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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분석 · AI 에이전트

에이전트가 코드를 쓰는 시대

Claude Code를 만든 보리스 처니(Boris Cherny)의 2026년 5월 인터뷰를, 발언의 사실관계를 하나씩 검증하며 다시 읽는다. 코딩이라는 작업이 어떻게 “타이핑”에서 “지시”로 바뀌었는지, 그 변화가 컴퓨트·일자리·보안·창업에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리했다.

2026년 5월 28일 · 읽는 데 약 14분 · 출처: Code with Claude 행사 인터뷰 + 공개 보도 교차검증
먼저 핵심만

처니의 주장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 코드는 이제 사람이 타이핑하는 대신 여러 에이전트에게 “시켜서” 만들어진다. 둘째, 이 변화의 병목은 모델 성능이 아니라 컴퓨트(연산 자원)이며, 그래서 Anthropic은 SpaceX의 데이터센터까지 통째로 빌렸다. 셋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능력은 ‘읽고 쓰기’처럼 보편 소양이 되고, 그 위에서 전문가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아래에서는 검증 가능한 사실과 과장된 수사를 구분해 짚는다.

불과 1년여 만에 엔지니어가 코드를 다루는 방식이 통째로 바뀌었다. 처니의 표현을 빌리면, 예전에는 워드 문서를 쓰듯 텍스트 편집기에 코드를 한 줄씩 손으로 입력했지만, 지금은 에이전트에게 말을 걸면 에이전트가 코드를 쓴다. 그는 어느 순간이든 자기 작업을 대신 돌리는 에이전트를 “몇 개에서 때로는 수천 개”까지 띄워 둔다고 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자기 홍보가 아니다. 2026년 1월, 처니가 X(옛 트위터)에 올린 개인 터미널 셋업이 개발자 사회에서 일종의 선언문처럼 퍼졌다. 그는 터미널 탭을 1번부터 5번까지 번호 붙여 다섯 개의 Claude를 동시에 돌리고, 시스템 알림으로 어느 에이전트가 입력을 기다리는지 파악한다고 적었다. 브라우저에서는 또 다른 다섯에서 열 개를 돌리며, 웹과 로컬 사이를 “텔레포트” 명령으로 옮긴다. 이 방식을 따라 해 본 한 개발자는 그 경험이 코드를 ‘치는’ 것보다 실시간 전략 게임에서 유닛을 ‘지휘하는’ 것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 비유로 이해하기 — ‘에이전트’란?

편집장을 떠올려 보자. 예전의 프로그래밍은 작가가 원고지에 직접 한 글자씩 쓰는 일이었다. 지금의 에이전트 코딩은, 편집장이 여러 명의 작가에게 “이 기능을 만들어 와, 다 되면 검토받게 가져와”라고 지시하고, 작가들이 각자 초안을 써서 가져오면 편집장이 “좋다 / 이 부분만 고쳐”라고 판정하는 구조다. 작가의 수가 많아질수록 한 사람의 편집장이 한 부서만큼의 결과물을 낼 수 있다. ‘에이전트’는 목표를 주면 스스로 단계를 쪼개 실행하고 결과를 가져오는, 자율적으로 일하는 그 작가에 해당한다.

01Claude Code는 어떻게 태어났나

처니는 메타(Meta)에서 약 7년을 보냈다. 인스타그램의 기술 리드 중 한 명이었고, 여러 코드베이스 전반의 코드 품질을 책임졌다. 그가 일관되게 말하는 신념은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엔지니어를 생산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산성이 떨어지면 사람들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단순한 명제다.

그는 2024년 말 일본에서 지내다 Anthropic에 합류했다. 처음 들어간 팀은 ‘Labs’ 팀으로, 제품과 모델 개발의 접점에서 “다음에 올 것”을 시제품으로 만들어 보는 역할이었다. 당시 그가 느낀 감각은 ‘제품 과잉(product overhang)’이었다. 모델은 이미 기존 도구가 허락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는데, 그 잠재력을 끌어낼 제품이 없었다는 뜻이다.

그 작은 팀이 만들어 낸 것이 네 가지다. Claude Code(처니 본인), MCP(Model Context Protocol, 모델·도구 연결 표준), Skills(작업별 모범사례 묶음), 그리고 데스크톱 앱. 팀이 워낙 작았고 아이디어들이 “이상한” 축이었던 탓에, 처음엔 무엇이 통할지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그를 이끈 매니저 벤(Ben)의 조언은 인용할 만하다. “오늘의 모델이 아니라 6개월 뒤의 모델을 기준으로 만들라.” 실제로 초기 Claude Code는 그리 좋은 제품이 아니었고, 처니 자신도 내부에서 자기 코드의 10% 정도에만 썼다고 털어놓았다.

전환점은 모델이었다. Claude Code는 2025년 2월 공개됐고,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도구의 성능이 올라가고 그 성능이 다시 채택을 끌어올리는 선순환이 작동했다. 곡선은 단순히 가팔라진 게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더 가팔라졌다. 처니가 “우리에게는 모델이 곧 제품이고 제품이 곧 모델”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Claude Code는 공개된 GitHub 커밋의 약 4%를 차지하는 수준까지 성장했고, 일간 활성 사용자가 한 달 만에 두 배가 되기도 했다.

Labs 팀 합류 2024.09 2025.02 Claude Code 공개 정식 출시 · Opus 4 2025.05 2025.11 Opus 4.5 · 손코딩의 끝 Cowork · 셋업 화제 2026.01 2026.05 Colossus 1 · Opus 4.7
▲ Claude Code의 발전 연표. 진하게 표시한 두 지점(2025.11·2026.05)은 처니가 “이때부터 내가 쓰던 코드를 전부 Claude가 쓰게 됐다”고 지목한 전환점과, 컴퓨트 확보가 본격화한 시점이다.

02병목은 모델이 아니라 ‘컴퓨트’였다

처니가 인터뷰에서 모델이나 큰 제품 발표보다 먼저 강조한 것은 컴퓨트였다. Anthropic의 성장세가 “모든 추정치를 앞질렀다”는 것이고, 그만큼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려면 더 많은 연산 자원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 해법으로 등장한 것이 SpaceX와의 이례적인 제휴다.

2026년 5월 6일, Anthropic은 두 번째로 열린 개발자 행사 ‘Code with Claude’에서 일론 머스크의 SpaceX가 보유한 데이터센터 Colossus 1(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소재)의 연산 능력을 통째로 빌리는 계약을 발표했다. 규모는 300메가와트(MW) 이상, 엔비디아(NVIDIA) GPU 22만 장 이상으로, 한 달 안에 가용해지는 물량이다. 머스크 쪽은 자사의 모델 학습을 이미 Colossus 2로 옮겼기 때문에 Colossus 1을 임대할 여유가 있었다.

이 계약이 곧바로 의미한 것은 이용 한도의 상향이다. 그동안 적지 않은 유료 구독자가 “몇 작업만 하면 사용 한도에 걸린다”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번 확보로 Anthropic은 Claude Code의 5시간 사용 한도를 두 배로 늘리고, Pro·Max 사용자에 대한 피크 시간대 제한을 없앴으며, Opus 모델의 API 한도를 크게 올렸다. Anthropic 자신도 한 달 전 “수요로 인해 인프라에 불가피한 부담이 생겼고 신뢰성과 성능에 영향을 줬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교차검증 메모 — Colossus 1 계약은 Bloomberg·CNBC·CoinDesk·SpaceX(x.ai) 공식 발표 등 다수 출처로 확인된다. 다만 한도 상향 폭의 세부 수치(예: 정확한 API 배율)는 출처마다 표현이 다르므로, 본문은 “두 배·대폭 상향”이라는 공통 표현만 채택했다. 또한 Anthropic은 SpaceX와 “궤도(우주) 컴퓨트” 다(多)기가와트 개발에 대한 협력 ‘관심’을 밝혔는데, 이는 구속력 있는 계약이 아니라 의향 표명 단계다.

Colossus 1은 단발성 거래가 아니라 일련의 컴퓨트 확보 흐름의 한 조각이다. Anthropic은 아마존과 최대 5기가와트(GW), 구글·브로드컴과 5GW(2027년부터 가동),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이미 쌓아 왔다. 처니가 컴퓨트 배분을 “장기적으로 제품과 연구 사이의 건강한 균형”의 문제로 설명한 배경에는 이런 구조가 있다. 너무 많이 사서 놀리지도, 너무 적게 사서 모자라지도 않게 맞추는 줄타기라는 것이다.

⬡ 비유로 이해하기 — ‘컴퓨트’란?

컴퓨트는 전력망의 발전 설비와 비슷하다. 사용자의 요청은 전기 수요, GPU 군집은 발전소다. 수요가 폭증하는데 발전 용량이 모자라면 ‘정전’ 대신 ‘사용 한도 도달’이 뜬다. 새 발전소(아마존·구글 계약)는 짓는 데 시간이 걸려 2026년 말~2027년에야 가동되므로, 그 사이의 공백을 이미 완공돼 있던 남의 발전소(Colossus 1)를 통째로 빌려 메운 셈이다. AI 경쟁이 모델 성능만큼이나 ‘발전 용량 확보전’이 된 이유다.

03코더 바깥으로: Cowork와 ‘시장이 보여 준 수요’

제품 담당자로서 처니가 가장 흥미로워한 현상이 있다. Claude Code를 내놓고 약 6개월이 지나자, 사람들이 그 도구를 코딩이 아닌 일에 쓰기 시작한 것이다.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 관리는 물론, 어떤 사람은 웹캠으로 토마토 화분의 양분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작물을 키우는 데까지 활용했다. 처니는 이를 “시장 수요가 실시간으로 드러나는 가장 멋진 장면”이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이 어떤 용도로 쓰고 싶어 한다면, 그 용도에 맞춰 만들어 주는 것이 제품 담당자의 일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물이 Cowork다. 2026년 1월 12일 리서치 프리뷰로 공개됐고, 코드를 모르는 지식 노동자를 위해 Claude Code의 에이전트 능력을 데스크톱으로 옮겨 온 제품이다. 로컬 파일과 폴더, 일상 애플리케이션에 직접 접근해 다단계 작업을 끝까지 수행한다. 사용자가 목표만 정하면 Cowork가 방법을 알아서 찾는 구조다. 영수증 스크린샷을 경비 정산 시트로 바꾸거나, 흩어진 메모에서 초안을 뽑아내는 식의 작업이 시연됐다.

Cowork는 Claude Code를 써서 약 열흘 만에 만들어졌다 — AI 코딩 도구가 자신의 비(非)코딩 형제 제품을 만든 셈이다.

이 ‘재귀적’ 사실은 단순한 일화가 아니라, AI 연구소가 자기 도구를 내부에 깊이 적용했을 때 개발 속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처니 본인도 행사 출장 항공권을 Cowork에게 맡겨 예약했다고 했다. 그는 다른 일을 하는 동안 에이전트가 표를 끊었다.

맥락 보정 — 처니는 인터뷰에서 Cowork를 “코더가 아닌 사람들이 처음 경험하는 제품”으로 소개하지만, Cowork 자체는 인터뷰 시점(2026년 5월)보다 앞선 1월에 이미 공개된 상태였다. 즉 “여기서 처음 내놓는다”기보다는, 비전문가용 에이전트라는 ‘범주’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04“컴퓨터를 중심에”: 생산성 재구조화

처니가 기업 도입을 설명할 때 든 비유가 인상적이다. 그는 1990년대 초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사례연구를 언급했다. “컴퓨터가 도입됐는데 왜 생산성 향상은 보이지 않는가”라는 당시의 질문에 대한 답은, 생산성 이득을 누리려면 업무 프로세스 전체를 컴퓨터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낡은 서류 캐비닛을 그대로 둔 채 구석에 컴퓨터 한 대를 놓아 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컴퓨터가 ‘중심’에 와야 한다.

처니는 같은 일이 지금 Claude를 두고 벌어진다고 본다. Anthropic 내부에서도, 가장 앞선 고객들 사이에서도 Claude가 모든 일의 중심에 놓이도록 업무 방식 자체를 다시 짜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효과의 크기가 핵심이다. 과거 개발 생산성 업무에서 그가 보던 개선은 몇 퍼센트포인트 수준이었지만, 지금 가장 앞선 고객들이 보는 개선은 수백 퍼센트포인트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개선 속도 자체가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석에 둔 컴퓨터 — 효과 미미 서류함 서류함 서류함 PC 중심에 둔 Claude — 효과 폭증 마케팅 데이터 개발 운영 법무 고객지원 Claude
▲ 처니가 빌려 온 1990년대 생산성 역설의 교훈. 도구를 구석에 두면 효과가 미미하지만, 업무 흐름의 중심으로 끌어와 모든 기능이 그것을 거치도록 재구성하면 효과가 비약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는 “기업 다수가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신중했다. Shopify 같은 기업이나 NASA처럼 앞선 사례가 늘고 있지만, 지식 노동 전반에 같은 흐름이 퍼지는 데는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봤다. 코딩에서는 포춘(Fortune) 대기업부터 주말의 1인 개발자까지 채택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고, 이제 지식 노동에서 같은 곡선이 시작됐다는 진단이다.

검증 사례 — 처니가 든 “NASA가 Claude Code로 화성 탐사차의 경로를 그렸다”는 사례는 사실로 확인된다. 2025년 12월 8일·10일(화성 기준 sol 1707·1709),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Claude를 이용해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탐사차가 예제로 크레이터의 약 400m 암석 지대를 통과할 경로를 짰다. Claude는 누적된 운용 데이터를 받아 ‘로버 마크업 언어(Rover Markup Language)’로 명령을 작성하고, 10m 구간을 이어 붙인 뒤 스스로 점검·수정했다. JPL은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해 최소한의 수정만 가했다. 다른 행성에서 AI가 경로를 계획한 첫 사례다.

05일자리와 경제: 단기 기회, 장기 불확실

가장 민감한 대목이다. 처니는 단기적으로는 이 변화가 ‘기회’를 만든다고 본다. 사람들이 하기 싫은 노역에서 풀려난다는 것이다. 엔지니어 입장에서 그것은 디버깅이나 방대한 양의 코드 작성, 프로그램의 동작을 머리 싸매고 따지는 일이다. 장기적으로는 “예측하기 어렵고, 많은 경제학자가 연구하는 주제”라며 단정을 피했다.

이 신중함은 그가 다른 자리에서 한 발언과 함께 읽어야 균형이 맞는다. 별도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동화로 인한 상당한 일자리 감소가 “정말로 오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함께 온다고 말한 바 있다. 즉 ‘기회’라는 단기 서사와 ‘대규모 이동’이라는 장기 가능성이 공존한다.

여기에는 본문이 균형을 위해 덧붙일 반대 신호도 있다. AI 사용량이 늘면서 엔지니어 1인당 비용 청구서를 본 일부 최고재무책임자(CFO, Chief Financial Officer)들이 충격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고, 15만 명 넘는 개발자가 특정 벤더 종속을 피하려 오픈소스 대안(OpenCode 등)으로 위험을 분산한다는 흐름도 관측된다. 생산성 이득이 곧바로 ‘순(純) 비용 절감’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06보안: 모델이 취약점을 찾기 시작했다

처니는 보안을 회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로 꼽으며, 최근 일어난 변화를 “위상 변화(phase change)”라 표현했다.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사실이 아니었는데, 이제 모델이 거의 모든 종류의 소프트웨어에서 취약점을 찾아내는 데 매우 뛰어나졌다는 것이다. 위협 모델 자체가 새로워졌고, 공격·방어의 역학이 통째로 바뀌었다고 봤다.

Anthropic의 전략은 단순하다. ‘좋은 편’이 가장 좋은 모델을 먼저 갖게 해, 나쁜 편이 접근하기 전에 취약점을 찾아 패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취약점 탐색 같은 능력을 폭넓게 일반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명확히 했다.

⬡ 비유로 이해하기 — ‘이중용도’의 긴장

같은 자물쇠 따기 기술이 자물쇠 수리공의 손에 있으면 방어가 되고, 도둑의 손에 있으면 공격이 된다. AI의 취약점 탐색 능력도 똑같은 ‘이중용도(dual-use)’ 기술이다. “좋은 편에게 먼저”라는 전략은 합리적이지만, 그 ‘먼저’의 시간차가 얼마나 유지될지, 누가 ‘좋은 편’인지를 누가 정하는지는 여전히 열린 질문이다. 능력을 좁게 통제하겠다는 약속 자체가, 그 능력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그럼 평범한 사용자가 모든 일을 AI 에이전트에게 맡겨도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처니는 “작업마다 다르며, 균형을 익혀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가 반복해 강조한 실용적 조언은 하나다. 모델은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눈에 띄게 좋아지므로, 1년 전에 써 보고 별로였다는 기억으로 판단하지 말고 계속 새로 시도해 보라는 것이다.

07“인쇄기 모멘트”: 코딩이 기본 소양이 되는 미래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 또는 이제 진입하는 학생에게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직업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처니는 역사적 비유로 답했다. 그의 예측은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능력이 ‘읽고 쓰기’와 같은 기본 소양이 되리라는 것이다. 1400년대에는 대부분이 글을 읽고 쓰지 못했지만 지금은 대다수가 문해(文解) 능력을 갖춘 것처럼, 코드를 작성하는 일도 그렇게 보편화한다는 전망이다.

이것이 역사 속 ‘인쇄기 모멘트’라는 것이 그의 느낌이다.

동시에 그는 직업의 소멸이 아니라 ‘재편’을 말한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어도 전문 작가가 여전히 중요하듯, 누구나 코드를 시킬 수 있어도 그 일에 특출난 전문가는 계속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회 전체가 문해 능력을 갖추면서 더 크고 야심 찬 일을 할 수 있게 됐듯, 소프트웨어가 보편 소양이 되면 더 큰 일이 가능해진다는 낙관이다.

창업에 대해서도 그는 대담하다. 지금이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역사상 가장 좋은 때이며, 10년 안에 지금보다 스타트업이 100배 많아져도 놀라지 않겠다고 했다. 인재 경쟁에 대해서는, 엔지니어든 제품 관리자든 디자이너든 ‘좋은 사람’의 중요성은 그대로라고 못 박았다. 도구가 좋아진다고 최고의 사람이 덜 필요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08비판적으로 읽기 — 무엇을 믿고 무엇을 덜어낼까

이 인터뷰는 정보 가치가 크지만, 발언자가 그 변화를 파는 회사의 책임자라는 점을 빼고 읽을 수는 없다. 검증 가능한 사실과 해석·전망을 구분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가장 신뢰할 만한 신호는 오히려 그가 무심코 던진 실용적 조언이다. “모델은 버전마다 달라지니, 과거의 인상으로 판단하지 말고 매번 다시 시험해 보라.” 도구의 한계선이 빠르게 이동하는 국면에서, 어제의 평가로 오늘을 단정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이 인터뷰가 남기는 가장 실천적인 메시지다.


이 글은 2026년 5월 Code with Claude 행사 즈음의 처니 인터뷰를 토대로, 발언의 사실관계를 Anthropic 공식 발표·주요 매체 보도와 교차검증해 재구성한 분석이다. 인용은 모두 원문을 옮기지 않고 요지를 풀어 정리했으며, 수치·날짜는 확인된 범위에서만 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