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동화를 표방하는 시스템은 사람을 없앤 것이 아니라 계약과 서사의 바깥으로 옮겼다. 그 배치는 끝내 공개되지 않는 하나의 숫자 위에 서 있다.
2026년 2월 4일 미국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회가 자율주행차의 안전과 감독을 주제로 청문회를 열었다. 증인석에는 알파벳(Alphabet)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Waymo)의 최고안전책임자 마우리시오 페냐(Mauricio Peña)와 테슬라의 차량공학 부사장 라스 모라비(Lars Moravy)가 앉았다. 청문회는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에서 웨이모 차량이 등교하던 아이를 친 사고 뒤에 열렸다.
에드 마키(Ed Markey) 상원의원이 페냐에게 물었다. 차량이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나면 어떻게 되는가. 페냐는 차량이 원격지의 사람에게 도움을 청한다고 답했고, 그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필리핀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이 조언을 줄 뿐 차량을 원격으로 운전하지는 않으며 주행 과제의 통제권은 언제나 차량에 있다고 덧붙였다. 마키는 미국 도로를 달리는 차량에 지구 반대편 사람이 개입하는 구조를 안전과 사이버보안 문제로 규정하고 즉시 반박했다.
보도는 이 대목을 폭로처럼 다뤘다. 그러나 웨이모는 2024년 5월 21일 자사 블로그 웨이포인트(Waypoint)에 「플릿 리스폰스(fleet response): 웨이모 자율주행차를 돕는 손」이라는 글을 올려 같은 구조를 설명해 두었다. 차량이 애매한 상황을 만나면 사람 상담원에게 연락해 주변 맥락을 물을 수 있다는 것, 상담원은 차량 외부 카메라의 실시간 영상과 차량이 인식한 3차원 장면을 보고 답을 준다는 것, 대화는 주로 질문과 대답의 형태라는 것이 모두 적혀 있다. 공사 구간의 라바콘 배치가 불분명할 때 어느 차선이 막힌 것인지 상담원에게 확인한다는 예시까지 들어 있다.
그러므로 청문회에서 처음 드러난 것은 원격 지원이라는 직무의 존재가 아니라 그 인력이 어디에 있는지였다. 그리고 2024년의 글에도, 2026년의 증언에도 들어 있지 않은 항목이 하나 있다. 웨이모의 블로그는 그런 상황의 절대다수가 원격 지원 없이 해결된다고 적어 두었을 뿐, 절대다수가 몇 퍼센트인지는 쓰지 않았다.
용어를 먼저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ADS, Automated Driving System)은 사람의 개입 없이 주행 과제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묶음을 가리킨다. 이 분야의 용어를 정하는 문서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가 펴내는 J3016이며, 자동화 단계를 0단계부터 5단계까지 나눈 그 표가 업계의 공용어 노릇을 한다.
2021년 4월 30일 개정판(SAE J3016_202104)은 국제표준화기구(ISO)와의 공동 작업을 거쳐 원격 지원(remote assistance)과 원격 운전(remote driving)을 서로 다른 두 용어로 새로 정의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는 조사 문서에서 이 표준을 출처로 밝히며 원격 지원을 무인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에 원격지의 사람이 제공하는 정보 또는 조언으로 정리한다. 원격 운전은 조향·제동·가속을 원격지의 사람이 실시간으로 직접 수행하는 것이고, 표준은 이쪽을 자율주행으로 치지 않는다.
4단계는 정해진 운행 구역과 조건 안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주행을 마칠 수 있고, 문제가 생겨도 사람이 넘겨받을 필요 없이 시스템 스스로 안전하게 정차할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 이 정의는 원격 지원을 배제하지 않는다. 웨이모가 5세대 시스템을 4단계로 부르면서 상담원을 두는 배치는 표준의 문면에 어긋나지 않는다.
규모도 공개된 편이다. 웨이모가 마키 의원에게 보낸 2026년 2월 17일 답변서에 따르면 회사는 애리조나, 미시간, 그리고 필리핀 두 도시에 원격 지원 센터 네 곳을 두고 있으며 상시 근무 인원은 약 70명이다. 미국에 있는 사고 대응 조직만이 멈춘 차량을 시속 2마일로 잠깐 움직일 수 있고, 그마저 훈련 상황 밖에서는 쓰인 적이 없다고 회사는 밝혔다. 조향과 제동을 사람이 잡지 않는다는 선은 분명하게 그어져 있다.
선이 분명한데도 남는 물음이 있다. 조언이 얼마나 자주 오가는가.
마키 의원실은 2026년 2월 3일 미국에서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 일곱 개 회사에 감독 서한을 보냈다. 오로라(Aurora), 메이 모빌리티(May Mobility), 모셔널(Motional), 뉴로(Nuro), 테슬라(Tesla), 웨이모, 주크스(Zoox)가 대상이었다. 서한에는 열네 개 질문이 담겼다. 사람이 얼마나 자주 개입하는지, 상담원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자격을 요구하는지, 차량과 상담원 사이의 지연은 얼마인지, 보안 기준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의원실은 회사들의 답변을 모아 「원격 뒷좌석 운전자」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의 첫 번째 발견은 이렇다. 일곱 개 회사 전부가 원격 지원 상담원의 개입 빈도 공개를 거부했다. 한 곳의 예외도 없었다.
거부의 범위가 좁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회사들은 다른 항목에는 구체적으로 답했다. 테슬라는 자사 상담원이 시속 10마일까지 차량을 원격으로 직접 조종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표준의 정의로는 원격 지원이 아니라 원격 운전에 해당한다. 지연 시간도 대부분 숫자로 나왔다.
| 회사 | 평균 편도 지연 | 최악 지연 |
|---|---|---|
| 웨이모 (미국) | 150밀리초 | 미기재 |
| 웨이모 (해외) | 250밀리초 | 미기재 |
| 메이 모빌리티 | 100~140밀리초 | 500밀리초 |
| 뉴로 | 200밀리초 | 미기재 |
| 모셔널 (차량→상담원) | 300밀리초 | 미기재 |
| 모셔널 (상담원→차량) | 80밀리초 | 미기재 |
| 주크스 | 미기재 | 333밀리초 |
| 오로라 | 미기재 | 미기재 |
| 테슬라 | 미기재 | 미기재 |
보고서는 이 편차 자체를 문제로 본다. 연방 차원의 지연 시간 기준이 없어 회사마다 스스로 안전선을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테판 노이마이어(Stefan Neumeier) 등이 2019년 자동차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차량 내 상호작용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은 300밀리초 지연이면 원격 주행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보았다. 표의 여러 값이 그 언저리에 있다. 다만 이 논문은 원격 운전을 다뤘고, 원격 지원의 위험 임계값을 정한 연구나 연방 기준은 아직 없다고 보고서는 밝힌다. 웨이모의 해외 상담원 지연은 국내 상담원의 1.7배였다.
공개와 비공개가 갈린 자리를 보면 무엇이 걸려 있는지가 드러난다. 지연 시간은 공학 사양이어서 숫자가 나빠도 개선 과제로 읽힌다. 개입 빈도는 다르다. 그것은 자율성이라는 주장의 분모다. 하루 수만 마일을 달리는 동안 사람에게 몇 번을 물었는지가 알려지면, 자율주행이라는 말이 실제로 무엇을 가리켰는지 계산할 수 있게 된다. 일곱 개 회사가 우연히 같은 항목에서 멈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같은 배치는 자동차 밖에서도 발견된다.
2026년 2월 스웨덴 일간지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Svenska Dagbladet)와 예테보리스포스텐(Göteborgs-Posten)이 케냐 프리랜서 기자 나이파노이 레파파(Naipanoi Lepapa)와 함께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을 취재했다. 안경이 촬영한 영상과 음성이 나이로비의 하청업체 사마(Sama)로 보내져 데이터 어노테이터(data annotator)들의 화면에 뜬다는 내용이었다. 어노테이터는 인공지능 학습을 위해 영상 속 물체에 상자를 치고 이름표를 붙이는 사람들이다. 노동자들은 화장실을 쓰거나 옷을 갈아입는 장면, 은행 카드 번호가 화면에 잡힌 장면을 처리했다고 증언했다. 메타는 어노테이션 자료에서 얼굴이 자동으로 흐려진다고 설명했으나, 노동자들은 조명 조건에 따라 알고리즘이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메타는 2025년에만 이 안경을 약 700만 대 팔았다.
2025년 4월 9일 미국 뉴욕 남부연방검찰청은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나테(nate)의 창업자 알베르트 사니제르(Albert Saniger)를 증권사기와 통신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나테는 어떤 쇼핑몰에서든 버튼 한 번으로 결제가 끝난다고 광고하며 인공지능을 앞세워 4000만 달러 넘는 투자를 받았다. 공소장에 따르면 실제 결제는 필리핀 콜센터의 구매 보조원 수백 명이 손으로 처리했고, 앱의 실제 자동화율은 0퍼센트에 가까웠다. 사니제르는 자동화율을 보여 주는 사내 대시보드의 접근 권한을 제한해 대부분의 직원에게도 이 사실을 감췄다. 2021년 10월 필리핀에 열대성 폭풍이 닥쳤을 때 앱 운영에 문제가 생긴 일이 수사의 실마리가 되었다.
아마존의 무인 매장 기술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매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인도에 있는 1000명 이상의 인력이 매장 영상을 검토했고, 2022년에는 1000건의 구매 가운데 700건이 사람의 확인을 거쳤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이 세워 둔 사내 목표는 1000건당 50건이었다. 아마존은 이 수치가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하며 소수의 방문만 검증한다고 설명했지만, 사람이 영상을 본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2024년 4월 아마존은 미국 아마존 프레시 매장에서 이 기술을 걷어내고 스마트 카트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인류학자 메리 그레이(Mary L. Gray)와 전산학자 싯다르타 수리(Siddharth Suri)는 2019년 책 『고스트 워크(Ghost Work)』에서 이 현상에 이름을 붙였다. 두 사람이 말한 자동화 라스트 마일의 역설은 이렇게 요약된다. 기계가 문제를 하나 풀면 지평선에 새 문제가 나타나고, 그 새 문제를 처리할 임시 노동 시장이 그때마다 만들어진다. 사람을 없애려는 시도가 매번 사람이 할 새 일을 만들어 낸다. 저스트 워크 아웃의 검토 인력도, 나이로비의 어노테이터도, 웨이모의 상담원도 그 라스트 마일에 서 있다.
이 배치는 인공지능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1770년 볼프강 폰 켐펠렌(Wolfgang von Kempelen)이 오스트리아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 앞에서 체스를 두는 자동인형을 선보였다. 터번을 쓴 인형이 캐비닛 앞에 앉아 말을 옮겼고, 켐펠렌은 시연 전에 캐비닛 문을 하나씩 열어 톱니와 태엽을 보여 주며 안에 사람이 없음을 증명했다. 튀르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기계는 1854년 화재로 사라질 때까지 84년 동안 유럽과 미국을 돌며 벤저민 프랭클린과 나폴레옹을 이겼다. 캐비닛 안에는 체스 고수가 몸을 접고 앉아 있었다.
에드거 앨런 포는 1836년 4월 《서던 리터러리 메신저(Southern Literary Messenger)》에 「멜첼의 체스 선수」를 실어 이 기계를 분해했다. 그가 든 열일곱 개 근거 가운데 세 번째가 핵심이다.
The Automaton does not invariably win the game. Were the machine a pure machine this would not be the case — it would always win.
자동인형이 늘 이기지는 않는다. 순수한 기계였다면 그럴 리가 없고, 언제나 이겼을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 「멜첼의 체스 선수」, 《서던 리터러리 메신저》 1836년 4월호, 근거 3
포가 붙든 것은 기계의 최고 성능이 아니라 실패의 분포였다. 순수한 기계라면 승패가 특정한 모양으로 갈릴 것이고, 그 모양이 관측된 것과 다르면 안에 다른 무엇이 있다는 뜻이다. 이 추론은 판마다의 결과를 셀 수 있어야 성립한다. 포는 소유자가 그 셈을 못 하게 막고 있다는 것도 짚었다.
When the question is demanded explicitly of Maelzel — “Is the Automaton a pure machine or not?” his reply is invariably the same — “I will say nothing about it.”
“이 자동인형은 순수한 기계인가, 아닌가?” 하고 멜첼에게 대놓고 물으면 그의 대답은 늘 같다. “그 점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에드거 앨런 포, 「멜첼의 체스 선수」, 《서던 리터러리 메신저》 1836년 4월호, 근거 8
포는 이어서, 순수한 기계라는 세간의 믿음이야말로 이 기계의 명성을 지탱하고 있으므로 소유자에게는 그 믿음을 확인해 주는 편이 이익이라고 적었다. 그런데도 멜첼이 침묵을 택한 것은 거짓 진술의 위험을 피하면서 믿음만 남기는 방법이었다. 침묵은 그 배치의 한 부품이었다.
1836년의 요구와 2026년의 거부는 정확히 같은 항목을 가리킨다. 포는 판마다의 결과를 원했고 마키 의원실은 개입 빈도를 물었다. 두 경우 모두 답이 없었다. 아마존이 2005년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을 시작하면서 이름을 메커니컬 터크(Mechanical Turk)로 붙인 것은 이 계보를 업계가 알고 있었다는 표시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2026년 3월 3일 조사 번호 HWY26FH007의 예비 정보를 공개했다. 사건은 그해 1월 12일 오전 7시 55분 텍사스주 오스틴 이스트 올토프 스트리트 1700블록에서 일어났다. 날씨는 맑았고 노면은 말라 있었으며 이미 날이 밝은 뒤였다.
차량은 웨이모가 운행하는 2024년형 재규어 I-페이스였고 탑승자는 없었다. 웨이모가 4단계로 분류하는 5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이 주행하고 있었다. 차량은 상황을 정확히 감지했다. 반대 차선에 선 스쿨버스를 보고 스스로 멈췄으며, 그 자리에서 정지한 첫 번째 차였다. 그다음 차량은 자기가 본 것의 의미를 확인하려고 원격 지원에 질문을 보냈다. 적색 신호를 켠 스쿨버스인지 묻는 예/아니오 질문이었다. 미시간주 노바이에 있던 상담원이 아니오라고 답했다. 차량은 출발했고 정지팔이 펼쳐진 버스를 지나쳤다. 텍사스 교통법 545조 66항 위반이다.
이 한 건이 세 가지 통념을 동시에 흔든다.
첫째는 위험의 소재지다. 마키 의원실 보고서의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견은 해외 상담원과 미국 운전면허 미보유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한다. 웨이모의 해외 인력이 전체 상담원의 절반을 차지하며 이들에게는 현지 면허만 요구된다는 사실도 그 근거로 제시된다. 그런데 문서로 확인된 유일한 실패 사례에서 잘못 답한 사람은 미국 안에 있었다. 노바이는 디트로이트 교외이고, 미시간은 웨이모의 국내 센터 두 곳 가운데 하나가 있는 주다. 이 사건을 지리로 설명할 방법은 없다.
둘째는 시스템이 나쁜 조언을 걸러 낸다는 보증이다. 일곱 개 회사 전부가 이 점을 강조했다. 주크스는 상담원의 정보가 낡았더라도 현실과 충돌하거나 안전을 해치는 안내라면 차량이 따르지 않는다고 답했고, 웨이모는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차량이 제안을 거부할 수 있다고 답했다. 오스틴에서 차량은 거부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타고 있는 스쿨버스의 정지팔은 차량의 카메라에 이미 잡혀 있었고, 그 위에 사람의 한 마디가 얹히자 차량은 출발했다.
셋째는 조언과 운전을 가르는 선 자체다. 표준과 업계가 그은 선은 조향·제동·가속에 있다. 오스틴에서 상담원은 그 셋 중 어느 것도 건드리지 않았다. 다만 판단을 대신했을 뿐이다. 차량이 물은 것은 눈앞의 대상이 무엇인가였고, 그 한 마디에 정지와 출발이 갈렸다. 물리적 조작을 기준으로 그은 선은 이런 개입을 조언 쪽에 놓는다. 결과는 운전 쪽에 놓인다.
이 문제는 청문회보다 앞서 있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 결함조사국은 2025년 10월 17일 자율주행차의 스쿨버스 통과에 관한 예비 평가(PE25013)를 열었고, 웨이모는 12월 10일 5세대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 3067대의 소프트웨어를 고치는 리콜(25E-084)을 신고했다. 오스틴 교육구는 2025~2026학년도가 시작된 뒤 여러 건의 같은 사례를 보고했다. 1월 12일 사건은 그중 하나다.
사마의 노동자들이 스웨덴 기자들에게 입을 연 것이 2026년 2월이다. 한 사람은 문제를 제기하면 곧바로 잘린다고 말했고, 다른 사람은 남의 사생활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처리하도록 요구받는다고 말했다. 메타는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폭로가 공개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사마와의 계약을 끝냈다. 사마에 따르면 1108명이 영향을 받았고 통보에서 종료까지 엿새가 주어졌다. 메타는 사마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 뒤의 절차는 노동자들과 무관하게 굴러갔다. 케냐의 디지털 권리 단체 오버사이트 랩(The Oversight Lab)은 3월 6일 케냐 정보보호위원장실(ODPC, Office of the Data Protection Commissioner)에 조사를 요청했고, 4월 케냐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집단소송과 영국·케냐의 규제 조사가 잇따랐다. 케냐 인권변호사 머시 무테미(Mercy Mutemi)는 동아프리카 노동자에게 인공지능의 비용을 떠넘기는 방식이 예외가 아니라 구조적 실패라고 영국 공영방송에 말했다. 사마는 앞서 페이스북 콘텐츠 검토 업무로도 케냐에서 소송에 휘말린 전력이 있다.
다른 두 사례의 끝도 비슷하다. 나테는 필리핀의 태풍이 앱을 멈추게 하면서 의존이 드러났고 회사는 2023년 초 자산을 팔았다. 아마존은 인도의 검토 인력이 보도된 그달에 미국 프레시 매장에서 저스트 워크 아웃을 걷어내기로 했다.
세 경우 모두 매개자의 존재가 바깥에 알려진 뒤에 벌어진 일은 노동 조건의 개선이 아니라 관계의 종료였다. 이 규칙성이 은폐의 실제 메커니즘을 보여 준다. 이 배치를 지키는 것은 계약의 단기성이다. 매개자를 정규 고용 바깥에 두면 그가 말하는 순간 관계를 끊을 수 있고, 관계가 끊기면 증언자는 그 시스템의 사람이 아니게 된다. 그레이와 수리가 말한 라스트 마일은 기술이 아직 닿지 못한 경계선인 동시에 고용이 일부러 닿지 않는 경계선이다.
상시 70명 안팎이 붙어 있는 웨이모의 원격 지원 인력은 이 그림에서 어느 쪽에 있는가. 공개된 것은 인원 규모와 센터 위치까지이고, 고용 형태는 회사의 답변 요약에도 의원실 보고서에도 나오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므로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노바이의 상담원이 어떤 조건에서 몇 대의 차량을 동시에 맡고 있었는지가 사고 조사에서 다뤄지지 않는다면, 그 사건의 원인은 소프트웨어 결함으로만 정리될 것이다. 리콜 25E-084가 고친 대상도 소프트웨어였다.
완전 자동화를 표방하는 제품들이 사람을 계약과 서사의 바깥에 둔다는 것, 그리고 그 배치를 지탱하는 것이 공개되지 않은 하나의 숫자라는 것이 앞의 논의가 모이는 지점이다. 근거는 세 갈래다.
첫째, 은폐는 계량의 층위에서 일어난다. 웨이모는 원격 지원의 존재를 2024년에 스스로 공개했고 SAE J3016은 그 직무를 정의해 두었으며 표준상 4단계와도 충돌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일곱 개 회사가 지연 시간은 밀리초 단위로 내놓으면서 개입 빈도만은 하나같이 내놓지 않았다. 190년 전 포가 자동인형에 요구한 것도 같은 종류의 수치였고, 멜첼의 대답도 같았다.
둘째, 이 배치의 위험은 인력의 소재지에 있지 않다. 오스틴에서 차량에 잘못된 답을 준 사람은 미시간에 있었고 미국 면허를 요구받는 위치에 있었다. 예/아니오 한 마디가 정지와 출발을 갈랐는데도, 조향·제동·가속으로 그은 선은 그 개입을 조언으로 분류한다. 감독의 언어가 이 문제를 국가안보와 면허의 문제로 번역하면 처방은 인력의 국내 이전에서 멈추고, 판단이 어디서 이뤄지는지는 계속 보이지 않는 채로 남는다.
셋째, 숫자가 묻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고용의 형태다. 사마의 1108명은 증언 두 달 뒤 엿새 통보로 계약이 끝났고, 나테의 필리핀 인력은 기소장에 등장하고서야 존재가 확인되었으며, 아마존의 인도 인력은 보도된 달에 제품과 함께 정리되었다. 매개자가 계약 안에 있으면 그의 노동 시간이 곧 개입 빈도의 기록이 된다. 밖에 두면 그 기록도 함께 밖에 남는다.
그래서 무엇을 본체로 보느냐에 따라 처방이 갈린다. 안전 문제로 보면 답은 지연 시간 기준, 면허 요건, 국내 이전이다. 고용 문제로 보면 답은 계약 형태와 기록 의무다. 오스틴 사건은 앞의 처방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 주지만, 뒤의 처방이 도로 위의 판단 오류를 줄인다는 근거도 아직 없다. 쟁점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데 있지 않고, 두 처방이 모두 같은 수치를 필요로 한다는 데 있다.
그 수치를 재는 정의가 아직 없다. 지연 시간에는 밀리초라는 단위가 있어 회사마다 다른 값을 내도 서로 견줄 수 있었다. 개입 빈도에는 그런 단위가 없다. 질의 한 번을 한 건으로 셀 것인지, 주행 한 회를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 마일당으로 환산할 것인지, 차량이 물었으나 스스로 먼저 해결한 경우를 포함할 것인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 SAE J3016이 원격 지원을 용어로 세운 것이 2021년이고 그 뒤로도 빈도를 재는 정의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공개를 의무화하더라도 정의가 없으면 회사마다 다른 셈법으로 다른 수를 낼 수 있다. 자율주행이라는 말이 지금 무엇을 뜻하는지는 그 공백의 크기만큼 미정으로 남아 있다.