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산업 · 인프라 · 경영
창업론으로 시작한 70분짜리 대담은 결국 발전소와 변압기 이야기로 끝났다. 오픈AI(OpenAI) 최고경영자에게 확장을 가로막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두 단어로 답했다. 트랜지스터, 그리고 전자. 순서까지 못 박았다. 인공지능(AI) 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자기 사업의 상한을 반도체와 전력망이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대담의 출발점은 십여 년 전 그가 스탠퍼드에서 했던 창업 강의였다. 그때와 무엇이 가장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알트먼은 팀 규모와 속도를 들었다. 창업 10주 차 회사가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가 완전히 달라졌고, 10년 전 기준의 10주 차 회사는 지금 기준으로는 이미 뒤처진 상태라는 것이다. 그가 예로 든 것은 창업 2주쯤 된 팀이었다. 문서·프레젠테이션·스프레드시트를 사람이 아니라 AI가 일차 사용자로 쓰는 세계를 전제로 사무용 생산성 도구 전체를 다시 만들고 있었다고 했다. 얼마 전만 해도 스타트업 하나가 1년을 매달릴 분량이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이야기다. 대담이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그 속도의 상한을 무엇이 정하느냐로 옮겨간 뒤부터다.
알트먼은 지금이 창업하기에 유례없이 좋은 시기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하는 일에는 실망을 드러냈다. 산업별 기업 시장에 AI 에이전트를 붙이는 사업이 그것이다. 그는 이런 사업이 상당수 성공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이고, 이 시대를 정의하는 회사가 되지는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판이 이렇게 흔들리는데 완전히 새로운 도구를 들고 미친 일에 덤비는 사람이 더 많지 않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여기에 그가 붙인 조건이 핵심이다. 스케일링 법칙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내면화하고, 이번 달에는 불가능하거나 수지가 맞지 않지만 2년 뒤나 4년 뒤에는 가능해질 일을 지금 설계하라는 것이다. 오늘의 에이전트를 오늘의 쉬운 문제에 적용하려는 유혹이 크다는 점도 인정했다.
지수 곡선을 전제로 설계하기 = 아직 개통되지 않은 도로를 전제로 도시를 앉히는 일. 도로가 없는 지금 그 자리에 도시를 그리면 미친 계획처럼 보인다. 도로가 완공된 뒤에 그리면 이미 남들이 다 앉아 있다. 알트먼이 말하는 창업의 타이밍은 착공 시점과 완공 시점 사이에 있다. 문제는 도로가 정말 뚫린다는 확신이 없으면 그 사이 기간을 버틸 수 없다는 것이고, 그래서 그는 확신의 근거를 지수 곡선에 대한 신뢰라고 부른다.
그는 이 신뢰가 사람에게서 먼저 왔다고 말한다.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 시절 수천 명의 창업자를 만나면서 처음 만난 시점의 좌표와 다음에 만난 시점의 좌표를 비교하는 습관이 생겼고, 그 차이를 성장률로 읽는 훈련이 되었다는 것이다. 모델의 진보를 관찰하는 감각과 창업자의 성장을 관찰하는 감각이 주관적으로는 다르지만, 그 아래 깔린 세계관은 같다고 그는 말했다. 고성장 초기 창업자에게 베팅하는 자리에 아직도 공짜 돈이 남아 있는 것처럼, 모델 진보의 지수 곡선에도 시장이 충분히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확장을 막는 가장 큰 병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가 내놓은 답은 짧았다. 트랜지스터, 그다음이 전자, 그 순서라는 것이다. 모델도 데이터도 인재도 아니었다.
이 답은 그가 회사의 임무를 설명하는 방식과 이어져 있다. 지능을 극도로 풍부하고 저렴하게 만들어 모두의 손에 쥐여주는 것이 목표라면, 그 앞을 가로막는 것은 칩·에너지·데이터센터·로봇이라는 물리적 제약이라는 논리다. 그는 오픈AI가 그 위에 올라갈 모든 수직 시장을 직접 하고 싶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지능이라는 단위를 아주 잘 생산하는 회사가 되고, 그 위의 경제는 분산되어 있는 편이 좋다는 것이다.
그가 덧붙인 관찰이 하나 있다. 지능 인프라의 경사면을 계속 올라가는 데 필요한 것이 에너지와 로봇인데, 그 경사면을 다 올라간 직후에 필요해지는 것도 똑같이 에너지와 로봇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깊은 의미가 있는지, 아니면 무엇을 생산하든 결국 물질을 다뤄야 한다는 지루할 만큼 당연한 사실인지는 자신도 모르겠다고 했다.
전력 쪽 사정을 아는 사람에게 이 답변의 두 번째 항목은 수사가 아니다. 전자가 부족하다는 말은 발전할 전기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전기를 실제로 랙까지 보내는 데 필요한 물건과 절차가 몇 년 단위로 밀려 있다는 뜻이다.
우드매켄지는 2030년까지 미국 전력 수요 증가분의 약 68%를 데이터센터가 차지할 것으로 본다. 같은 분석에서 변압기 수요는 연 1,500대 수준에서 2030년 9,000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폐장치는 1년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나 역사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길다. 가스터빈 쪽은 더 좁다. GE 버노바의 수주잔고는 2026년 1분기에 100기가와트에 이르렀고 연말까지 110기가와트를 넘길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으며, 지멘스에너지의 수주잔고는 약 1,360억 유로, 미쓰비시는 5년치 안팎의 물량을 안고 있다. 일부 기종의 인도 시점은 다음 십 년으로 넘어가 있다.
여기서 계통 접속 대기열을 피하려는 자가발전 전환이 일어나고, 그 전환이 다시 터빈 공급을 압박한다. 병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옮긴다. 알트먼이 전자를 두 번째로 꼽은 것은 정확한 진단이지만, 그 진단의 해결책이 자기 회사의 구매력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스타게이트(Stargate) 컨소시엄과 소프트뱅크는 전력 인프라 회사인 SB에너지에 공동으로 10억 달러를 투입했다. 병목이 전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동시에 그 전자의 최대 구매자다.
계통 접속 대기열 = 고속도로 진입 램프. 고속도로에 차선이 남아 있어도, 램프가 하나뿐이고 앞에 수백 대가 서 있으면 내 차는 도로에 오르지 못한다. 발전 설비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접속·송전·변압 설비와 그 승인 절차가 병목이다.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부지 옆에 자체 발전기를 세우는 것은 램프를 기다리는 대신 도로 옆에 사설 도로를 까는 셈인데, 그 공사에 쓰이는 중장비가 다시 동나고 있다는 것이 2026년의 상황이다.
알트먼이 이 순서를 말할 자격은 지출 규모에서 나온다. 2025년 1월 백악관에서 발표된 스타게이트는 4년간 5,00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내 10기가와트의 AI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오픈AI는 2026년 4월 게시글에서 이 10기가와트 목표를 이미 넘어섰으며 직전 90일 동안에만 3기가와트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실제로 전기가 흐르고 있는 용량은 그보다 훨씬 작다. 에포크AI(Epoch AI)의 2026년 4월 집계에 따르면 텍사스 애빌린 부지에서 약 0.3기가와트가 가동 중이고, 미국 내 일곱 개 부지가 공사 단계에 있으며, 2029년까지 9기가와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 구분 | 내용 | 시점 |
|---|---|---|
| 최초 약정 | 5,000억 달러 · 10기가와트 | 2025년 1월 |
| 회사 발표 | 10기가와트 목표 초과, 90일간 3기가와트 추가 | 2026년 4월 |
| 실제 가동 | 애빌린 약 0.3기가와트 | 2026년 4월 |
| 장기 약정 총액 | 향후 8년간 약 1조 4,000억 달러 | 알트먼 발언 |
발표된 약정과 실제로 전기가 흐르는 용량 사이의 간격이 이 사업의 위험이 놓인 자리다. 약정은 서명으로 만들어지고 용량은 변압기와 승인으로 만들어진다. 앞의 속도는 뒤의 속도를 이길 수 없다.
알트먼은 이 공급망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답했다. 핵심 공급사에게는 다가올 모델이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 자신들이 무엇을 믿고 왜 믿는지를 상당히 많이 보여준다는 것이다. 날짜를 정해 터빈이나 칩을 달라고만 하면 상대에게는 여러 우선순위 중 하나로 밀린다고 했다. 임무를 믿게 만드는 것이 첫째이고, 그다음이 유인 구조를 자기 쪽과 최대한 맞추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대담에서 가장 실무적인 대목은 무엇을 그만두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는 안 되는 일을 접는 것은 쉬운 축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어가 떨어지고 성과가 없으면 죽이면 된다. 어려운 것은 반대라는 것이다. 무언가가 아주 잘되고 있을 때, 그것을 더 잘되게 하려고 다른 좋은 것들을 죽이는 결정이 진짜 어렵다고 했다.
그가 든 사례는 회사의 역사와 겹친다. GPT-3가 작동하기 시작했을 때 팀이 애착을 갖고 있던 로보틱스 연구를 접었다. 오픈AI는 초기에 루빅스 큐브를 푸는 로봇 손을 만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로보틱스 조직을 정리했다. 최근에는 코딩 에이전트가 궤도에 오르자 소라(Sora)와 브라우저 쪽을 정리해 연산 자원을 옮겼다.
여기서 그의 표현은 주의 깊게 들을 만하다. 소라가 실패해서 접은 것이 아니라, 그 연산과 인력을 코딩 에이전트에 쓰는 편이 더 중요했다는 것이다. 공개된 사실관계는 이 회고를 대체로 뒷받침하되 조금 다른 색을 띤다.
| 대상 | 경과 | 보도된 배경 |
|---|---|---|
| 소라 앱·API | 2026년 3월 24일 종료 발표, 앱은 4월 26일 종료, API는 9월 24일 종료 예정 | 영상 생성의 높은 연산 비용, 이용자 감소, 기업 시장으로의 전환 |
| 아틀라스(Atlas) 브라우저 | 2025년 10월 출시 후 챗GPT·코덱스와 묶어 데스크톱 통합 앱으로 재편 | 제품 라인 정리와 기업 고객 집중 |
| 로보틱스 | 초기 연구 이후 조직 정리 | 언어모델 쪽으로 자원 집중 |
소라의 경우 보도된 수치는 우호적이지 않다. 하루 100만 달러 안팎의 운영 비용이 들었고, 최고 100만 명에 이르던 활성 이용자는 종료 발표 시점에 50만 명 아래로 내려가 있었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과 테크크런치 등의 보도다. 인앱 결제 매출은 앱 수명 전체를 합쳐 210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었다. 잘되고 있던 것을 죽였다기보다는, 더 중요한 곳으로 옮길 명분이 충분해진 쪽에 가깝다. 이 두 서술은 양립하지만 뉘앙스는 다르다.
이 결정을 사람들에게 납득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그는 담담했다. 한 번의 회의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점진적인 깨달음에 가깝고, 결국 임무와 이해관계를 이해하는 조직이라면 당장은 불행하더라도 왜 이렇게 하는지는 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두 개의 큰 형태가 있었다고 그는 정리했다. 챗봇이 하나였고, 코딩 에이전트가 다음이었다. 코딩 에이전트 쪽은 그의 표현으로는 완전히 폭주 중이다. 그리고 세 번째가 곧 온다고 했다. 상주하는 에이전트, 참모장, 동료, 뭐라고 부르든 지속적으로 곁에 있는 형태다. 세 번째 물결까지 상당히 빠르게 통과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코딩 에이전트 이야기에는 자기 회사의 열세를 인정하는 대목이 붙었다. 코덱스(Codex)를 시작할 때 오픈AI는 클로드 코드(Claude Code)에 크게 뒤처져 있었고, 이미 특정 제품 범주에서 앞서 있는 상대를 코딩 앱으로 이기겠다는 것은 통상 무모한 시도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역이 재귀적 자기개선과 경제적 가치 양쪽에서 포기할 수 없는 자리라고 판단해 팀에 어려운 임무를 맡겼고, 그 팀이 사업사에서 드문 성과를 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코덱스는 2026년 2월 맥용 독립 앱으로 출시되었고, 두 도구는 지금 서로의 성능을 두고 매달 비교당하는 위치에 있다.
요청하지 않았다면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어려운 임무를 팀에 맡긴 결정에 대해
안전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정렬과 경제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지금 국면의 싸움은 다른 데 있다고 말했다. AI 권위주의로 갈 것인가 자유로 갈 것인가라는 것이다. 소수의 사람이나 기업이 세계를 통제해야 한다고 믿기 시작하는 상황을 그는 최악으로 꼽았다. 안전과 경제의 실질적 위험을 이유로 하나의 모델을 기계 신처럼 세우는 선택 대신, 다소 어수선하더라도 기술을 사람들의 손에 쥐여주는 쪽을 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류가 안전을 위해 자유를 거래한 경우 장기적으로는 대체로 손해였다는 것이 그가 붙인 근거다.
이 주장에는 스스로 다루지 않은 긴장이 있다. 8년간 1조 4,000억 달러 규모의 약정과 세계 반도체·터빈 공급의 상당 부분을 소수 기업이 선점하는 구조는 그 자체로 권력 집중의 한 형태다. 알트먼이 경계하는 집중은 모델의 통제권 쪽이고, 실제로 진행 중인 집중은 공급망 쪽이다. 대담에서 이 둘은 만나지 않았다.
흥미롭게도 그가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논거는 산업혁명의 발명품 목록이 아니라 주식회사 제도였다. 신뢰로 굴러가던 가족 사업체 바깥에, 국가만큼은 아니지만 개인보다는 훨씬 큰 권한을 가진 새로운 종류의 실체가 등장했고, 유한책임과 자본 결집이라는 유인 정렬 장치가 그때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인류사 곡선에 주식회사의 발명 시점을 표시해 보면 그 뒤로 곡선의 모양이 달라진다고 그는 말했다. 회사라는 발명품을 유인 정렬 기계로 보는 관점이다.
일자리 이야기에서 그는 낙관과 냉소를 나란히 놓았다. 좋은 일자리는 많을 것이고 지적 충족도 클 것이며 대부분의 직업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잘 적응할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수학은 예외일 수 있고, 그래서 지금 면밀히 관찰할 사례라고 했다.
여가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시스템이 좋아질수록 주변 사람 누구도 덜 바빠지지 않고 모두 더 바빠진다는 것이 그의 관찰이다. 기술은 오랫동안 덜 일하고 더 쉬게 해주겠다고 약속해 왔고 실제로 그 방향으로 가긴 했지만, 사회 전체 규모에서 주 4시간 노동이 실현된 적은 없으며 AI가 그것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로 그가 든 것은 기대치다. 사람의 기대는 올라간다. 서로에게 만들어줄 새로운 것을 계속 생각해내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계속 늘린다. 그리고 상당 부분은 남과 비교하는 상대적 게임이다. 그 경쟁이 경제를 굴리고, 동시에 남에게 쓸모 있고 싶다는 욕구가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초지능 이후의 세계에서도 모두가 예상보다 훨씬 바쁠 것이고 그것을 두고 불평하겠지만 속으로는 만족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예측이다.
생산성 향상과 여가의 관계 = 도로를 넓히면 차가 늘어나는 현상. 차선을 늘리면 통행 시간이 줄어들 것 같지만, 시간이 줄어든 만큼 더 많은 사람이 그 길로 들어와 결국 정체 시간은 비슷해진다. 알트먼이 말하는 것은 노동에서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일이 빨라진 만큼 기대되는 산출량이 올라가고, 남는 시간은 여가가 아니라 새로 늘어난 일로 채워진다.
그렇다면 무엇이 남느냐는 질문에 그는 진화생물학에 반대로 베팅하는 것은 대체로 나쁜 베팅이라고 답했다. 로봇이 요리를 훌륭하게 해내게 된 뒤에도 사람이 사람을 위해 요리하고 함께 먹는 일은 오래 남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활동은 아니지만 애정을 표현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모험과 탐색을 좋아하는 성향처럼 오래된 것일수록 오래 남는다는 논리다.
조직론 대목에서 그는 몇 가지를 배울 수는 있지만 가르칠 수는 없는 범주로 분류했다. 혼돈 속에서 기능하는 능력이 대표적이다. 회사를 죽일 것 같은 사건을 처음 겪으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지만, 아홉 번을 넘기고 나면 열 번째는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와이컴비네이터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회사의 업력을 몰라도 창업자가 문제를 말하는 감정 상태만으로 신참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있었다고 했다.
나쁜 경험에 대한 그의 재정의도 인용할 만하다. 사람들은 나쁜 경험의 반대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반대는 아무 경험도 없는 상태이며 머지않아 모두 그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쁜 날에도 감사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고 했다.
야망에 대해서는 더 구체적이었다. 대기업에서 몇 해를 보낸 평범한 사람의 야망 수준과 자기 확신은 처참할 정도로 낮은데, 그 이유는 그 사람이 평생 상사 없이 지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부모, 교사, 관리자 중 누군가가 늘 무엇을 해도 되는지 알려주었고, 너무 창의적이거나 너무 크게 바라는 것은 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문화권에 과한 야망을 가리키는 표현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든 예는 키 큰 양귀비 증후군이었다. 이것을 푸는 방법으로 그가 제시한 것은 연설이 아니라 작은 성공의 반복이다. 못 할 것 같던 일을 해보고 되면 다시 시켜보는 방식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함께 일하기에 재미있는 사람은 아닐 것이라고 했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을 설득하는 일은 예전보다 못하게 되었다고 인정했다. 시간이 없다 보니 충분히 이야기해 데려가는 대신 화를 내거나 이렇게 하겠다고 통보하는 쪽으로 기울었고, 좋은 습성이 아니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조직의 속도에 대해서는 90%가 리더 자리에 누구를 앉히느냐에 달려 있으며, 임원은 대체로 외부 영입보다 내부 승진이 낫다고 보았다.
그가 오래 다듬어 온 판별법도 나왔다. 가짜 추세는 화제는 많지만 사람들이 사고 나서 별로 좋아하지 않고 자기 삶을 그 경험 주위로 재설계하지 않으며 결국 선반에 올려두는 것이다. 그가 든 예는 가상현실(VR)이었다. 진짜 추세는 반대로 일상에 지속적으로 남는다. 챗GPT는 어떤 날은 세 시간, 어떤 날은 거의 쓰지 않지만 삶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자기 관찰이다.
이 판별법은 개인 규율 이야기로 이어졌다. 그는 아이폰이 인류가 만든 최고의 기술 제품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관계를 더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메시지 앱을 포함해 알림을 거의 다 껐고, 그것이 삶의 개선이었다고 평가했다. 틱톡은 아예 지웠다. 소라 앱을 만들면서 배우기 위해 스스로 틱톡에 중독되어 보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하룻밤 한 시간이 되고 어느 토요일 오후 세 시간이 되는 것을 보고 그만두었다고 했다. 좋은 줄 알면서도 자신에게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는 표현이다.
그가 그 실험을 하며 만든 앱은 결국 문을 닫았다. 대담에서 이 두 이야기는 서로 다른 맥락에 등장하지만 나란히 놓으면 한 문장이 된다. 강력한 기술은 만든 사람의 자제력도 시험한다.
인터뷰의 사실 주장 가운데 검증 가능한 것들을 확인해 보면 대체로 맞고, 일부는 기억의 확대가 보인다. 2023년의 세계 순방을 그는 28개국 35일로 회고했다. 당시 보도와 행사 기록은 4주 남짓 동안 22개국·28개 도시 안팎으로 전한다. 규모의 인상은 맞고 숫자는 조금 다르다.
챗GPT 출시 닷새째 100만 이용자를 넘었다는 회고는 공개 기록과 일치한다. 그는 그날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이것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했다. 조용하고 좋았던 생활이 대포에 실려 발사되기 직전이라는 것이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에 대해서는 구글에 딥마인드가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에는 AI 베팅이 없었다는 것으로 설명했다. 대기업은 주요 기술 영역마다 무언가 하나는 걸어두어야 한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 베팅이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에 1조 달러인지 2조 달러인지를 더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상당한 규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분은 그의 추정이며 검증된 수치가 아니다.
가장 흥미로운 답은 말하지 않은 쪽이었다. 연구소에서 제품 회사로, 다시 대규모 인프라 회사로 넘어가는 다음 국면에서 무엇을 바꿔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이야기할 준비가 되지 않은 영역이라며 답을 피했다. 다만 자신이 아주 잘하고 열정을 가진 무언가를 회사의 다음 10배 또는 100배 성장과 맞추는 방법을 찾아냈다고만 했다.
대담 전체를 하나로 묶는 문장을 고른다면 병목의 순서에 대한 그 짧은 답변이다. 소프트웨어 회사의 성장 곡선을 결정하는 것이 더 이상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반도체 공정과 변압기 리드타임과 계통 접속 대기열이라면, AI 산업의 다음 몇 년을 읽는 지표도 모델 벤치마크가 아니라 그쪽에 있다. 발표된 기가와트와 실제로 전기가 흐르는 기가와트의 간격이 좁혀지는지가 첫 번째 확인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