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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 사회 · 국가전략

AI가 능력 격차를 지운다는 말 — 최태원의 인재론과 ‘AI 네이션’ 구상

KBS ‘다큐 인사이트 — 인재전쟁2: 최태원의 대답’이 던진 질문을 정리하고, 강연의 근거를 사실과 맞춰 본 뒤, 받아들일 점과 따져볼 점을 가른다.

2026년 5월 29일

2026년 5월 28일 KBS1 ‘다큐 인사이트 — 인재전쟁2: 최태원의 대답’이 방송됐다. 지난해 ‘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이라는 부제로 화제가 된 1편의 후속으로, 2편은 ‘차이나 스피드, 코리아 딜레마’를 내걸고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전문직마저 대체하는 시대에 어떤 사람이 인재인지를 물었다. 강연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다.

이 글은 강연의 논지를 따라가되, 거기서 든 근거를 가능한 한 사실과 대조하고, 새겨들을 만한 부분과 한 번 더 의심해 볼 부분을 나눈다. 한 가지는 미리 밝혀 두는 편이 정확하다. 최 회장은 AI 시대의 최대 수혜 기업 가운데 하나를 이끈다. SK하이닉스는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 시장의 선두 공급자다. 그의 ‘AI 네이션’ 구상은 진지하지만, 동시에 그가 선 자리의 이해관계와도 맞닿아 있다. 주장을 평가할 때 이 위치를 함께 보는 편이 공정하다.

1.AI는 어디로 가는가: 리즈닝 → 에이전틱 → AGI

최 회장은 지금을 ‘리즈닝(Reasoning) AI’에서 ‘에이전틱(Agentic) AI’로 넘어가는 전환점으로 본다. 리즈닝 AI는 사람이 물으면 답을 내놓는 단계다. 오늘날 대부분이 쓰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에이전틱 AI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목표를 주면 스스로 판단해 행동으로 옮긴다. 더 멀리는 인간만큼, 또는 인간을 넘어서는 범용 지능 — 곧 AGI(범용인공지능,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시대가 머지않았다고 본다. 그는 이 전환이 대략 5년 안팎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유로 보면

리즈닝 AI가 동전을 넣으면 음료를 내주는 ‘자판기’라면, 에이전틱 AI는 “커피 한 잔 부탁해”라고만 해도 알아서 사 오는 ‘비서’에 가깝다. 자판기는 내가 버튼을 정확히 눌러야 움직이지만, 비서는 목표만 알려 주면 중간 과정을 알아서 채운다. 그만큼 ‘비서를 잘 부리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리즈닝 AI 묻는다 → 답한다 지금 쓰는 단계 에이전틱 AI 시킨다 → 실행한다 스스로 판단·행동 AGI 인간 수준 범용지능 전망: 수년 내
최태원 회장이 제시한 AI 발전의 세 단계. 현재는 첫 번째에서 두 번째로 넘어가는 길목으로 진단된다.

2.두 번의 격차: 지금은 벌어지고, AGI에서는 좁아진다(?)

강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격차’에 대한 분석이다. 최 회장은 격차가 두 번 움직인다고 본다. 지금은 벌어지고, AGI에 이르면 좁아진다는 것이다.

먼저 전환기에는 AI를 잘 쓰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의 차이가, AI가 없던 때보다 오히려 더 크게 벌어진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국가에도 같이 적용된다. 자본과 에너지, 그리고 몰입의 정도가 성패를 가르고, 앞선 자가 시장을 거의 차지하는 구도가 된다는 진단이다.

그런데 AGI 단계에 가면 이야기가 뒤집힌다고 한다. 그의 비유는 이렇다. 사람과 사람의 능력 차이를 대략 10배라 하고, 능력이 낮은 쪽을 10, 높은 쪽을 100으로 두자. 여기에 AI가 더해 주는 능력이 약 1,000쯤 된다고 가정하면, 두 사람은 각각 1,010과 1,100이 된다. 둘의 차이는 10배에서 약 9%로 줄어든다. 모두가 비슷한 수준의 AI를 손에 쥐면, 타고난 능력 차이는 묻힌다는 논리다.

AI 이전 AGI 이후 10 100 낮음 높음 10배 차이 1,010 1,100 낮음 높음 약 9% 차이
AI(약 1,000)가 모두에게 더해지면, 사람 사이의 10~100 차이는 전체 능력 안에서 거의 묻힌다 — 단, ‘모두가 비슷한 AI를 쥔다’는 전제가 성립할 때의 이야기다.
비유로 보면

모두에게 같은 성능의 고급 계산기를 쥐여 주면 암산 실력 차이는 거의 의미가 없어진다. 누구는 암산이 빠르고 누구는 느려도, 계산기 앞에서는 결과가 비슷해진다. 다만 핵심은 작은 글씨에 있다. ‘모두가 같은 계산기를 가질 때’라는 단서다. 누군가는 최신 계산기를, 누군가는 고장 난 계산기를 쥔다면, 격차는 좁아지기는커녕 더 벌어진다.

이 논증은 직관적이지만 전제 하나에 크게 기댄다. ‘모두가 비슷한 수준의 AI를 비슷한 값에 쓸 수 있다’는 가정이다. 현실의 첨단 AI는 소수의 기업과 국가에 집중돼 있고, 가장 강한 모델일수록 비용과 접근의 문턱이 높다. 만약 그 1,000짜리 능력이 일부에게만 1,000이고 다른 쪽에는 100에 그친다면, 격차는 줄기는커녕 더 벌어진다. 최 회장 자신도 전환기에는 격차가 커진다고 말했다. 결국 그의 낙관은 ‘언젠가 접근이 평준화된다’는 두 번째 가정 위에 서 있는 셈이다.

경제학의 다수 견해는 오히려 반대쪽을 경계한다. 기술이 자본 소유자와 노동, 그리고 AI를 보완재로 쓰는 사람과 대체당하는 사람 사이의 분배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불평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능력 평준화’는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미래 가운데 하나일 뿐, 정해진 결말이 아니다.

3.인재상의 재정의: 제너럴리스트, 자격증, 그리고 ‘N잡’

능력이 평준화된다면, 무엇이 사람을 가르는가. 최 회장의 답은 ‘설계하는 능력’이다. 특정 분야를 깊이 파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보다, 여러 분야를 가로질러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을 짜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더 높이 평가받는다고 본다. AI와 인간이 함께 일하는 사회를 설계하는 일은, 한 우물만 판 사람보다 여러 영역을 두루 아는 사람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격증의 무게가 가벼워질 것이라고도 했다. 자격증은 대개 전문가가 쥔 지식과 기술을 증명하는 것인데, 그 지식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신하게 되면 ‘전문가를 고용할 것인가, AI를 쓸 것인가’라는 선택 앞에서 자격증의 값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직업의 개념도 흔들린다고 본다. 하나의 일에 들어가는 시간이 AI 덕분에 크게 줄면, 남는 시간에 다른 일을 더 하는 ‘N잡’이 보편화되고,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는 ‘9 to 6’의 틀이 해체된다는 것이다.

객석의 질문은 자연스레 진로로 향했다. 공대를 포기하고 의대로 몰리는 현실에 대한 우려였다. 최 회장은 그것을 ‘나라가 망할 문제’로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AGI 시대가 오면 엔지니어 수의 우위 같은 장점도 AI로 상당 부분 희석되며, 전환기 동안 부족한 인력은 해외에서 데려올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AI 시대에는 수학자가 의사보다 더 벌 수 있다’며, 공대나 기초과학을 택하는 일이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점을 학교와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기에는 따져볼 지점이 있다. 의사의 자격증은 단순한 기술 증명이 아니라 ‘법이 부여한 진료 권한’이다. 규제와 책임이 강하게 얽힌 직역일수록, 기술이 발전해도 자격의 빗장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AI가 진단을 잘하게 되더라도, 그 결과에 책임을 지고 처방을 내리는 법적 주체는 한동안 사람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자격증의 가치가 약해진다’는 진단은 규제가 약한 분야에서 먼저, 규제가 강한 분야에서는 한참 뒤에 나타날 것이다.

4.무엇을 기를 것인가: 네 가지 근육

그렇다면 무엇을 길러야 하는가. 최 회장은 ‘AI가 대신하기 어려운 네 가지 근육’을 들었다. 지식의 양을 빨리 채우는 훈련이 아니라, 다음의 능력을 ‘근육처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① 생각하는 근육

시험을 잘 치거나 지식을 빨리 흡수하는 훈련 대신, ‘왜 이 문제가 이렇게 만들어졌는가’를 근원까지 파고드는 사고력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빨리 푸는 일은 더 이상 인간의 몫이 아니며, 그런 시험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

② 적응하는 근육

변화가 빠르고 예측이 어려운 만큼, 한 번의 선택이 틀려도 다시 적응해 다음을 고르는 회복력이다. 실패가 인생 전체의 실패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그 바탕이 된다.

③ 공감하는 근육

AI가 흉내 내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는 스스로를 공감보다 논리에 가까운 유형이라 밝히면서도, 앞으로는 공감 능력의 값이 더 커진다고 봤다. 답을 잘 찾는 일은 AI가 대신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고 헤아리는 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④ 바디 스킬(body skill)

음악·미술·스포츠처럼 몸을 통해 가치를 만들고, 사람을 즐겁게 하거나 위로하는 능력이다. 로봇이 피아노를 칠 수는 있어도, 그 연주를 보며 느끼는 감흥은 또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 능력은 어디서 배우는가. 그는 학교를 버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친구를 만나고 사회성을 기르는 장으로서 학교는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는 다시 설계해야 하며, 배움의 장은 학교 담장 밖 — 회사, 비영리기구(NGO), 동아리, 창업 등으로 넓어질 것이라고 봤다. 선택지는 많아지지만, 무엇을 고를지를 정하는 일은 더 어려워진다는 단서도 함께 달았다.

5.국가 전략: ‘AI 네이션’의 3S와 세 개의 인프라

시선을 개인에서 국가로 옮기면, 최 회장의 처방은 ‘AI 네이션(AI Nation)’이다. 그는 세 가지 조건, 이른바 ‘3S’를 들었다. 속도(Speed), 규모(Scale), 안전(Safety)이다. 느리면 잡아먹히니 중국에 버금가는 속도를 내야 하고, 한국은 작지만 가능한 최대의 규모를 만들어야 하며, 사람이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AI 시대를 살 수 있게 하는 일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그 위에 세 개의 인프라를 얹는다. ‘AI 팩토리(AI Factory)’는 상품 대신 지능을 만드는 공장으로, 전 세계의 AI 공장이 되어 수출하자는 구상이다.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는 국민 한 사람마다 에이전트 하나씩을 쥐여 교육·행정·헬스케어 등 일상 전반에 AI를 들이는 그림이다. ‘AI 시티(AI City)’는 완벽한 제도를 기다리지 말고, AI를 잘 아는 이들에게 자율권을 주어 산업·교육·행정에 직접 적용해 보는 규제 샌드박스형 실험도시다. 학교가 그런 실험장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AI 네이션 (AI Nation) 속도 Speed 규모 Scale 안전 Safety AI 팩토리 지능을 만드는 공장 모두를 위한 AI 1인 1에이전트 AI 시티 규제 샌드박스
‘AI 네이션’의 뼈대 — 위쪽 세 기둥(3S)과 아래쪽 세 인프라.

6.거울로서의 중국: 속도는 어디서 나왔나

강연이 거듭 소환한 거울은 중국이다.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 ‘속도’, 그리고 그 속도를 만든 토양이다. 1년 사이 벌어진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준 장면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마라톤이다.

2025
베이징 이좡 하프마라톤 첫 대회 — 로봇 21대 출전, 6대 완주. 우승 기록 2시간 40분대. 대부분 넘어지거나 과열로 멈췄다.
2026
출전 로봇 300여 대로 급증. 우승 로봇(스마트폰 기업 아너의 ‘번개’)은 50분 26초로 인간 하프마라톤 세계기록(57분 20초)을 넘어섰다.

단 1년 만에 우승 기록이 2시간 40분대에서 50분대로 단축됐고, 인간의 세계기록마저 앞질렀다. 신화통신과 AP·로이터 등 외신이 함께 전한 사실이다. 다만 단서도 분명하다. 같은 대회에서 그 우승 로봇은 결승선을 넘은 뒤 장애물에 부딪혀 넘어지기도 했다. 정해진 코스를 직진으로 달리는 일과, 현실의 복잡한 손놀림·균형·판단을 해내는 일 사이에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시연의 화려함을 곧바로 ‘상용화 완료’로 읽으면 과대해석이다. 그럼에도 ‘방향과 속도’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부정하기 어렵다.

두 번째 장면은 하늘이다. 중국은 지상 1,000m 이하 공역을 새로운 산업 무대로 삼는 ‘저공경제(低空經濟)’를 국가 과제로 내세웠고, 2035년까지 거대 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항(EHang)의 무인 2인승 eVTOL(전기 수직이착륙기,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EH216-S’는 중국민용항공국(CAAC, Civil Aviation Administration of China)으로부터 형식·생산·운항 인증을 세계 최초로 받아, 도심 상공을 시험 무대처럼 쓰고 있다. ‘연구실’과 ‘상용화’ 사이의 간격이 그만큼 짧다.

세 번째 장면은 사막의 에너지다. 둔황의 ‘초미러 발전소’ — 슈항(首航) 둔황 100MW 용융염 타워형 집광 태양열(CSP, Concentrating Solar Power) 발전소는 약 1만 2천 개의 거울이 260m 높이 타워로 햇빛을 모은다. 부지는 약 7.8㎢로 축구장 1,100개에 가깝다. 버려졌던 고비사막의 땅이 세계적 규모의 신재생 단지로 바뀌었고, 서쪽에서 만든 전기를 동쪽 산업으로 보내는 ‘서전동송(西電東送)’ 정책의 한 축이 됐다.

이 속도의 비결로 다큐가 지목한 것은 ‘선행선시(先行先試)’ — 먼저 제한된 구역에서 해 보고 규제는 뒤따르게 하는 방식이다. 최 회장의 ‘AI 시티’는 사실상 이 접근의 한국판 제안이라 할 수 있다.

7.빠진 변수: 지능을 만드는 공장은 전기를 먹는다

강연이 비교적 가볍게 지나간 변수가 하나 있다. AI 팩토리가 만든다는 ‘지능’은 공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공장은 막대한 전기를 먹는다. ‘속도’와 ‘규모’를 말하려면, 그 토대가 되는 전력을 같은 무게로 다뤄야 한다.

비유로 보면

철강의 시대에 제철소가 석탄과 전기를 삼켰듯, 지능의 시대에는 AI 팩토리가 전력을 삼키는 용광로다. 모델과 반도체가 ‘설비’라면, 전기는 그 설비를 돌리는 ‘연료’다. 연료가 비싸거나 모자라면, 아무리 좋은 설비도 멈춘다.

이 관점에서 보면 앞 절의 ‘둔황’은 단순한 태양광 풍경이 아니다. 중국은 이미 전력 생산에서 미국을 크게 앞선다. 에너지연구소(Energy Institute) 통계 기준 2024년 중국의 발전량은 약 1만 87 테라와트시(TWh, terawatt-hour. 1TWh는 약 10억 킬로와트시)로, 미국(약 4,635TWh)의 두 배를 넘고, 미국·유럽연합·인도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2024년 전력 생산량 (TWh) 10,087 4,635 중국 미국
중국의 발전량은 미국의 두 배를 넘는다. 연산을 위한 에너지 기반을 국가 차원에서 미리 깔아 두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수요 쪽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022년 약 460TWh에서 2026년에는 1,000TWh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일본 한 나라의 전력 소비에 맞먹는 규모다. AI가 ‘지능을 만드는 산업’이 될수록, 그 산업은 전력을 빨아들이는 산업이 된다.

함의는 분명하다. ‘AI 네이션’은 모델과 칩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망의 문제이기도 하다. AI 팩토리를 많이 지으려면 값싸고 풍부하며 안정적인 전기, 그리고 그 전기를 흔들림 없이 실어 나르는 송배전·계통 안정이 함께 받쳐 줘야 한다. 중국이 사막에 신재생 단지를 깔고 ‘서전동송’으로 전기를 동쪽 산업으로 보내는 그림은, 속도와 규모 이전에 ‘에너지’라는 토대를 먼저 쌓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이 같은 야심을 말하려면, 전력 공급과 계통이라는 토대를 전략의 한가운데에 두어야 한다.

8.정리: 받아들일 것과 따져볼 것

받아들일 점. 전환기에 대비해 한 가지 기술이나 직업에 모든 것을 걸지 말라는 조언, 사고·적응·공감·신체 같은 전인적 역량을 함께 기르라는 권유, 완벽한 제도를 기다리기보다 작게 빠르게 실험하라는 제안은 설득력이 있다. 적어도 방향에 관한 한, 미루지 말고 움직이라는 메시지는 새겨들을 만하다.

따져볼 점. ‘능력이 평준화된다’는 결론은 AI 접근이 모두에게 비슷해진다는 강한 전제 위에 서 있고, 그 전제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중국의 시연들은 모멘텀의 신호이지 완성의 증거가 아니다. 자격증의 가치 하락도 분야마다 속도가 다를 것이다. 그리고 ‘AI 네이션’을 외치는 화자가 그 산업의 핵심 수혜자라는 점도 함께 두고 들어야 한다.

다큐가 던진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AI와 어떻게 살 것인가. 그 답은 누가 대신 내려 주지 않는다. 이 글이 한 일은 강연의 좌표를 정리하고 몇 개의 사실을 맞춰 본 것뿐이다. 어디까지를 받아들이고 어디서부터 의심할지, 판단은 읽는 사람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