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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이해의 경제학

에이전트가 쓴 코드를 사람이 이해해야 하는가

설명 문서·퀴즈·마이크로월드는 무엇을 검사하고 무엇을 검사하지 못하는가. 그리고 '병목'이라는 단어가 처방과 어긋나는 자리.

에이전트가 5만 줄짜리 병합 요청(pull request)을 던지고 사람은 그것을 다 읽지 못한다. 이 상황에서 사람이 코드를 계속 이해해야 하는지는 이제 진지한 논쟁거리가 되었다. 2026년 7월 AI 엔지니어 컨퍼런스에서 Notion의 디자인 엔지니어 제프리 리트(Geoffrey Litt)는 이해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매일 쓰는 세 가지 방법을 공개했다. 강연은 7월 2일 글로도 정리되어 공개되었다. 논지는 명료하고 방법은 실용적이다. 다만 논증의 몇 지점은 비어 있고, 비어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가 이 글의 관심사다.

같은 편 앞에서 던진 '뜨거운 주장'

강연은 자기 주장을 "핫 테이크"로 소개하며 시작한다. 코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람이 이해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청중에게 손을 들어보게 한다. 동의하는 손이 대다수였고, 발표자 본인이 곧바로 선택 편향과 "이미 신도들에게 설교하는 셈"이라는 표현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그는 반대편이 더 많았으면 좋았겠다고 농담했다.

이 장면은 사소하지 않다. 디자인 엔지니어링 트랙에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에게 '이해가 중요하다'는 명제는 반론이 아니라 정체성이다. 그런데도 이 명제를 뜨거운 주장으로 포장하면, 합의를 확인하는 행위가 반체제적 사고처럼 느껴진다. 강연이 실제로 겨냥한 상대는 그 방에 없었다. 상대는 사람을 루프에서 빼내는 것이 진보라고 믿는 자동화 담론이고, 그 담론은 컨퍼런스 발표장보다 투자 설명회와 제품 로드맵에 산다.

합의를 반론으로 포장할 때 생기는 비용

포장 자체가 논증을 느슨하게 만든다. 청중이 이미 동의하는 명제는 근거를 요구받지 않는다. 강연에서 가장 검증이 덜 된 부분—참여의 필요성이 왜 자동화에 잠식되지 않는지—이 가장 큰 박수를 받은 부분과 겹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검증에서 참여로, 그리고 논증되지 않은 비대칭

강연의 뼈대는 이해의 이유를 둘로 갈라놓는 데 있다. 첫째는 검증을 위한 이해다. 에이전트가 이상한 짓을 하니 사람이 감시한다는 것. 리트는 이 답을 스스로 무너뜨린다. 검증은 결국 승인이냐 반려냐의 이진 판단이고, 에이전트는 그 판단을 점점 잘하게 된다. 그러니 검증만을 근거로 삼으면 사람의 몫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그는 그것이 싫지 않다고까지 말한다.

둘째가 그가 밀어붙이는 답이다. 참여를 위한 이해. 프로젝트는 한 번의 루프가 아니라 수백 번의 루프이고, 한 루프에서 얻은 이해가 다음 루프에서 낼 아이디어의 재료가 된다. 머릿속에 개념 구조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야 그것을 빠르게 재조합해 창의적 도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논증이 멈춘다. 검증의 몫이 줄어드는 이유는 에이전트가 검증을 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이디어를 내는 몫은 왜 같은 논리에 노출되지 않는가. 강연은 이 질문을 다루지 않는다. 다음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일의 인간적인 부분"이라고 선언할 뿐이다. 선언은 근거가 아니다. 모델이 코드 리뷰를 대신하게 된 경로와, 모델이 다음 리팩터링 방향이나 제품 가설을 제안하게 되는 경로는 기술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참여'가 필요조건에서 선호로 내려앉는 지점

비대칭이 논증되지 않으면 참여의 지위가 바뀐다. 사람이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그래야 프로젝트가 앞으로 나아간다"가 아니라 "그래야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끼어 있을 수 있다"가 된다. 후자도 정당한 요구이지만 성격이 다르다. 앞의 것은 공학적 제약이고, 뒤의 것은 직업적·실존적 선호다. 강연은 뒤의 것을 앞의 것처럼 말한다. 실제로 그가 든 근거—개념 유창성이 창의적 도약을 만든다—는 참여의 즐거움과 저자성에 관한 주장이고, 프로젝트 산출물의 품질에 관한 주장으로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병목'이라는 단어가 처방과 어긋나는 자리

강연의 제목이 되는 단어는 병목이다. 이 단어는 제약 이론과 처리량 관리에서 왔다. 병목은 측정 가능하고, 통상 하나이며, 그것을 넓히면 전체 처리량이 올라간다. 그것이 이 용어가 하는 일이다.

그런데 리트가 내놓는 처방은 병목을 넓히지 않는다. 그는 퀴즈를 "속도 조절기"라고 부른다.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와 함께 일하면 루프가 사람의 이해 속도보다 빨리 돌기 쉬우니, 기계적으로 브레이크를 걸어 이해 속도에 맞춘다는 뜻이다. 정직한 설계다. 그러나 용어와 어긋난다. 병목을 넓히는 장치가 아니라, 파이프를 의도적으로 좁히는 장치다. 그가 실제로 제안하는 것은 처리량 개선이 아니라 품질 하한선이다.

이 어긋남은 수사적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청구서를 누가 받는지가 달라진다. 2026년의 전달 지표들은 조직 차원의 제약이 개인의 이해가 아니라 리뷰 대기열에 있음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LinearB가 4,800개 팀의 병합 요청 810만 건을 분석한 2026년 벤치마크에서, 에이전트가 만든 병합 요청은 리뷰어가 집어들기까지 사람이 만든 것보다 5.3배 오래 대기했다(1,055분 대 201분). 상위 25% 구간에서 AI 보조 병합 요청의 크기는 408줄로 비보조 157줄의 2.6배였고, 30일 내 병합률은 32.7%로 사람 작성 84.4%에 크게 못 미쳤다. CircleCI가 2만 2천여 조직의 지속적 통합(continuous integration) 워크플로 2,800만 건을 집계한 2026년 보고서에서는 전체 실행 건수가 전년 대비 59% 늘었지만 중위 팀의 주 브랜치 처리량은 오히려 7% 줄었다.

5.3배에이전트 병합 요청의 리뷰 대기 시간 배수 (LinearB, 2026)
32.7%AI 생성 병합 요청의 30일 내 병합률 (사람 작성 84.4%)
-7%중위 팀 주 브랜치 처리량 변화 (CircleCI, 2026)

이 숫자들이 가리키는 병목은 사람 한 명의 머릿속이 아니라 조직의 대기열이다. 두 병목의 단위가 다르다. 하나는 개인의 인지 대역폭이고 다른 하나는 팀의 리뷰 용량이다. 리트의 처방은 변경 한 건당 사람의 시간을 더 쓰게 만든다. 설명 문서를 읽고, 다섯 문항 퀴즈를 풀고, 필요하면 마이크로월드를 만들어 들어가 본다. 개인 프로젝트와 자기 소유 코드에서는 이것이 순이익이다. 리뷰 대기 시간이 이미 열여섯 시간 넘게 밀려 있는 조직에서는 같은 처방이 대기열 뒤쪽에 시간을 더 얹는다.

개인 규율을 조직 정책으로 옮길 때 드는 값

강연은 이 이행 비용을 다루지 않는다. 그가 정한 규칙—퀴즈를 통과하지 못하면 동료에게 리뷰를 요청하지 않는다—은 자기 자신에게 부과한 규율이다. 같은 규칙을 팀에 부과하면 성인 엔지니어에게 시험을 강제하는 제도가 되고, 통과 기준을 누가 정하며 통과 기록을 어디에 남기는지가 곧 인사·평가 문제로 번진다. 그래서 이 기법은 개인 습관으로는 확산되기 쉽고 조직 게이트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조직은 검사 가능한 산출물을 요구하는 쪽으로 움직인다.

채점자가 피채점자와 같을 때

첫 번째 기법인 설명 문서는 잘 설계되어 있다. 리트가 공개한 /explain-diff 스킬은 원시 차이(diff) 대신 세 가지 원칙을 따르는 문서를 만든다. 무엇이 바뀌었는지 말하기 전에 원래 무엇이 있었는지 배경을 가르치고, 코드를 던지기 전에 변경의 목적과 관련 개념으로 직관을 세우고, 그다음에 알파벳 순서로 나열된 파일 목록이 아니라 이해 순서에 맞춰 산문으로 재배열한 이른바 '문학적 차이'를 보여준다. 여기에 상호작용 도형을 곁들이고, 맨 아래에 다섯 문항 퀴즈를 붙인다. 그는 이 문서를 인쇄해 카페에서 읽는다고 한다.

교육학적 근거는 든든하다. 배경 지식을 먼저 활성화하고 직관을 앞세우는 순서는 좋은 교수법의 표준이다. 퀴즈의 근거도 확실하다. 읽었다는 느낌과 실제로 남은 것 사이의 간극은 오래 연구된 현상이고, 인출 연습이 재읽기보다 파지에 유리하다는 결과는 2000년대 인지심리학의 안정된 발견이다. 앤디 마투셰크가 "책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쓴 것과, 그가 마이클 닐슨과 함께 에세이 안에 간격 반복 퀴즈를 심은 실험이 이 계보에 있다.

문제는 근거가 아니라 회로다. 설명 문서를 쓰는 주체는 코드를 쓴 주체다. 퀴즈 문항도 같은 에이전트가 같은 차이에서 생성한다. 그러면 퀴즈 통과가 증명하는 것은 내 머릿속 모형이 코드와 일치한다가 아니라 내 머릿속 모형이 에이전트의 자기 보고와 일치한다가 된다. 에이전트가 자기 변경의 부작용을 몰랐거나 어떤 결정의 근거를 문서에서 생략했다면, 그 누락은 문항으로 나오지 않는다. 시험은 누락된 것을 묻지 않기 때문이다.

설명자가 피설명자일 때 남는 사각

이 구조는 감사(audit)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다. 독립적인 검사자가 없다. 더 나쁜 것은 이 사각이 자각을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유창한 설명을 읽으면 이해했다는 확신이 올라간다. 로젠블릿과 카일이 2002년에 설명 깊이의 착각이라고 부른 현상이 바로 이것이고, 잘 쓰인 설명 문서는 그 착각을 키우는 데 최적화된 물건이다. 퀴즈가 이 착각의 해독제로 배치되었지만, 문항의 출처가 착각의 출처와 같다면 해독은 부분적이다.

사람의 자기 평가가 얼마나 어긋나는지는 이미 측정되어 있다. METR(Model Evaluation and Threat Research)이 2025년 7월에 발표한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 자기 저장소에 익숙한 숙련 개발자 16명이 246개 과제를 수행했을 때 AI 도구를 쓴 조건이 19% 더 오래 걸렸다. 같은 개발자들은 사전에 24%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고, 실제로 느려진 뒤에도 20% 빨라졌다고 답했다. 신뢰구간은 +2%에서 +39%로 넓고, METR 자신이 2026년 2월에 표본 선택 효과를 인정하며 설계를 바꿨다. 새 코호트에서는 -4%(신뢰구간 -15%~+9%)로 완화되었다. 즉 "AI가 사람을 느리게 한다"는 결론은 흔들렸지만, 체감과 실측이 반대 방향을 가리켰다는 부분은 흔들리지 않았다. 리트의 퀴즈는 정확히 이 간극을 겨냥한 장치다. 겨냥이 옳으므로, 사격 기준을 누가 정하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인지 부채라는 회계, 그리고 이전되지 않는 부채

강연은 자신의 문제의식을 인지 부채(cognitive debt)라는 용어에 연결한다. 이 용어를 소프트웨어 공학 쪽으로 끌어온 사람은 빅토리아대학 교수 마거릿앤 스토리이고, 2026년 2월의 글들이 출발점이 되었다. 사이먼 윌리슨이 같은 달에 이를 소개하며 확산에 기여했다. 스토리의 논지는 페터 나우르가 1985년에 쓴 명제—프로그램은 소스 코드가 아니라 사람 머릿속의 이론이다—를 현재 상황에 대입한 것이다. 기술 부채는 코드베이스의 속성이어서 정적 분석으로 측정할 수 있고, 인지 부채는 사람의 속성이어서 측정되지 않는다. 스토리가 코칭한 학생 팀은 7~8주째에 벽을 만났다. 소프트웨어는 작동했지만 아무도 설계 근거를 설명할 수 없었고, 그래서 간단한 변경조차 안전하게 할 수 없었다.

비유가 강력한 만큼 어긋나는 자리도 분명하다. 기술 부채는 이전 가능하다. 내가 남긴 엉킨 코드는 다른 사람이, 혹은 도구가 갚을 수 있다. 인지 부채는 특정한 뇌에 산다. 채용으로 갚을 수 없고, 그 사람이 퇴사하면 부채가 승계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이 삭제된다. 회계 비유를 끝까지 밀면 이것은 부채가 아니라 감가상각 없는 무형자산의 소실에 가깝다.

스토리 자신이 이 비틀림을 감지하고 개념을 하나 더 붙였다. 2026년 6월 ACM Queue에 실린 글에서 그는 인지 부채와 함께 의도 부채(intent debt)를 제시한다. 시스템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어떤 제약과 근거로 지금의 형태가 되었는지가 기록되지 않은 상태다. 이 구분이 리트의 처방을 다시 읽게 한다.

세 기법이 실제로 갚는 부채의 종류

설명 문서와 협업 공간의 계획 문서는 근거를 문서로 남긴다. 이것이 갚는 것은 의도 부채다. 반면 퀴즈와 마이크로월드는 사람의 머릿속을 겨냥하므로 인지 부채를 갚는다. 강연은 셋을 하나의 목적—이해—으로 묶어 제시하지만, 조직에 도입될 때 살아남는 것과 사라지는 것을 가르는 선은 이 구분과 겹친다. 문서는 남고 검사되며 감사에 쓰인다. 머릿속은 남지 않고 사람과 함께 떠난다. 그래서 기업이 이 의제를 채택할 때는 거의 언제나 문서 요구로 번역된다.

파페르트를 인용하면 함께 오는 미납 청구서

두 번째 기법인 마이크로월드는 교육자 시모어 파페르트에게서 온다. 파페르트의 '수학의 나라'는 아이가 프랑스에 살면서 프랑스어를 배우듯 수학이 자연스럽게 쓰이는 환경에 살면 수학을 배운다는 구상이고, 거북이를 움직이는 Logo가 그 구현이었다. 리트의 적용은 설득력 있다. 그는 프롤로그 인터프리터를 만들면서 실행 상태를 시간축으로 훑는 디버거를 에이전트에게 만들게 했고, 개인 사이트를 다른 프레임워크로 이전할 때는 이전 작업을 자기가 한 단계씩 실행하는 조작 화면을 만들게 했다. 스크립트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일을 굳이 손으로 클릭한 이유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얻는 감각 때문이었다.

다만 파페르트를 인용하면 파페르트의 실증 기록도 함께 온다. Logo가 일반적 사고력을 길러준다는 1980년대의 주장은 검증에서 대체로 살아남지 못했다. 로이 피와 미디언 커랜드는 1984년 연구에서 Logo 학습이 일반 문제 해결 능력으로 전이된다는 증거를 거의 찾지 못했고, 약 30시간을 프로그래밍한 아이들에게서도 변수·조건·재귀 같은 기본 개념의 이해가 맥락에 심하게 갇혀 있음을 보고했다. 이후 게이브리얼 샐러먼과 데이비드 퍼킨스가 정리한 대로 결과는 뒤섞였고, 전이는 조건이 갖춰졌을 때만 일어났다.

이 인용이 논증을 지탱하는가, 장식하는가

흥미로운 것은 이 반증이 리트의 사례에는 잘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전이가 아니다. 자기가 지금 만들고 있는 이 인터프리터, 이 이전 작업에 대한 국소적 감각이다. 파페르트가 실패한 지점—맥락을 넘는 일반 사고력—을 그는 애초에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증적 반박은 빗나가지만, 동시에 파페르트 인용이 논증을 지탱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그것은 계보를 부여하는 장식이다. 마이크로월드가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파페르트에게 있지 않고, 전문가가 자기 손으로 조작하며 얻는 국소적 숙련에 있다. 후자를 뒷받침하는 문헌은 교육학보다 숙련 연구와 도구 사용 연구 쪽에 있다.

세 번째 기법이 제품 논증으로 바뀌는 지점

세 번째 기법인 공유 공간은 성격이 다르다. 앞의 둘은 혼자서 되는 일이고, 이것은 도구의 소유 구조를 요구한다. 팀이 같은 어휘와 같은 그림을 공유해야 대화가 성립한다는 관찰은 옳고 오래된 것이다. 문제는 예시가 전부 한 회사의 제품 기능이라는 데 있다. 사람과 에이전트가 함께 들어오는 다자 대화 스레드, 페이지 안에 상호작용 시뮬레이션을 심는 임베드, Notion 안에서 도는 Claude와 Cursor 에이전트. 강연 당일 아침에 출시된 기능도 등장한다.

발표자는 자기 위치를 숨기지 않는다. 글 버전에는 자기가 Notion에서 일하므로 편향이 있다는 문장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공개된 편향이 구조적 효과를 없애지는 않는다. 강연에서 근거의 밀도가 가장 낮은 절이 제품과 가장 겹치는 절이다. 앞의 두 기법에는 재현 가능한 산출물이 있다. 스킬은 공개 저장소에 올라가 있고 누구든 자기 워크플로에서 돌려 볼 수 있다. 세 번째 기법에는 그런 것이 없다. 협업 페이지에서 계획을 함께 읽으면 공유된 이해가 생긴다는 주장은 검증 형태를 갖추기 어렵고, 그 주장이 참일 때 이득을 보는 회사가 발표자의 고용주다.

동시에 이 절이 왜 필요했는지도 분명하다. 인지 부채는 개인 문제로 서술되면 규모가 작아 보인다. 스토리가 든 사례에서 벽을 만난 것은 개인이 아니라 팀이었다. 팀 단위의 이해 소실을 다루지 않으면 논지가 취미의 영역으로 축소된다. 그러니 세 번째 기법은 논증상 반드시 있어야 하는 자리에 놓여 있고, 마침 발표자가 그 자리를 채울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있다. 이해관계는 이런 방식으로 작동한다. 없는 주장을 만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한 해법 가운데 하나를 자연스럽게 기본값으로 만든다. 같은 자리를 채우는 다른 후보들—결정 기록 문서, 리뷰 도구의 요약 계층, 저장소 안의 아키텍처 노트—은 언급되지 않는다.

54년 전의 도면과 '증강'이라는 단어

강연은 앨런 케이로 끝난다. 태블릿처럼 생긴 기계를 든 두 아이의 삽화가 화면에 뜨고, 저것은 유튜브를 보는 장면이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 코드를 고쳐 물리를 배우는 장면이라는 설명이 붙는다. 요지는 컴퓨터의 목적이 처음부터 자동화가 아니라 증강이었다는 것이다.

연도는 조금 다듬을 필요가 있다. 강연은 50년 전이라고 말하지만, 케이가 「모든 연령의 아이들을 위한 개인용 컴퓨터」를 발표한 것은 1972년 8월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컴퓨터학회(ACM) 총회이고 2026년 기준으로 54년 전이다. 삽화 자체는 1968년에 그려졌다. 반세기라는 어림수는 무해하지만, 이 어림이 하는 일은 따로 있다. 딱 반세기라는 표현은 시작점과 현재를 하나의 연속선으로 묶어, 지금의 도구가 원래 계획의 재개인 것처럼 들리게 한다.

실제 기록은 그보다 덜 매끄럽다. 케이가 반복해서 불만을 표한 대상은 컴퓨터가 증강을 그만두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대중용 컴퓨터가 매체가 아닌 소비 도구로 굳었다는 점이었다. 다이나북 구상에서 그가 인용한 파페르트의 물음—컴퓨터가 아이를 프로그램할 것인가, 아이가 컴퓨터를 프로그램할 것인가—은 자동화 대 증강의 문제가 아니라 통제권의 문제였다. 리트가 되살리려는 것은 통제권 쪽이고, 그 점에서 인용은 정확하다. 다만 "원래부터 그랬다"는 밈의 형식은 그 사이에 있었던 실패—Logo의 학교 도입 실패, 다이나북의 미제작, 교육용 소프트웨어 산업의 붕괴—를 지운다. 계보를 주장하는 문장은 계보에 있는 부도수표까지 물려받는다.

강연에서 가장 견고한 부분은 원리가 아니라 습관이다. 설명 문서를 먼저 읽고 나중에 차이를 본다, 퀴즈를 통과하지 못하면 리뷰를 요청하지 않는다, 스크립트가 한 번에 끝낼 일을 이해가 필요한 만큼만 손으로 클릭해 본다. 이 세 습관은 어떤 이론 없이도 작동하고, 반대로 이 습관 없이는 어떤 이론도 이해를 만들지 못한다. 논증의 빈 자리를 지적하는 것과 습관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것은 충돌하지 않는다.

앞으로 12~36개월, 그리고 각 예측을 틀렸다고 판정할 조건

1. 설명 문서 생성은 개인 스킬에서 리뷰 플랫폼의 기본 기능으로 흡수된다. 지금 /explain-diff가 하는 일—배경 설명, 이해 순서 재배열, 근거 요약—은 병합 요청 화면에 붙기 가장 자연스러운 계층이다. 이미 자동 리뷰 도구들이 사전 검토 계층을 차지했고, 다음 경쟁 지점은 '읽기 순서'다.

반증 조건2028년 중반까지 주요 코드 호스팅·리뷰 도구가 단순 요약 텍스트를 넘어서는 구조화된 설명 계층을 내놓지 않거나, 내놓았더라도 리뷰어 열람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경우.

2. 이해도 검사(퀴즈)는 팀 단위 병합 게이트로는 정착하지 않는다. 성인 엔지니어에게 시험을 부과하는 제도는 정치적 비용이 크고 우회가 쉽다. 조직은 대신 검사 가능한 산출물—결정 기록, 근거 문서, 변경 이유의 구조화—을 요구하는 쪽으로 간다. 인지 부채가 아니라 의도 부채를 겨냥한 정책이 채택된다.

반증 조건1천 명 이상 규모의 조직이 생성형 이해도 검사 통과를 병합 전제조건으로 삼은 정책을 공개하거나, 리뷰 플랫폼이 이를 차단형 게이트로 출시해 채택 수치를 발표하는 경우.

3. 이해 의제의 제도화는 장인정신이 아니라 사고 조사와 규제에서 온다. AI 생성 코드로 인한 운영 장애가 누적되면, 사후 분석은 "누가 이 변경의 근거를 설명할 수 있었는가"를 묻게 된다. 금융·의료·전력처럼 감사 부담이 큰 영역에서 사람이 설명 가능한 근거를 남기는 요구가 먼저 문서화된다.

반증 조건2027~2028년의 주요 사고 보고서와 감사 기준이 코드 출처 추적과 스캐닝 요구에만 머물고, 변경 근거의 인간 설명 가능성을 별도 항목으로 요구하지 않는 경우.

4. 마이크로월드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곳은 코드 이해가 아니다. 일회용 조작 화면의 값은 대상이 불투명할 때 커진다. 코드는 최후의 수단으로 읽을 수 있지만, 모델의 내부 상태,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중간 산출, 물리 설비의 동특성은 읽을 원문이 없다. 임시 시뮬레이터 제작 비용이 떨어지면 수요는 그쪽으로 먼저 쏠린다.

반증 조건이 기간에 등장하는 도구가 범용 코드 설명 제품 위주로 굳고, 도메인별 임시 시뮬레이터·검사 화면 제작이 비슷한 성장을 보이지 않는 경우.

5. 이해는 균등하게 분포하지 않고 소수에게 배급된다. 리뷰 대기열 경제가 지배하면, 시스템의 이론을 머릿속에 유지하는 인원은 팀에서 소수로 수렴하고 다수는 그 이론 없이 변경을 만든다. 1970년대의 수석 프로그래머 팀 구조가 다른 이유로 되돌아오는 형태다. 리트가 옹호하는 '참여'는 이 구조에서 직급의 특권이 된다.

반증 조건팀 원격 측정에서 리뷰·승인 권한의 집중도가 낮아지고, 아키텍처 결정에 관여하는 인원 비율이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경우.

Faros AI가 2025년 6월에 1,255개 팀 1만여 개발자를 대상으로 보고한 수치(리뷰 시간 91% 증가, 병합 요청 98% 증가)는 2차 인용으로만 확인했으므로 본문 근거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