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 인터뷰 해부
— 데이터, 전쟁, 그리고 정치라는 경쟁자
와이어드(WIRED)의 인터뷰 시리즈 'The Big Interview'에 출연한 팔란티어(Palantir) 창업자 겸 CEO 알렉스 카프(Alex Karp)는 군사 표적 시스템, 이민 단속, 데이터 보호, 그리고 자신이 "진짜 경쟁자"라고 부르는 정치 진영까지 거침없이 발언했다. 그의 주장을 하나씩 풀어보고, 사실관계를 점검한다.
팔란티어는 일반 대중에게 가장 설명하기 까다로운 기술 기업 중 하나다. 검색 엔진도, 소셜 네트워크도, 스마트폰도 만들지 않는다. 회사 이름은 톨킨(J.R.R. Tolkien)의 소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먼 곳을 보는 돌(palantír)'에서 따왔다. 무엇을 파는지가 한눈에 보이지 않는데도,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수천억 달러대 기업으로 성장했고 동시에 가장 격렬한 찬반을 동시에 부르는 회사가 되었다.
이 인터뷰에서 진행자 스티븐 레비(Steven Levy)는 팔란티어가 이민세관단속국(ICE,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 이스라엘, 우크라이나와 벌이는 작업을 정면으로 묻는다. 카프는 회피하지 않는다. 그는 회사를 변호하는 동시에 미국 진보 진영과 자기 출신 정당인 민주당을 비판하고, 유럽의 이민 정책을 공격하며, 노동의 가치를 둘러싼 거대한 경제 논쟁까지 끌어들인다. 발언은 강렬하지만, 그 안에는 검증이 필요한 주장과 의도적인 자기 서사가 섞여 있다.
이 글은 인터뷰를 주제별로 재구성해, (1) 카프가 무엇을 말했는지, (2) 그 배경 맥락은 무엇인지, (3) 사실관계가 어디까지 맞는지를 차례로 짚는다. 우선 가장 기초적인 질문부터 시작한다. 팔란티어는 대체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1. 팔란티어는 무엇을 파는가
카프는 인터뷰 후반에서 회사를 "가장 짧게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의 답을 정리하면 팔란티어의 사업은 크게 세 영역으로 나뉜다. 첫째는 정보기관 영역으로, 테러리스트나 조직범죄를 추적하면서도 시민의 데이터를 보호하도록 돕는다. 둘째는 전장(戰場) 영역으로, 아군의 위치 파악, 보급, 정보 출처 관리, 안전한 진입과 퇴출 경로 계산 같은 군사 작전을 소프트웨어로 지원한다. 셋째는 민간 기업 영역으로, 기업이 인공지능(AI)을 실제로 작동시키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정비 작업을 제공한다.
세 영역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이 카프가 거듭 언급하는 '온톨로지(ontology)'다. 그는 인공지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그 전에 반드시 갖춰야 할 '선행 조건'이 있다고 말한다. 고품질 데이터, 데이터를 이해 가능한 형태로 통합하는 작업, 데이터를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파이프라이닝(pipelining)', 그리고 조직의 보안 규칙과 업무 논리를 그대로 담아내는 구조가 그것이다. 이 모든 것을 묶어내는 결과물이 온톨로지이고, 팔란티어의 두 주력 플랫폼인 고담(Gotham, 정부·국방용)과 파운드리(Foundry, 민간용)가 이를 구현한다.
거대한 도서관을 떠올려 보자. 책(데이터)이 아무리 많아도, 분류 체계와 도서 목록(카탈로그)이 없으면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없다. 게다가 이 도서관은 위성사진, 부대 보고서, 통신 기록처럼 서로 형식이 전혀 다른 자료가 뒤섞여 있다. 온톨로지는 이렇게 제각각인 자료에 "이것은 사람, 저것은 차량, 그것들은 이런 관계"라고 일관된 의미의 지도를 입히는 작업이다. 즉 데이터 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의미가 통하는 하나의 세계'로 묶는 번역기이자 색인 체계다. 인공지능은 이 정돈된 세계 위에서야 비로소 쓸모 있게 작동한다.
카프의 사업 논리는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미래에는 기업이 자신이 창출한 가치의 일정 비율로 대가를 받게 되며, 그 가치는 언젠가 객관적으로 측정되어 재무제표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팔란티어는 그 '가치 창출의 토대'를 판다는 주장이다.
2. 프로젝트 메이븐 — 구글이 떠난 자리
인터뷰에서 카프는 팔란티어가 실리콘밸리와 오래 불화했다고 말한다. 회사가 친미·친서방을 표방하고 "정부를 작동하게 만들자"는 입장을 취한 것이, 당시 실리콘밸리 분위기에서는 돈이 안 되는 패배자의 노선으로 취급받았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상징적 사건이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이다.
프로젝트 메이븐은 드론 등 다양한 센서가 수집한 영상에서 표적을 식별하는 미국 국방부의 인공지능 사업이다. 카프의 표현을 빌리면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다. 광활한 전장에서 적을 찾아내되, 그 대상이 정말 적인지 아니면 아군이거나 통신이 탈취당한 민간인인지까지 구분해야 한다. 그는 인간이 최종 승인 단계에 개입하는 '표적 작업대(targeting workbench)'를 통해, 어떤 조건에서 표적이 승인되었는지와 시민 자유 보호 장치까지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메이븐은 2017년 구글(Google)의 계약으로 시작됐다(초기 규모 약 900만 달러). 2018년 4월 약 4,000명의 구글 직원이 군사용 인공지능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고, 일부는 사직했다. 같은 해 6월 구글은 계약을 종료했으며, 이후 사업은 팔란티어로 넘어갔다. 카프가 "모두가 등을 돌릴 때 우리는 정부를 향해 걸어갔다"고 말한 것은 이 전환을 가리킨다.
이후 팔란티어는 메이븐을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으로 발전시켰다. 2024년 5월 미 육군과 약 4억 8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2026년 3월 기준 계약 한도는 2029년까지 약 13억 달러, 사용자는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도됐다.
카프는 메이븐을 비롯한 표적 능력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미국이 억지력을 재건하는 데 한몫했다고 본다. 그는 다른 기업과 다른 인력도 있지만 팔란티어가 그 "중추(backbone)"라고 주장한다.
3. ICE, 이민, 그리고 카프가 인정하는 세 갈등 지점
레비는 팔란티어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장기 계약을 맺어왔다는 점을 짚는다. 카프는 시간 순서를 바로잡는다. 회사의 첫 계약은 미 중앙정보국(CIA, Central Intelligence Agency), 특수작전부대, 연방수사국(FBI,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같은 정보 영역이었고, 가장 큰 계약은 국방부(DOD, Department of Defense)였으며, 국토안보부(Homeland Security) 영역 작업은 그 이후에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 작업이 본래 민주당 정부 시절 시작됐는데도 지금은 트럼프 행정부와 연결돼 논쟁이 된다고 말한다.
팔란티어는 2013년경부터 이민 관련 시스템에 관여해왔다. 2025년 4월에는 ICE와 약 3천만 달러 규모의 단독 입찰(수의계약) 계약을 맺어 '이민 생애주기 운영 시스템(ImmigrationOS, Immigration Lifecycle Operating System)'을 구축하기로 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이민 혜택을 담당하는 미국시민권이민국(USCIS, 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s)과도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도됐다.
이를 두고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미국이민협의회(American Immigration Council) 등 시민단체는, 이런 시스템이 불법 체류자만을 대상으로 제한된다는 보장이 없으며 정부 데이터의 오류 탓에 엉뚱한 사람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정밀 표적'을 내세우지만 그 정밀함은 데이터의 정확성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비판이다.
레비가 "이 정부와 민주주의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느냐, 어느 시점엔 선을 그어야 한다고 보느냐"고 묻자, 카프는 질문의 방향을 바꾼다. 그는 더 중요한 질문은 "회사가 규범을 어겼다고 판단했을 때 상업적 이익에 반(反)해 행동한 적이 있느냐"라며, 러시아·중국 등에서 일하지 않아 거의 도산할 뻔했고, 동의하지 않는 외국 정부에는 제품 제공을 거부했다고 답한다.
다만 카프는 진행자의 전제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이민에 회의적인 사람"이라 규정하며, 이민 정책은 시민의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그는 자기 출신인 진보 진영에서 한때 이민에 회의적인 사람이 많았다는 점을 들어 "열린 국경은 진보적 정책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자신이 오래 살았던 독일의 사례를 들어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 사회의 미래 같은 측면에서 우려를 표한다.
그러면서 카프는 자신과 가족이 의견을 달리하는 세 가지 지점을 직접 꼽는다. 국경(이민), 이스라엘, 그리고 우크라이나다. 그는 엘리트층으로부터는 이스라엘 문제로 가장 많은 비난을 받고, 진보 성향 지인들로부터는 ICE 문제로 종일 비판받는다고 토로한다.
4. "무슬림 데이터베이스는 만들지 않았다"
카프가 인터뷰에서 가장 강조하는 자기 변호 중 하나는, 자신이 무슬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거부한 첫 번째이자 몇 안 되는 최고경영자(CEO) 중 하나였다는 주장이다. 그는 자신이 유대인이자 이스라엘을 옹호해온 인물이라 그런 거부를 할 사람으로 가장 예상 밖일 텐데도 거부했다고 말한다. 또한 미국 내에서 차별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사업에서는 제품을 직접 회수했다고 덧붙인다.
카프가 무슬림 등록부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사실이다. 2016~2017년 트럼프 1기 출범을 앞두고 무슬림 등록부 우려가 불거졌을 때, 카프는 포브스(Forbes) 인터뷰에서 "요청받더라도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다만 '첫 번째이자 몇 안 되는' CEO라는 자기 규정은 다소 과장이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Facebook), 알파벳(Alphabet, 구글 모기업), 애플(Apple) 등 다른 대형 기술 기업들도 무슬림 등록부 구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서면 입장을 냈고, 오히려 팔란티어는 비교적 늦고 조용하게 입장을 밝힌 축에 속했다. 이미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을 위해 이민자 추적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보도가 우려를 키운 정황도 있었다.
5. "우리 제품이 악용하기 가장 어렵다"
차별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카프는 "설령 내가 차별에 찬성하더라도, 우리 제품으로는 그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한다. 그가 드는 근거가 접근 통제 목록(ACL, Access Control List)이다. 보통 데이터를 정치 성향, 성별, 인종에 따라 차별적으로 다루려면 데이터의 흐름을 볼 수 없게 만들어야 하는데, 팔란티어 제품은 데이터가 어떻게 병합됐는지, 어떤 파이프라인을 만들었는지, 어떤 가정이 들어갔는지, 데이터가 어디로 흘렀는지를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팔란티어가 "인간의 권리를 빼앗는 데 악용하기 가장 어려운 제품"이라고 거듭 말한다.
출입증으로만 드나들 수 있는 건물을 떠올려 보자. 각 문에는 "누가, 언제, 어떤 권한으로 들어갔는지"가 자동으로 기록된다. 누군가 권한 없이 특정 자료실에 들어가려 하면 막히고, 그 시도조차 로그(기록)로 남는다. ACL은 데이터에 이 출입증·로그 체계를 입히는 것이다. 카프의 주장은 "우리 제품은 모든 데이터 접근에 출입 기록이 남아, 몰래 악용하면 흔적이 보이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설계상 추적 가능성'과 '실제로 악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별개의 문제다. 접근 기록이 남는다는 것은 사후에 감사(監査)할 수 있다는 뜻이지, 권한을 가진 주체의 오·남용 자체를 막는다는 뜻은 아니다. 누가 그 기록을 들여다보고 책임을 묻느냐는 별도의 거버넌스 문제로 남는다.
또한 2017년 디인터셉트(The Intercept)는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이 유출한 문서를 근거로, 팔란티어 소프트웨어가 미 국가안보국(NSA, National Security Agency)의 대규모 통신 수집 프로그램 'XKEYSCORE'와 함께 쓰였다고 보도했다. 시민단체들은 ImmigrationOS 같은 시스템이 본래 대상을 넘어 누구에게나 확장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즉 "악용이 가장 어렵다"는 카프의 주장은 제품 아키텍처에 관한 것이며, 그 도구가 어떤 목적에 동원되는지는 또 다른 차원의 논쟁이다.
6. "우리의 진짜 경쟁자는 정치다"
경쟁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카프는 의외의 답을 내놓는다. 팔란티어의 경쟁은 사실상 정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워크(woke) 좌파와 워크 우파"가 매일 팔란티어를 해칠 방법을 찾으며, 권력을 잡으면 회사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본다. 프랑스에서 공산당 계열이 집권하거나, 미국에서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같은 흐름이 민주당을 장악하면 회사가 쫓겨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자신이 민주당을 자기 정당으로 여겨왔지만, 그런 정당이라면 더는 속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인터뷰에서 카프가 가정법으로 언급한 조란 맘다니는 2025년 11월 4일 뉴욕시장 선거에서 약 50.4%를 득표해 당선됐고, 2026년 1월 1일 취임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표방하며, 뉴욕시 최초의 무슬림·남아시아계 시장이자 1세기 이상 만의 최연소 시장이다. 카프가 이 인터뷰에서 그를 '만약 장악한다면'이라는 위협의 사례로 든 것은, 촬영 시점이 맘다니의 정치적 부상기였음을 시사한다.
카프는 이 적대를 약점이 아니라 자산으로 본다. 누군가 팔란티어에 대해 터무니없는 말을 하면, 정작 회사가 원하는 유형의 똑똑한 사람들은 "그렇게 단순할 리 없다"며 직접 들여다보고, 결국 회사의 아키텍처를 확인한 뒤 합류하거나 고객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팔란티어의 브랜드 이미지가 가장 나쁜 나라가 프랑스인데도, 역설적으로 미국 내 최고의 프랑스인 직원들이 팔란티어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 논리의 밑바탕에는 노동의 가치를 둘러싼 카프의 견해가 있다. 그는 "노동이 무가치해질 것"이라고 떠드는 담론이 사람들을 비현실적인 정치인에게 투표하게 만든다고 본다. 반대로 팔란티어 같은 제품은 배관공·목수·전기공이나 공장 노동자처럼 평범한 직업을 가진 사람의 노동 가치를 시간이 갈수록 더 높여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경제가 "1만 명이 독점하는 가치 창출"로 완전히 이동한다는 서사가 좌우를 막론하고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카프의 자기 규정은 표면적으로 모순돼 보인다. 군사·국방 사업을 핵심으로 하면서 동시에 '친노동'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그의 논리는 이렇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없앤다는 공포가 정치적 극단을 부르므로, 도구가 평범한 노동자의 생산성과 시장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는 것. 이는 곧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서사에 맞서 "AI가 사람을 증강한다"는 서사를 회사 전략으로 삼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7. 컬트라 불리는 문화, 그리고 아웃사이더 전략
레비는 팔란티어의 독특한 문화, 심지어 카프 자신이 '컬트(cult)'라 불렀던 점을 언급한다. 카프는 비인기(非人氣)에는 버그(결함)만 있는 게 아니라 강력한 '기능(feature)'도 있다고 답한다. 그는 비인기 상태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덕에 세계 최고의 인재를 얻는다고 본다. 단순한 비난에 휘둘리지 않고 문제의 본질을 파고드는 사람들이 회사에 모인다는 논리다. 그는 같은 필라델피아 출신인 미식축구 선수 제이슨 켈시(Jason Kelce)의 "아무도 우리를 좋아하지 않아, 그래도 상관없어"라는 구호에 빗대어진 이 정서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자신들을 피해자로 규정하는 것은 거부한다. 회사가 매우 잘하고 있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하며, 피해자 서사를 명확히 선을 긋는다.
8. 숫자가 받쳐주는 자신감
카프의 거침없는 화법은 실적이라는 토대 위에 서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2월 실적 발표를 "비행접시가 이륙하는 숫자"에 비유하며, 팔란티어가 단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며 성장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패턴은 이후로도 이어졌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약 16억 3천만 달러였고, 미국 정부 부문도 약 6억 8천만 달러로 84% 증가했다. 카프 본인은 2024년 미국 상장사 중 최고 보수를 받은 CEO로 집계됐고, 같은 해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그를 '올해의 CEO'로 선정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의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업계 지표로 '40의 법칙(Rule of 40)'이 있다.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을 더한 값이 40을 넘으면 우량하다고 본다. 보통은 빠르게 성장하려면 이익을 희생하고, 이익을 내려면 성장을 늦추는 상충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팔란티어의 이 수치는 145%에 이른다. 성장과 수익이라는, 대개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한 방향이 아니다. 이런 호실적 발표 직후에도 주가가 하락한 사례가 있었고, 2026년 들어 주가는 연초 대비 내림세를 보이기도 했다. 성장세가 워낙 가파른 만큼, 그 속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와 현재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이 과도한지를 두고 투자자들의 경계가 남아 있다. 또한 상업 고객 수가 약 1천 곳으로, 동종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에 비하면 적은 편이어서 대형 계약 하나하나가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집중도 위험도 지적된다.
읽어낼 것
이 인터뷰의 핵심 긴장은 한 가지로 모인다. 카프는 팔란티어를 친서방·친노동·반(反)차별의 도구로, 그리고 "악용하기 가장 어려운 제품"으로 서사화한다. 반대편에는 군사 표적 시스템과 이민 단속 인프라의 실제 사용처, 그리고 "설계상 추적 가능함"이 곧 "오·남용이 일어나지 않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구조적 반론이 있다.
레비가 던진 질문—"제품이 시민권 침해에 쓰일 때 개입하겠는가"—에 카프는 "개입한 적이 있고 앞으로도 그러겠다"고 답하면서도, 진행자가 깐 전제(지금의 이민 집행이 전례 없다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결국 인터뷰는 두 가지를 분명히 남긴다. 하나는 팔란티어의 기술이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가라는 사실의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그 기술을 누가 어떤 목적에 쓰며 누가 그 사용을 감시하는가라는, 기술 바깥의 영역이다.
카프는 후자를 "정치"라 부르며 그것이 자신의 진짜 경쟁자라고 했다. 그 표현이 정확하다면, 팔란티어를 둘러싼 논쟁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어떤 기록이 남는지뿐 아니라, 누가 그 기록을 들여다보고 책임을 묻는지가 남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