람에게 똑같이 큰 역량(약 1,000)을 더하면 절대값은 커져도 상대 격차는 줄어든다AI 이전10010유능한 쪽덜 유능한 쪽격차 10배AI 이후1,1001,010유능한 쪽덜 유능한 쪽격차 약 1.1배최태원 회장이 제시한 설명을 도식화한 것
같은 크기의 역량을 모두에게 더하면 절대값은 커지지만 상대 격차는 줄어든다. 최 회장의 설명을 도식화한 것이며, 수치는 논리를 보이기 위한 예시다.
비유로 이해하기 — 계산기

암산에 능한 사람과 서툰 사람은 큰 수의 곱셈에서 실력 차가 크게 벌어진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 똑같이 계산기를 쥐여 주면, 결과의 차이는 거의 사라진다. 도구가 모두의 능력을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AI는 지식 노동 전반에서 이런 계산기 역할을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시각이다.

비판적으로 본다면 이 논리는 'AI가 모두에게 같은 크기로 더해진다'는 가정에 기댄다. 현실에서는 AI를 잘 다루는 사람이 더 큰 역량을 얻어 격차가 오히려 벌어질 수 있다. 최 회장도 이 점을 인정하며,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를 강연 뒷부분에서 함께 다룬다.

06AI가 바꾸는 것 ③ '사회적 가치'를 잴 수 있게 한다

최 회장은 오랫동안 강조해 온 '사회적 가치 측정' 문제를 다시 꺼냈다. 지금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을 경제적 가치, 즉 돈으로 판단한다. 돈은 셀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사회문제를 풀거나 좋은 일을 하는 행위는 평가가 잘 되지 않는다. 100만 원짜리 기여인지 10만 원짜리 기여인지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AI라는 도구가 이 측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았다. 사회적 성과를 잴 수 있게 되면, 우리가 하는 활동이 정말 옳은 방향인지, 자원을 다른 곳에 쓰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따질 수 있다. 곧 자원의 효과적인 배분이 가능해진다. 그렇게 되면 누가 사회적 성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내느냐가 더 중요한 일이 된다.

비유로 이해하기 — 체중계

체중계 없이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 보자. 노력은 하지만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으니 무엇을 바꿔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측정 도구가 생기는 순간 비로소 관리가 가능해진다. 사회적 가치도 마찬가지다. 잴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고, 잴 수 있으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07속도의 역전 — 해결이 발생을 앞지를 때

연결 비용이 낮아지고,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 회장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속도가 빨라진다고 보았다. 그가 던진 기준은 단순하면서도 명료하다.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속도보다 해결되는 속도가 빨라지는 순간이다.

그 순간이 오면, 쌓여 있던 문제가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든다. 발생량보다 해결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나 디지털 격차 같은 새로운 문제가 계속 나타나더라도, 해결 속도만 충분히 빠르다면 사회는 지금보다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해결 속도가 발생 속도를 넘어서는 순간시간 →속도역전 지점문제 발생 속도문제 해결 속도문제가 줄어드는 구간
문제 해결 속도(녹색)가 발생 속도(주황)를 추월하는 '역전 지점' 이후에는 쌓인 문제의 총량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 절의 핵심 중요한 것은 문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해결 속도가 발생 속도를 앞지르는 것이다. 그 역전이 일어나면 사회문제의 총량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08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 — 감성과 공감

강연의 무게중심은 후반부에서 인간에게로 옮겨 간다. 최 회장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인간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일을 꼽았다. 사람이 돈을 벌고 성공을 좇는 것도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인데, 그 행복을 방해하는 감정의 문제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가까운 사람을 잃은 슬픔을 예로 들었다. 그 슬픔을 돈으로 없앨 방법은 없지만, 다른 사람의 위로와 따뜻함이 있다면 그 문제를 견디고 다시 행복에 다가가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일은 AI가 대체할 확률이 높지만, 공감 능력을 통해 따뜻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일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미래에는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성공한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돈도 더 벌고 성공하는 쪽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보았다. 사회공헌과 공감이 곧 성공의 영역이 된다는 전망이다.

"미래의 성공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람의 행복에 기여하는 곳에서 만들어진다."

— 최태원 회장 발언 취지를 정리한 문장

09그늘도 함께 — AI의 부정적 영향

최 회장은 AI의 밝은 면만 이야기하지 않았다. AI가 들어오면 기존의 일을 대체하는 상황이 생기고, AI를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의 차이가 벌어져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디지털 격차 심화 같은 새로운 문제도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그는 이를 시간의 문제로 풀어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먼저 적응한 사람과 늦게 적응한 사람 사이에 차이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쓰면서 그 차이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것이다. AI도 같은 경로를 밟아 사회가 또 다른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 나타나는 문제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이제 그것을 풀어낼 도구를 손에 쥐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자는 것이 그의 제안이다.

10맥락 — 대한상의와 정부의 손잡기

이번 강연은 정책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국정 운영의 핵심 방향 가운데 하나로 사회연대경제를 내세우고 있다. 강연 도입부에서 최 회장이 김민재 행안부 차관의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정책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같은 행사에서 대한상의와 행안부가 지역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강연이 말한 '연결과 협력'을 제도적 틀로 옮기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가 기업과 여러 이해관계자를 잇는 연결과 협력의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강연을 맺었다.

11정리하며

최 회장의 강연은 'AI가 사회문제 해결의 도구가 된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AI가 연결 비용을 낮추고, 능력 격차를 줄이며, 사회적 가치를 측정 가능하게 만들어 해결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서 인간의 감성과 공감이라는, 기술이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 새로운 성공의 무대가 된다고 보았다.

물론 이 전망은 여러 가정 위에 서 있다. AI가 정말 능력 격차를 줄일지, 사회적 가치를 신뢰할 만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을지, 해결 속도가 발생 속도를 앞지를 만큼 빨라질지는 앞으로의 실행이 증명할 몫이다. 다만 사회문제를 '비용과 속도의 문제'로 재정의하고, 기술을 그 해법의 중심에 놓았다는 점에서, 이번 강연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바라보는 하나의 분명한 관점을 제시한다.

출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2026 ERT Member's Day 기조강연 전사(2026년 5월 20일, 대한상의회관). 행사 개요 및 참석자 사실은 글로벌뉴스통신·뉴스핌·한국경제 등 보도와 ERT(신기업가정신협의회) 자료로 확인함. 본문 중 '능력 격차' 수치와 '속도 역전' 도식은 강연에서 제시된 설명을 시각화한 예시이며, 정밀한 통계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